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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혜원 Aug 14. 2020

네 곁엔 너의 모든 날을 사랑하는 내가 있어

日刊連載

랑아, 우린 아마도 서로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했던  같아. 그런 우리를  여전히 좋아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너를 생각해.  마음이 전부 전해질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우리 사이에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어보려니 낯간지럽기만 하네.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 때는 아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겠지. 그래도   번은  글에 너라는 사람을 담고 싶었던  같아. 언제나 확신을 믿지 못하던 너에게 믿음이란 단단함을 알려주고 싶었던 거일지도 모르지. 너라면 이런  마음을 알아차릴  있을 테니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했어. 굴곡이 많았던 과거에 우리가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상상 같은 것들을. 과거의 너를 안아주지 못한 기억들이 마구 떠오를 때도 많아.


너는 순간순간마다 작은 의미를 두는  모습을 약점이라는 듯이 말했어. 물음표 없이 끝나던 간결한 문장임에도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지. 한탄하듯이 읊조리던 얕은 목소리를 마구 안아주고 싶기도 했어. 너를 위하고 싶은  마음만은 정말 간절했지만, 행동으로는 쉽게 옮기진 못했던  같아. 솟구치던 마음을 숨겨두고 작은 끄덕임으로 대답할 뿐이었어.
지금도 좌절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지금 보다  고된 삶을 살았었다고 말하는  보면서 몹시 슬퍼졌어. 지난날의 이야기를 나눌  있을 때쯤이면 과거에 받은 상처에 담담해져 있으리라 생각했었거든. 그럴 때면 우린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어. 담담해질  있는 날이 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버텨야 하는 거냐고, 날카로운 기억들 속에서 벗어날 수는 있는 거냐고 말이야.  우리는 물음에 대한 대답 대신 능청스럽게 눈을   깜빡거렸어. 확신할  없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처럼.


네가 해주었던 말들을 자주 떠올리곤 .
주저 앉지 말고 네가 가는  길을 계속 나아가.  곁의 모두가 그걸 원할 거야. 힘이  때면 잠시 멈춰서도 되고, 쉬어가도 . 단지, 너만 가질  있는  향을 잃지 말고, 숨기지 말고 살아가.  곁이    같이 느껴져도 너무 걱정하지 . 언제 어디서든  향을 사랑해줄 이가 분명 나타날 테니까.
이게 바로 너보다 나를  사랑해주던 그날 밤의 온기였어.
손대지 않아 꺼져버린 세계를 환히 비추어주던, 사랑의 노고를 증명해주던 너의 마음을 떠올려. 몸담아 헌신했던 노력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기억해주던 너를, 괴리감이 느껴지는 순간마다  순간마저도 사랑할  있는 마음을 건네주던 너를 떠올려.  여전히 네가 해준  말들을 잊지 못하고 살아.


아마 그날은 집에 돌아와 이런 편지를 썼던  같아.
랑아,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끼게 해줘. 네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보면 괜히 우리의 삶을 총애하고 싶어져. 네가 선한 눈빛으로 바라볼 때면,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눈치를 보내줄 때면  그것만으로도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아무  없었다는 것처럼 순식간에  세계가 평화롭게 변해.  세계를 사랑하고 싶어져.
이런 우리를 신이 알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수많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해내던 우리를,  건들면 바스러질까 내내 마음 졸였던  속에서 걸어온 우리를.


너를 보면  희망을 기약하게 .  생에 여운이 남게 . 그러니까 잔잔히 조금만  머물러 . 너에게 주고 싶은 것들이, 너와 만들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까. 여태 너에게 받았던 수많은 위로들을 보답하고 싶으니까.
이만 이야기를 마쳐. 너의 밤이 적당히 무탈하고 고요할  있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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