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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29. 2020

산다는 것은 최면과 착각의 경계를 사는 일이다

금요일 같은 수요일입니다. 내일부터 조금 길게는 4일, 더 길게는 6일까지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5월 4일 월요일은 출근할 예정이니 5일을 쉬게 됩니다. 샌드위치데이라 연휴를 내고 쉴 수 도 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회사가 휴업 중이라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한 달씩 돌아가며 쉬는데 하루의 쉼은 의미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침공이 아니었다면 긴 연휴에 무얼 할까 고민 아닌 고민을 했을 텐데 '사회적 거리두기'도 그렇고 여행 계획 짜기도 심드렁합니다. 제 주변의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사람들과의 대면을 최소화하는 자동차 여행으로라도 다녀와야 긴 연휴를 그나마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어디로 갈지, 무얼 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휴 동안 혼자 놀기 신공을 발휘해야 할까요? 어떻게 보내야 나름 긴 연휴를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연휴 내내 집에서 아무 일 안 하고 TV를 보며 지낼지언정, 나름 오랜 피로를 푸는 여유의 시간이 될 테고, 연휴 내내 화창한 날씨가 반겨주는 들과 산으로 자연을 찾아간다면 그 또한 자연이 주는 선물의 풍성함에 즐거울 테니 그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겁니다. 무슨 일을 하던, 어떤 일을 하던 그 의미는 오롯이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한 결과이니 긍정의 호흡을 불어넣어 긍정의 표상으로 현실화하면 됩니다.

그래서 아침에 집어 든 화두가 '최면'과 '착각'입니다.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럴 것이다"라고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긍정의 희망을 덧씌우는 단계를 '최면'이라 부르겠습니다. '최면'의 사전적 정의야 "의도적인 암시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작된 잠의 형태"지만 부정적인 현실을 벗어나고자 의도된 암시로 현실을 해석하여 희망으로 포장된 미래의 다가옴을 기대하는 작업으로 확대 정의하겠습니다. 의도된 암시인 최면은 덧씌워진 현실을 보게 하기 때문에 황톳길이 장밋빛 꽃길로 전환됩니다. 브레인에서 이루어지는 환각의 일종이기에 마음껏 장식을 할 수 있습니다. 브레인에서 예쁘게 포장하여 생각으로 언어로 글로 나타내 놓으면 그것이 현실이 됩니다. 긍정의 최면은 그래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착각'은 또한 어떨까요? '착각'은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잘못 느끼거나 지각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나의 위치나 지위에 맞는 권한과 권력이 있을 테지만 그 적당함과 합리성을 넘어 과신하여 교만하게 되는 현상의 근원이 바로 이 '착각'에서 오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그 한계의 경계를 잊어버리고 경계를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 '착각'에서 발생하는 오류입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데서 모든 것이 발생합니다. '착각'하게 만드는 많은 요소에는 주변 인물들의 부추김이 개입하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고 제 자리에 서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은 제 자리에 있게 가만히 놔두지를 않습니다.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때론 꽃잎 떨어지는 황홀경의 순간도 있습니다. 휘둘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착각에서 벗어나 오로지 제 자리를 지키는 입지의 경지에 있어야 잘 산 삶으로 평가를 합니다. 경계를 유지하는 일은 그만큼 힘든 일입니다. "착각의 경계를 경계하는 일" 이것이 삶을 사는 지혜입니다. 더불어 살 수 있는 힘입니다. 내려놓고 다가가는 인본이 바탕이 되어야 세상사는 맛이 오감으로 다가올 겁니다.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라"는 최면과 "착각의 오류를 벗고 제자리를 지켜내는 제자리 찾기"를 한다면 우린 소주잔 앞에 놓고 지나온 세월을 이야기하는 백발성성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을 겁니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긴 연휴를 맞이하는 자세 또한 그렇습니다. 긍정의 최면을 걸고 착각의 경계를 똑바로 걸어가는 일, 그러다 보면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그런 것, 그것이 바로 산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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