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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쪼 Oct 30. 2018

뻔뻔하게 끄적여야만 하는 이유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미공개분2)

글을 쓰다가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나만 혼자 주절거리는 느낌’ 느껴보신 분? 열심히 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끓어올랐던 열정도 갑자기 가라앉아버리지요.



그럼 잠시 머리도 식힐 겸 TV나 한번 틀어볼까요? 지금이 무슨 요일이고 몇 시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는 것들은 대부분 뻔할 겁니다. 영화, 드라마, 예능, 개그 프로그램, 뉴스, 뭐 이런 것들이겠죠? 그런데 이것들 중 여러분이 방송국에 직접 문의해서 제작된 방송이 있나요? TV 프로그램이든 영화든 우리가 특별히 문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들을 재미있게 시청하죠. 나름의 메시지는 물론 웃음과 감동 포인트가 있으니까요.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독자 자신도 모르니까요. 따라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일단 혼자 뻔뻔하게 이야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TV에서 흘러나오는 프로그램들처럼요.



단, 그 시작이 혼잣말이었다 한들 마지막까지 그렇게 끝나서는 안 됩니다. 뻔뻔하게 쓰되 적어도 당신이 그 글을 쓰는 이유, 즉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고, 즐겨 보는 프로그램에는 그것만의 매력이 있듯, 혼자 주절거리는 글에도 독자들이 그 글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필요하니까요.



내 글이 혼자 주절거리는 느낌이 강하다면 ‘독자들이 왜 이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고민해봅시다. 아마 그 메시지를 찾아 집중하는 동안 ‘혼자 주절거리는 느낌’은 점차 희미해져갈 겁니다. 글을 읽은 독자들은 그 메시지 덕에 만족감을 얻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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