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기, 2019
글쓰기 연습을 하고자 2018년 브런치를 시작했는데 나의 아날로그한 감성이, 아날로그 하다는 표현조차 참으로 옛스러워진 2019년에, 노트북을 열고 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키보드를 타타타타 두드려야 글쓰기라는 생각 때문에 그동안 운 좋게 떠오르던 몇 가지 글 거리들을 놓쳐버렸다.
TMI-Too Much Information 한 오늘날에 정갈하고 정리되고 진정한 글만 쓰려했던 오만한 생각이 결국은 Nothing이 되어버릴 거라는 함정은 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 새 모르는 몇 분이 내 글을 구독했다고 알림이 왔었다. 그 알림이 없었다면 나는 브런치를 잊었을지도 모른다. 둘째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와 육아에 허덕이는 동안 그전에 내가 낳은 글도 생명력을 가지고 존재해왔다. 그것이 글의 매력이다. 그 옛날 무명의 누군가가 벽에 휘갈겨 남겨놓은 멋진 글이 명언집에 담겨있는 것처럼 글은 글쓴이와 별도로 살아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결심이 되기 전에
이름 없는 몇 줄의 글이 몇백 년 살아 숨 쉬다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듯이
커피 한잔에 노트북을 열어야 한다는 어깨뽕 빼고
모유 수유하면서라도 열 손가락 열심히 움직여서
인스타그램 하는 그 짧지만 꾸준한 열정만큼만 브런치에 글을 다시 써보려 한다.
다만 그 핸드폰 아기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길
나중에 나이 더 먹고 손가락 관절염 오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