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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Nov 28. 2022

월드컵과 AI 심판

올해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에 대한 관심이 2002년 이래 최고인 듯하다. 우루과이하고의 첫 경기에서 비기기는 했으나 선전을 펼친 선수들의 모습에서 2002년을 덧입혀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20년이 지났음에도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을 거쳐 16강전에서의 이탈리아, 8강에서의 스페인전까지 한 골 한 골이 생생히 되살아난다. 2002년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가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주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가슴 떨리는 현장이었다.


이는 88 서울 올림픽으로 아시아 변방에 찌그러져 있던 대한민국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지만 선진 대열에서는 한참 뒤에 있는 개발도상국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Fast Follower이긴 했지만 영어 언어권에는 끼지 못해 의기소침해 있고 주눅 들어있던 잠재의식을 한 방에 떨쳐버릴 수 있게 한 희대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역동성은 2002년을 계기로 그 기세가 일취월장해 오늘에 이르렀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판을 갈아엎은 것이다.


오늘도 온 국민의 지대한 관심 속에 가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반드시 이겨 16강에 진출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년 전의 함성이 다시 부활하여 국민들의 자신감을 다시 북돋울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올해 월드컵 경기 중계를 보면, AI 기술이 접목된 놀라운 판정 기술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들의 뛴 거리가 모두 비교 분석되어 보이고 골대 안으로 쏜 유효슈팅 개수 비교까지 알려준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결과치가 예전 월드컵과 비교해 정교해졌음을 눈치챌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듯이 이번 월드컵에 도입된 반자동오프사이드판독기술(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은 심판들의 오심을 완전 차단했다. 오프사이드는 축구 경기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판정이다.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부심과 주심의 눈대중으로 판단하다 보니 온갖 오해가 있어왔다. 사실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부터 비디오 영상을 활용하는 비디오 보조 심판(VAR)을 활용해 왔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부터는 공에 센서를 내장하여 골라인을 통과했을 경우 주심의 손목시계에 골을 표시하게 하는 골라인 판독 기술(GLT)도 사용 중이긴 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진일보한 AI 기술이 추가된 것이다.


이런 AI 기술의 실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1차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골 3개를 AI가 오프사이트 위반으로 잡아내 무효처리를 했고 이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파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12대의 카메라로 경기장 정보를 실시간 추적하고 축구공에 내장된 센서에서 초당 500회의 데이터 전송으로 공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며 선수들의 신체 29개 부위 데이터도 수집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AI 빅데이터 기술 때문이다. 축구장을 카메라 영상정보로 바둑판처럼 분할하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선수와 공의 모든 동선의 데이터를 VAR실에서 종합하고 오프사이드 위반과 같은 미묘한 결과를 25초 내로 확인하여 심판에게 알려준다. AI 심판은 곧바로 오프사이드 라인과 선수 위치를 3D로 재현하여 경기장 전광판 화면에 그대로 공개함으로써 관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더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위해서 사용되는 AI심판의 활약은 경기의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누구 봐도 명백하고 확실한 결과치를 보여주기에 위반을 했네 안 했네, 선을 넘어갔네 안 넘어갔네 논란을 한 방에 불식시켜버린다.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다. 국가적, 인종적 감정이 섞여 판정될 것이라는 오해를 빅데이터로 깨끗이 없애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선수는 기량껏 뛰면 되고 관객은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된다.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다", "공은 둥글다"라는 변수를 보여주는 것이 축구이긴 하지만 변수는 변수일뿐이다.  실력 없는 팀이 기대는 행운일 뿐이다. 선수 개인의 역량과 팀의 조직력과 제4의 선수인 응원단의 목 터지는 함성이 결합하여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여 상대를 주눅 들게 해야 한다. 오늘 저녁에도 힘찬 응원으로 하나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선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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