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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쪼 Mar 13. 2018

당신, 세제를 넣었는가!

주말에는 반드시 빨래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황금은 돈 주고라도 사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주말에 빨래를 해야 하다니. 구시렁거리며 세탁기 문을 연다. 안 하면 어쩔 텐가. 그래도 빨래만큼 정직한 게 어딨어. 내가 하는 수많은 일들 중 들이는 노동에 비해 아웃풋이 큰 편인걸. 



흰 빨래 검은 빨래를 나눈다. 양말, 속옷을 각각 망에 넣은 후 세탁기 뚜껑을 덮고 코스를 선택한다. 빨래를 돌리는 동안은 설거지 정도만 한다. 탈수된 빨래를 털면 바닥에 먼지가 떨어지니까. 그래서 빨래를 마친 뒤에야 청소를 하는 편이다. 



설거지를 하고 빨래가 끝날 때까지 예능을 잠깐 본다. 한 30분 정도? 세탁기는 보통 울 코스로만 돌리기 때문에 헹굼을 추가해도 40분이면 충분하다. 베란다 문을 닫아둔 터라 종료 멜로디가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이따금 자리에서 일어나 남은 시간을 체크해줘야 한다. 



몇 분 남았지? 음. 10분. 거의 끝났군. 

순간 드는 생각.






세제 안 넣었다.







이런 일은 비단 세탁 시에만 일어나지 않는다. 20분 동안 버스를 기다려서 이제 타려고 보니 지갑을 안 가져왔다든가, 늦잠 자고 일어나서 부랴부랴 풀메이크업을 마쳤는데 이를 안 닦았다든가(립을 다시 칠해야 하므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쓰레기통을 비웠는데 생리가 시작되었다든가…… 아 이건 예시가 좀 다르지만. 



그러니까 이 이야기의 요점은 뭐냐고? 

시작할 때 똑바로 안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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