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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llyscooter Mar 07. 2023

포르투갈 에세이, 리스보에따의 하루엔 느긋함이 있다

출간이라는 꿈 (feat. 텀블벅 펀딩)

리스본으로 이사 오기 전 친구들과 가진 송별회 자리에서의 일이다. 김 과장으로 살던 직장인의 삶을 청산하고 유럽, 포르투갈로 이사를 하게 되었으니 왠지 모를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쏟아질 것 같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앞으로 당분간은 시간도 많을 텐데 해외살이를 하며 겪게 될 일들을 글로 써서 책으로 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아니, 자그마한 꿈을 품게 되었다.


이 생각을 송별회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말하니, 한 친구가 손사래를 치며 말하길 "에이 ~~ 누가 요즘 책을 읽어. 언니! 유튜브를 해봐! 유튜브가 대세지. 책은 돈이 안될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수익을 먼저 떠 올린 건 아니었지만 시간과 정성을 쏟아서 만든 콘텐츠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매일매일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일을 해도, 겨우 며칠 휴가를 갈 때면 쭈뼛쭈뼛 상사와 사장님의 눈치를 살피며 매번 허가를 받던 삶에서 디지털 노마드의 삶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서 포르투갈로 이사 후 난 2가지를 다 해보기로 했다. 글도 쓰고, 유튜브 영상도 만들어 보기로.


블로그에 올린 이 짤막한 몇 줄.

나의 에세이의 첫 시작이었다.



너무 진지하지 마. 실패하면 어때


https://brunch.co.kr/@jollyscooter/1


그 후에 여행을 하며 나의 마음과 이성이 말랑 말랑해지며 영감이 찾아올 때마다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 읽어보면 초반에 쓸 글일수록 부족함이 많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래도 어때? 여행할 때 남는 게 사진이라고 말들을 하는 것처럼, 내가 쓴 글 또한 기록으로 남아 다시 들여볼 때마다 '아, 그때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맞아, 내가 이 도시에서 이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했었지?'라며 즐거운 회상의 시간을 가져다준다.


블로그에 여행 에세이를 써오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을 했다. 


블로그에 기록한 여행에세이 중 5개 정도를 골라 제출을 했는데 한 번에 합격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때의 내 마음은 정말이지 뛸 듯이 기뻤다. 대학에 합격했을 때만큼 기쁜 순간이었다. 그날 하루는 구름 위를 둥둥 걸어 다니는 기분과 함께 미소가 피식피식 나오는 하루였다.


아마추어 글쟁이이기에, 다른 멘토(?)들의 조언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일면식은 없지만, 내가 팔로잉하고 있는 마인드 파워 전문가 '조성희 대표'의 유튜브에서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서 글을 꾸준히 정기적으로 쓰고 발행하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거라는 조언을 듣게 됐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가 된 첫 몇 달은 그 조언을 따라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도 또 다른 조언은 (어디에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글을 읽는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을 해보라는 거였다. 독자들이 나의 에세이를 통해 어떤 걸 느끼고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염두에 두면, 그 글은 자신만을 위한 일기가 아닌 독자들도 즐길 수 있는 에세이에 점점 가까워진다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말 대로 유튜브도 시작을 했지만, 몇 달 가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는, 나의 관종력의 부재였다. 브이로그 콘셉트이었던 나의 유튜브는 조카와 지인들은 즐겁게 봐주었지만 콘텐츠로서의 재미는 부족했다. 스스로 내린 평가로는관종력과 약간의 나르시시즘, 그리고 유머코드가 부족했다고 본다.


둘째는, 유튜브를 위해 영상을 찍으니 영감이 원천이 사라져 버려 글을 쓰기 어려웠다. 무슨 말인가 하면, 무언가를 보며 고스란히 그것을 눈에 담고 귀를 기울이고 온전히 그 순간에 흠뻑 빠져들어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또 그것을 글로 옮겨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영상을 찍기 바쁘니 나에겐 영감 혹은 글의 재료로 쓸 감성들이 생겨나질 않았다. 그래서 여러 이유로 유튜브 작업은 중간에  멈추었다.


반면에 글쓰기에는 점점 재미를 부쳐가기 시작했다.1년 반 동안 글을 쓰다 보니 차곡차곡 쌓인 글의 양도 꽤 많이 졌다. 1년 이 지난 후,  '나만의 책을 출판하고 싶다'라는 꿈이 다시 내 안에서 꿈틀 거리기시작했다.


그래서 세웠다. 뒤늦게 말하는 2023년 나의 새해 목표! 바로 리스본 에세이 출간이다.


퇴고 작업을 하다 보니, 정말 이곳저곳 고치고 수정해야 할 내용들이 많았다. 이번에도 나보다 먼저 앞서간 이들의 조언을 많이 찾아보았다. 역시 글쟁이들이 모여 있는 브런치에 멘토 분들이 많았다. 인쇄를 해서 교정. 교열을 보라는 조언이 있어서 그대로 따라 해 보았다.


웬걸.. 이 작업을 안 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고칠 점이 투성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도 한 번에 글을 올린 적은 없다. 두세 번 읽고 다듬어서 글을올렸음에도 이렇다니... 다시 읽으니 너무나도 날것의 글들이었다. 여러번의 퇴고를 하며 글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아저씨도, 출간 전 총 세 번은 글을 읽는다 하셨거늘.. 대문호님도 퇴고 작업을 세 번을 하신다는데, 나의 경우 이 작업을 5번은….. 아니다 열 번은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분은 백번을 하셨다는데 심히 존경스럽다.


그동안 연재했던 '나는 소박한 포르투갈이 좋다' 매거진의 대부분의 글들을 발행 취소를 해두었다. 퇴고를 하다 보니 나의 글은 한층 더 다듬어지고 성장해 있었고, 그냥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도 날것의 글이었기에 매거진을 팔로잉했던 분들에겐 너그러이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리스보에따의 하루엔 느긋함이 있다> 책은 전자책 및 종이책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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