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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10. 2023

타이밍은 준비된 사람만이 맞출 수 있다

타이밍(timing).

'시간적으로 원하는 순간에 동작을 맞추는 일'을 말하는데 만능키 같은 단어다. 어떤 상황, 어떤 조건에 갖다 붙여도 말이 되게 하는 절묘함이 있다.


사람을 만나는 인연도 타이밍이 맞아야 연인이 되고, 버스나 전철도 운행 타이밍을 맞춰야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으며, 주식도 타이밍 맞게 잘 사야 돈을 벌 수 있고, 사업도 타이밍이 정교하게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일, 더 나아가 인생 자체가 타이밍이라고까지 한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망한다는 사실은 너무도 자명한 팩트다.


타이밍은 시간의 대명사다. 삶 자체가 시간의 흐름 속에 있으니 타이밍이라는 단어는 만능키가 될 수밖에 없다. 시간을 벗어나면 사고나 개념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시간은 기억과 기억 사이의 관계일 뿐이다. 자연에는 시간이라는 실체가 없다. 시간의 개념은 오직 인간에게는 존재한다. 어떤 동물이 시간 맞춰 사냥을 하고 시간 맞춰 잠을 자나? 동물은 그저 배고프면 먹고 잠이 오면 잘 뿐이다. 인간만이 시간의 때를 따진다.


시간의 때를 따졌기에 처음과 끝의 평면구조에서 공간구조를 만들어내 그 안에 갇혀버렸다. 공간과 시간에 갇힌 존재가 인간이다. 하지만 이 공간과 시간을 알았기에, 벗어나 보고자 몸부림을 쳤고 결국 행성 지구 너머까지 건너다보고 심지어 138억 년 우주의 나이까지도 산출해 냈다. 


기억과 기억 사이의 관계에서 만들어진 시간은 시계열적 순서를 가지고 있다. 앞의 기억이 있어야 현재의 기억으로 불러올 수 있고 비교하여 미래의 기억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3차원 공간에 시간을 더해 4차원을 사는 존재들에게는 자연법칙과 같다. 바로  순서의 hierarchy가 문장이고 문맥이다. 순서 속에서만 의미가 작동된다. 순서가 맞지 않는 단어의 나열은 의미를 획득할 수 없다. 순서는 시간이고 시간의 작동을 연결하는 접착제다. 그래서 타이밍이다.

'타이밍 맞는다'는 말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순간조차도 타이밍이 맞아 만들어지는 시간적 현상일 뿐이다. 들여다보자. 아침에 눈을 뜨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벌어지는 모든 행위와 생각조차 타이밍이 맞았기에 지금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다. 일상의 타이밍이 조금만 흔들려도 전철을 타기 위해 뛰어야 했을 것이며 ID카드를 집에 놓고 왔다면 사무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밖에서 서성였을 것이다. 너무 익숙한 타이밍의 연속이라 당연한 것으로 여겼을 뿐이다.


사실 타이밍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확률의 세계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렇다고 우연을 타이밍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보면 일상이고 운명이다.


나는 얼마나 타이밍을 잘 맞추며 살고 있는가? 일상의 타이밍이 아니고 목표의 타이밍을 조절하며 살고 있느냐의 물음이다. 일상의 순서는 이미 체화되어 습관처럼 흘러가는 타이밍 속에 놓여 있다. 하지만 삶은 일상의 연속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수많은 변수들이 끼어들어오는 와중에, 내가 설정한 목표에 맞는 프로젝트들이 우선순위에 맞게 작동하고 있느냐는 되물음이다. 거듭거듭 체크하고 확인하여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경계를 해야 한다. 타이밍을 맞춘다는 것은 기회를 안 놓친다는 것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으면 타이밍이 언제인지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지나가버린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이 항상 뒷북치는 이유와 같다. 타이밍은 '목욕재계 항시대기'하고 있는 상태로 있어야 비로소 맞출 수 있는 기회다. 준비된 자만이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그래서 타이밍은 곧 운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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