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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Feb 16. 2023

SNS, 소통일까? 깨알자랑일까?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치고 SNS 계정 하나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국민 메신저가 되어버린 카카오톡만 해도 장문의 글이나 사진까지 올릴 수 있는 폐쇄형 메신저이다 보니 카톡방 사람끼리의 손쉬운 정보교환, 의견전달, 심지어 기업이나 모임의 단체 소식 전달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보통은 SNS를 한다고 하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나 다음 블로그 중에서 한 두 군데 정도의 계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단체 모임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는 밴드나 카페에 들어가 있고, 조금 더 얼리어답터인 경우는 동영상을 올리는 유튜브나 틱톡 계정까지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SNS(Social Network Services)는 말 그대로 개인 사회관계망이다. 여러 SNS 채널은 '개인인 나를 드러내 타인에게 보여주는 온라인상의 공간'이다. 나의 존재에 대한 확장의 개념이자 알림의 수단인 것이다. 팔로어와 구독자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인플루언서가 되어 더욱 관심을 끌게 되는 스파이럴 효과의 정점을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이것이 돈벌이가 되는 마케팅과 연결되어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과 막말을 쏟아내는 병폐가 되고 있지만 개인적 공간이라 규제를 하기에도 애매하고 한계가 있지만 말이다. 


SNS 공간이 순기능적 역할을 하지만 부정적인 역기능의 그림자도 가지고 있기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개인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넓혀놓았다는 점에서 SNS 계정은 곧 그 사람의 얼굴이다. SNS에 어떤 글과 어떤 사진, 동영상이 있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눈치챌 수 있다. 럭셔리한 해외 리조트에서의 모습, 유명 메이커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 고급 루프탑 카페에서의 모습, 손목에 차고 있는 파텍 필립 시계의 모습을 볼 수 도 있지만 그것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인지, 허세인지 정도는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나 이런 사람이야'를 보여주는 공간이지만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대한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허세가 작렬하는 공간으로만 치장하면 천박해 보인다. 


하지만 SNS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들의 거의 대부분은 '나 여기에 있다'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유명 관광지, 맛집에서의 모습이다. '나는 지금 이런 곳에 있어. 부럽지'가 포인트다. "부럽지?"라는 자랑질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부럽지?'의 남발은 사실 애교다. 여행지 사진도 보고 맛집 위치도 알 수 있어 나름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럽지?'라고 보여주지만 부러워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가끔 이런 SNS 공간에서의 글과 사진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서부터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소위 공인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SNS상에서 표현하는 내용들이 SNS공간을 떠나 대중에게까지 전달되는 현상이다. SNS가 열린 공간임을 망각한 처사 때문이다. 개인적인 사견이나 의견 표출을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는 너무도 당연한 권리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사람의 위치에 있다. 바로 모든 사람들이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있는 공인이라는 거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공인이라 할 수 있는지는 논외로 치자. 공인이라기보다는 그저 그들의 행태를 궁금해하고 파파라치처럼 뒤를 캐는 부류들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녹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다르다. 공인의 위치에서는 SNS 공간일지라도 개인적인 사견을 내놓는 것은 자제를 해야 한다. SNS에 정말 개인적인 사진이나 일상에 대한 사소한 감상조차도 그것을 읽는 사람은 업무와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들여보고 꼬투리를 잡으려고 한다. 이것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사람들의 분위기를 미리 떠보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공인들도 쉽게 볼 수 있기도 하다. 트럼프의 트위터 반응이 대표적인 사례다. 단수가 높은 듯 보이나 고수를 가장한 하수일 뿐이다. 공직에 있는 공인일수록 그 자리에 있는 동안은 개인적 의견을 내보이는 SNS는 잠시 접어두는 게 맞다. 나중에 공직을 떠나서 SNS 공간에 개인적 생활을 보여주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공직의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웬만한 사람이 공직을 떠나면 관심 갖는 사람도 별로 없다. 구설수에 오르내리도 않는다. 그때까지 참아야 한다.


그래서 공인일수록 염염요여임전일(念念要如臨戰日)하고 심심상사과교시(心心常似過橋時) 해야 한다. "생각마다 싸움터에 나아가는 것처럼 임하고 마음마다 늘 다리를 건널 때와 같이 조심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증광현문(增廣賢文)에 나오는 구문이다. 말 한마디, 글 한 줄이 신언패(愼言牌)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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