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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15. 2024

해외여행 비용, 얼마를 쓰는 게 적당할까?

해외여행 비용은 얼마를 쓰는 게 적당할까?


물론 어디를, 며칠 일정으로, 교통수단은 무엇으로, 가서 뭘 하고, 무얼 먹고 어디에 숙박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비용 형태가 나온다. 여기에 개인적 취향으로 인한 쇼핑 목록이 있다면 비용 산정은 또 달라질 터다. 그럼에도 대충 두리뭉실하게, 한번 해외여행 가면 얼마나 들건지 궁금해한다.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 "얼마 들었는데?"라고 물어본다. 나중에 여행할 기회가 있을 때 예산을 어림짐작해 보기 위해서다.


대략 가까운 동남아 정도까지는 3박 4일 일정이라면 1인당 100만 원 정도, 좀 더 멀리 유럽이나 미주지역으로 일주일 정도 간다면 1인당 200만 원 정도가 소요되는 듯하다. (죄송하게도 항공사 직원이라 항공료가 저렴함을 감안해 주시길 ㅠㅠ) 그렇다고 아주 럭셔리하게 자고 먹고 구경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보통 하는 수준의 일반적인 여행 패턴으로 다닐 때 이야기다. 하루 두 끼 먹고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서 자고 주로 걸어 다닌다면 비용을 더 아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극단적 절약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여행일정을 들어보고 얼마 정도 썼다고 하면 어떻게 여행을 다녔는지 대충 견적이 나온다. 어떻게 다녔는지 말이다.


최근에 다녀온 해외여행 비용 3건을 공개해 본다. 적게 썼다고 자랑질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니면 이 정도 비용이 드는구나 정도의 사례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먼저 지난 주말인 3월 10일(일) ~ 13일(수),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규슈 쪽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퇴직하신 직장 선배님 2분이랑 같이 1/n로 65만 원씩을 회비로 냈다. 정산하고 11,000원 정도를 돌려받았으니 공식적으로 64만 원이 들었다. 이 비용에는 항공료와 개인별 쇼핑비용이 빠져 있다. 후쿠오카 왕복 항공료 78,200원과 여행자보험 42,200원, 공항버스 왕복 36,000원, 그리고 일본에서 쇼핑한 소화제, 근육통 파스, 기타 젤리, 과자, 카스텔라, 기념품을 사느라 든 20만 원을 포함하면 356,400원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그러면 총비용이 996,400원이 들었다. 항공사 직원이라 항공료가 10만 원도 안 되는 비용이 들었음에도 그렇다. 물론 이틀간 골프를 친 비용이 들어 조금 비싼 듯 하지만 골프장 그린피 및 카트비, 캐디피(캐디 신청 안 함), 식사비용 포함하여 1인당 대략 8만 원 정도밖에 안 든다. 골프비용은 한국에 비하면 1/3 가격밖에 안 들었다.

지난달 2월 20일(화) ~ 24일(토) 3박 5일 일정으로 와이프와 둘이서 다녀온 필리핀 세부여행 비용을 보자. 총 180만 원 정도를 썼다. 1인당 90만 원 정도 쓴 것이다. 여행일정이 임박한 일주일 전에 리조트 예약을 한 관계로 숙박비가 3일에 50만 원 수준으로 조금 비싸게 잡히긴 했지만 리조트 치고는 가성비 있는 숙소였다. 호핑투어 비용과 스파, 시티투어 비용 등이 전체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당연히 치러야 하는 비용으로 볼 수 있다. 동남아도 역시 1인당 100만 원 정도 들었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 8월 10일(목) ~ 18일(금) 7박 9일 일정으로 와이프와 둘이서 다녀온 네덜란드 및 벨기에 여행 때는 총비용이 440만 원 들었다. 1인당 220만 원 정도다. 유럽은 숙박비가 워낙 비싼 동네인지라 전체 여행비용의 절반 정도가 호텔비로 지출됐고 국경을 넘나 드느라 기차이용료가 다음을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해외여행 다니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거다. 아무리 싸게 갔다 왔다고 자랑하고 여행사에서 미끼상품으로 내놓은 최저가 상품을 이용했다고 쳐도 막상 현지에 가면 옵션투어를 하느라 돈 더 내야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서울에서는 못 먹어본 킹크랩이나 랍스터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면 그 돈이 그 돈이다. 알게 모르게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개인별로 최소 100만 원은 된다는 소리다.

해외에 나가보면 한국사람들 정말 많이 만나게 된다. 오죽하면 베트남 다낭을 경기도 다낭시라고 칭할 정도이고 필리핀 세부만 해도 하루에 한국에서 저가항공사를 포함, 비행기가 9편이나 들어간다. 하루에 1,500명 정도가 쏟아져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세부섬에 한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망한다는 소리가 나올법하다. 한국인들을 상대하는 호핑투어업체가 15개가 넘는다고 한다. 필리핀에 온 건지, 제주에 온 건지 헷갈릴 정도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인지라 정말 많은 한국사람들이 찾는다. 골프장에서도 앞뒷팀이 모두 한국 사람일 정도다. 일본 및 동남아 일대를 한국사람들이 완전히 점령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경험과 체험은 삶을 사는데 중요한 요소다. 여행은 인간이 누리는 가장 사치스러운 행위하고 한다. 해외여행은 그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해외여행은 과연 뭘까? 부의 과시일까? 소셜네트워크 자랑질을 위한 허영일까? 일상에 지친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안식일까?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의 자극이자 기대이자 설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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