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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29. 2020

썬글라스 착용은 멋인가? 눈의 보호인가?

 '햇살이 눈부시다'는 표현이 요즘 아침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인문학적 표현입니다. 자연과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태양의 수소와 헬륨의 핵융합을 통해 쏟아져 나온 광자인 포톤이 지구에 도달하여 대기에 난반사되어 하늘을 푸르게 보이게 하고 또한 그 빛 에너지가 생물체에 반사되고 흡수되는 과정을 보게 되는 현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찌되었건 인간의 언어를 통해서만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요즘 햇살이 유난히 눈부신데는 맑은 대기와 불어대는 산들바람, 더욱 짙어진 녹음에 반사되어 오는 빛의 향연으로 인한 자연의 축복에서 기인하는 것은 틀림없을테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인적 시력문제의 노후화 (?)로 인해 빛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슨 이야기냐하면 시신경의 감각이 둔해짐에 따라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해 눈부시다고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겁니다. 물론 강한 햇빛을 그대로 쳐다볼 수 있다는 바보스러움의 표현은 아닙니다. 빛을 감지하는 시력의 센서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감퇴된 까닭에 빛을 인지하는 능력도 조금씩 떨어져 왔기에 빛을 보면 눈부심이 더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썬글라스를 쓰고 눈의 피로를 덜기도 하는데 요즘이 바로 이 썬글라스의 시절이 아닌가 합니다.

아직 한국적 문화에서는 어디 놀러가는 복장이 아니면 썬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어색하게 보입니다. 한국인 눈의 멜라닌 색소는 서양인보다 많아 굳이 썬글라스를 안써도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눈이 부실 정도의 햇살에서는 눈의 보호를 위해 썬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멋과 시력 보호. 일거양득이니 썬글라스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가방에 항상 썬글라스를 넣고 다닙니다. 출퇴근 길이야 햇빛이 강하지 않아 썬글라스를 쓸 일이 없긴 하지만 예비용이라고나 할까요. 그러고보니 운전용으로 사용하는 썬글라스가 항상 차에 있고 골프용 보스턴 백에도 운동용 썬글라스가, 배낭에도 여행용 썬글라스가 넣어져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썬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눈을 보호하고 멋을 내는 일일 겁니다.


한편 가끔은 실내나 전철내에서도 썬글라스를 착용하는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쌍거풀 수술하고 보기 흉하니 썬글라스로 가렸을 수 도 있으나 대부분 실내에서 착용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저 멋의 소품 정도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멋을 추구한다면 그것을 나쁘고 좋고의 평가를 할 수 없으나 제 눈에는 그저 치기어린 꼴불견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멋의 추구는 연예인들이 시도때도 없이 장소 구분없이 썬글라스를 써온데 기인하지 않나 봅니다. 공연장 조명이 너무 쎄니 그 빛의 차단용으로 착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온갖 인터뷰때도 토크쇼에서도 끼고 있는 걸 보면 좀 덜 떨어진 모습으로 보입니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대중과 시선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에 썬글라스로 눈맞춤을 차단하고 어떻게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한심스러울 뿐이죠.


아무튼 정말 눈부시도록 화창한 표현이 가장 적당한 이 아침에 썬글라스를 끼고 녹음 속을 거니는 여유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금이니 더욱 그런데 코로나19가 망설임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 형국이어서 답답함의 연속입니다. 계속 개인 위생에 주의하고 조심 조심 썬글라스를 써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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