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까마득하게 남아 있어서 더 멀게만 느껴지는 거일지도 몰라. 넌 너에게 머무는 감정들을 하찮고 증오스럽다는 듯이 여겼지만, 난 네 말을 들으면서 단 한순간도 그렇게 느껴진 적이 없었어. 단지, 오랫동안 참아왔을 이야기들을 털어놓는 너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해주고 싶을 뿐이었지. 하지만 난 네가 아니어서 너의 마음을 다 알 수가 없었던 적이 많더라. 그럴 때마다 나는 네 용기를 막아서는 불안의 마음을 대신 읽어주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더 숨겨주고 싶었고, 자꾸만 너를 작아지게 만드는 적적한 공기들마저도 대신 마셔주고 싶었던 것 같아. 너는 나에게 무지 근사하면서도 소중해서, 되도록이면 불안한 삶에서 아주 멀리 머물게 해주고 싶었거든. 그 바람이 용케 닿았을지는 아직도 확신할 수 없는 바람이지만.
그럼에도 얘기하고 싶고 감히 확신하고 싶은 말은,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근사하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거야. 난 너를 볼 때마다 내일의 네가 무척 기대되곤 했거든. 오늘을 살아온 네가 대견해서, 내일의 넌 과연 어떨지 궁금할 때가 너무 많았거든.
삭막한 밤 끝에 찾아오는 우울에 잠을 설치는 날이 적었으면 해. 겪지 않아도 될 슬픔까지 겪지 않았으면 해. 너의 앞으로를 사랑하고 너를 오래도록 사랑해. 진심을 담은 굳건한 마음으로 사랑해.
잘 자. 풍성한 마음들을 꾹꾹 눌러 담아 이렇게 전해. 기대를 깨지 않는 하루를 보내기를, 근심 없는 평온한 밤을 보내기를, 그렇게 매일 꼭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