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은 늘 우울하다. 이제는 옛날 일이 되어버렸지만 <개그 콘서트>가 끝나는 음악이 TV에서 흐르면 그 순간부터 숨이 막혔다. 지금이야 일요일과 월요일의 경계 없이 살고 있지만 회사에 다닐 때는 다리가 달달 떨릴 정도로 그 음악이 싫었다.
그래서 약 2년 전부터 내가 하고 있는 게 있다. 월요일 이브 때문에 괴로우신 분들이 있다면 이 방법을 꼭 추천합니다.
일요일 밤 7시쯤 되면 유튜브나 Btv를 통해 <영화당>을 본다. <영화당>은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작가 김중혁이 2년째 하고 있는 방송인데, 매주 주제에 해당하는 영화를 2, 3편 소개하고 해설해주는 영화 평론 프로그램이다.
<영화당>을 본 뒤 그 주의 영화 중 하나를 골라 감상한다. 팝콘이나 맥주를 곁들여서.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짚어준 장면들에 유념하여 열심히 본다. 다 보고 나면 그 감독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화를 다 보면 약 10시다. 따뜻한 물에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든다. 방금 본 좋은 장면들을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2년째 이렇게 하고 있는데 효과가 꽤 좋습니다. 10시는 좀 이르지만 그때 잠들면 월요일을 개운하게 시작할 수 있어요. 당신은 이제 주말 저녁이 기대되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글은 성지가 됩니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