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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혜원 Apr 27. 2020

너를 닮아 평화로운

지금도 좌절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지금 보다  고된 삶을 살았었다고 말하는  보면서 몹시 슬퍼졌어. 지난날의 이야기를 나눌  있을 때쯤이면 과거에 받은 상처에 담담해져 있으리라 생각했었거든. 그럴 때면 우린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어. 담담해질  있는 날이 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버텨내야 하는 거냐고, 날카로운 기억들 속에서 벗어날 수는 있는 거냐고 말이야. 우리는 물음에 대한 대답 대신 능청스럽게 눈을   깜빡거렸어. 확신할  없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처럼.

네가 해주었던 말들을 자주 떠올리곤 . 주저앉지 말고 네가 가는  길을 계속 나아가.  곁의 모두가 그걸 원할 거야. 힘이  때면 잠시 멈춰서도 되고, 쉬어가도 . 단지, 너만 가질  있는  향을 잃지 말고, 숨기지 말고 살아가.  곁이    같이 느껴져도 너무 걱정하지 . 언제 어디서든  향을 사랑해줄 이가 분명 나타날 테니까.

손대지 않아 꺼져버린 세계를 환히 비추어주던, 사랑의 노고를 증명해주던 너의 마음을 떠올려. 몸담아 헌신했던 노력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해주던 너를, 괴리감이 느껴지는  순간마저도 사랑할  있는 용기를 건네주던 너를 떠올려.  여전히 네가 해준  말들을 잊지 못하고 살아.

아마 그날은 집에 돌아와 이런 편지를 썼던  같아.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끼게 해 줘. 네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보면 괜히 우리의 삶을 총애하고 싶어져. 네가 선한 눈빛으로 바라볼 때면,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눈치를 보내줄 때면  그것만으로도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아무  없었다는 것처럼 순식간에  세계가 평화롭게 변해.  세계를 사랑하고 싶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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