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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Oct 11. 2018

별에서 온 명품시계들

누구나 마음속에 명품 하나씩은 가지고 산다


시계중에서도 최상품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로 스위스의 브레게(Breguet), 오데마 삐게(Audemars Piguet), 파텍 필립(Patek Philippe),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독일의 아.랑게 운트 죄네(A.Lange & Sohne)등이 있다. 서민들은 구경도 못해 보았을 이 억소리나는 시계들의 세계를 파헤쳐보자.
 
파텍 필립(Patek Philippe)


1839년 폴란드의 망명귀족 앙투안느 드 파텍(Antonie de Patek)은 프랑수아 차펙(Francois Czapek)과 함께 스위스 제네바에 파텍 차펙 상회(Patek, Czapek & Cie)를 창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알려진 파텍의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리케이션(Henry Graves Supercomplication)’은 1933년 제작된 회중시계로, 2014년 소더비 경매에서 264억 원에 낙찰되었다.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리케이션

파텍 애호가로 유명했던 브래드 피트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Grand Complication Ref. 5016) 가격은 88억 원이었으며 안젤리나 졸리가 브래드 피트에게 선물한 제이비 챔피언 플레티늄(J.B Champion Platinum)도 50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 컬렉션으로 드레스 워치 ‘칼라트라바(Calatrava)’와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노틸러스(Nautilus)’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담은 ‘스카이 문 투르비용(Sky Moon Tourbillon)’등이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1755년 장 마크 바쉐론(Jean Marc Vacheron)이 제네바에 최초로 작업장을 연후 아들 아브라함과 자크 바텔레미가 대를 이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시계를 수출하다가 1819년 프랑수아 콘스탄틴(François Constantin)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오늘날의 바쉐론 콘스탄틴이 되었다.

찬상열차분야지도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이 애장했던 시계로도 유명한 바쉐론 콘스탄틴은 창립 26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선시대 천문학의 상징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시계 다이얼에 담아낸 ‘트리뷰트 투 더 스카이 오브 1395(Tribute To The Sky Of 1395)‘를 특별 제작했다. 인하우스 셀프 와인딩 방식의 2460 SC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있는 제품의 18캐럿 로즈 골드 케이스 뒷면에는 '1395년 조선의 밤하늘을 기리며(Hommage au Ciel Nocturne de l’annee 1395)'라는 문구가 각인 되어있다.

크리뷰트 투 더 스카이 오브 1395

바쉐론 콘스탄틴의 대표적인 컬렉션은 패트리모니(Patrymony)로, 고전적인 컴플리케이션 시계인 트래디시오넬(Traditionnelle)과 현대적인 콩탕포렌(Contemporaine) 라인이 있으며, 페트리모니 트래디셔널 칼리버 2755 모델의 가격은 9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브레게(Breguet)


시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Abraham Louis Breguet)는 시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손꼽힌다. 1755년 파리에 최초의 시계 회사를 차린 그는 1823년 76세로 작고하기까지 시계 제작의 전반에 걸쳐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아브라함 브레게는 중력에서 오는 오차를 극복하기 위해 투르비옹(Tourbillon:1분마다 일정하게 회전하며 손목 움직임에 따른 오차를 줄여 주는 부품)을 최초로 개발했고, 이 기술은 현재까지 럭셔리시계의 가장 핵심적인 컴플리케이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복원한 No. 1160

루이 15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트와네트의 하명을 받고 제작한 ‘브레게 N.160’은 왕비 사후 34년 뒤에야 완성되었는데, 도난당한 이 시계를 복원하기 위해 50여 명의 시계 제작자, 엔지니어, 역사학자가 모여 4년의 각고 끝에 2008년 ‘N.1160’이라는 이름으로 복원에 성공하였다. 브레게의 대표 컬렉션인 ‘브레게 클래식 컴플리케이션(Breguet Classique Complications)’ 모델의 가격은 대략 3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프랑스의 시계장인 쥘 루이 오데마(Jules Louis Audemars)와 에드와르 오귀스트 피게(Edward Auguste Piguet)가 1875년 창립한 오데마 피게는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시계의 명가이다.

오데마피게 로얄 오크


1972년 런칭한 최초의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인 로얄 오크(Royal Oak) 컬렉션으로 유명한 오데마 피게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와 NBA의 제왕 르브론 제임스, PGA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 등 스포츠계에 막강한 후원을 하고 있다.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Audamars Piguet Royal Oak Grand Complication)’ 모델은 11억 원을 호가한다.
 
아 랑게 운트 죄네(A.Lange & Sohne)


페르디난트 아돌프 랑게(Ferdinand Adolph Lange)가 1845년 창립한 회사로, 아들 리카르트 랑게, 프리드리히 에밀 랑게와 손자 오토 랑게가 대를 이어 독일 특유의 정확성과 예술성을 표현한 시계로 명성을 얻었다.

제로리셋 공학으로 특허를 받은 ‘랑게마틱(Landgematik)’,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수행하는 초침을 2개를 가지고 있어서 초를 나눠서 측정할 수 있는 ‘라트라팡테(rattrapante)’ 크로노그래프인 ‘더블 스피릿(Double Spirit)’, 태엽 하나로 31일간 동력을 축적할 수 있는 ‘랑게31(Lange 31)’등의 정교한 매카니즘과 함께 골드와 플레티늄만을 사용하는 무브먼트에 보석을 박아 넣은 휘황한 디자인으로 더욱 소장가치를 높이는 제품들로 유명하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6억 원 상당의 ‘투르보그라프 푸르 르 메리트(Tourbograph Pour le Mérite)’ 모델을 애용했다. 단독 부티크는 전 세계에 총 4곳 밖에 없으며, 그 중 한 곳이 서울에 있다.

투르보그라프 푸르 르 메리트


 내 손목에 너 있다 - 연예인들의 지극한 명품 사랑


최상위 제품들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시계 브랜드로는 먼저 위블로를 꼽을 수 있다. 1980년 스위스의 카를로 크로코(Carlo Crocco)가 창립한 ‘위블로(hublot)’는 세라믹과 마그네슘, 티타늄, 지르코늄 등 첨단 소재에 고무로 된 바디의 매력을 한껏 살린 빅뱅 컬렉션으로 전 세계 셀러브리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위블로 빅뱅

위블로를 착용하는 국내 연예인으로는 이서진, 장동건, 유지태, 송승헌, 박지성, 빅뱅의 승리, 메이저리저 류현진, 해외파로는 맨체스터의 루니, 마라도나, 이연걸 등이 있다. 가격은 천만원대부터 수 천만 원대에 이른다.


명품 시계업체 ‘IWC(International Watch Company)’는 1930년대에 포르투갈 사업가를 위해 처음 제작한 파일럿 워치인 포르투기즈(Portugieser)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포르투기즈 어린왕자 칼렉션

그중에서도 어린왕자 에디션은 국내 예비부부들의 예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이클 조단이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노홍철이 착용하고 나왔다. 가격은 사천만 원대라고 한다.


국내 시계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태그호이어(Tagheuer)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저승 사자역의 이동욱에게 ‘모나코 블루 크로노그래프’(600만 원대)와 ‘까레라 1887 CAR2110’(500만 원대)을 공유에게는 ‘까레라 칼리버 5 데이 데이트’(380만 원대)를 협찬해서 주목을 받았다.

까레라 1887과 모니코 블루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명품 시계로는 로렉스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의 스포츠 스타들과 수많은 헐리웃 스타 그리고 어셔, 카니예 웨스트, 에미넴 등이 유난히 좋아하는 로렉스 시계는 국내 연예인들에게도 오랜 기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로렉스 컬렉션 중에서도 젊은 취향의 서브마리너 라인은 유재석, 차승원(크롬하츠 커스텀), 윤종신, 유희열, 하하, 김종국 등 많은 연예인들이 폭넓게 착용하고 있다.

로렉스 크롬하츠 커스텀

또한 국내 힙합 뮤지션들에게 로렉스는 성공과 부의 상징과도 같은 제품이기도 하다. 더 콰이엇, 빈지노, 그레이, 개코같은 뮤지션들이 항상 애장하는 제품이며, 힙합 뮤지션 도끼는 온 가족에게 로렉스 시계를 선물 했다고 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힙합 레이블 일리네어 레코즈에서 발매한 [11:11] 앨범 재킷 아트웍이 세 개의 로렉스 시계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지만, 힙합퍼들은 로렉스를 찬다.’라는 말이 과장스럽게 들리지 만은 않을 것 같다.


부의 진정한 가치는 나눔에 있다 -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같은 대가들을 후원하여 르네상스 예술을 찬란히 꽃피우게 했던 ‘메세나(Mecenat)’ 활동은 고대 로마시대에 예술인들을 도와주었던 마에케나스 재상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우구스투스에게 예술을 소개하는 마에케나스" 티에폴로,  에르미타쥬 박물관 소장

현대에도 ‘메세나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의 문화 예술계에 대한 기업의 후원(patronage)이나 기부(donation)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샤넬, 아우디, 로렉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기업의 이미지 상승과 사회 환원 차원에서 꾸준히 문화예술계의 후원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사회사업은 면세로 얻는 직접적인 이익도 있지만,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예술문화를 수호하고 계승함으로써 예술이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고 폭넓게 향유되어야 한다는 브랜드의 가치실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상위에서 거론했던 하이엔드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이 우리나라의 무형 문화재 장인과 전통 공예를 후원하는 ‘헤리티지 프로젝트(2015년-2016년)’도 이러한 ‘메세나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파리 오페라 극장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바쉐론 콘스탄틴은 샤갈이 그린 200제곱미터에 달하는 극장 천장화를 31.5mm의 다이얼 위에 그대로 재현한 ‘샤갈과 오페라 드 파리(Chagal and Opera de Paris)’를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장인 작품에 대한 최고의 경의로 ‘기술을 뛰어 넘는 예술’이란 의미) 컬렉션으로 제작했다.

샤갈과 오페라 드 파리

이 같은 럭셔리 기업들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전통과 보전을 위한 노력은 대중문화의 전반적인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의 이익은 곧 사회 환원의 의무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가치’의 가장 큰 목적은 ‘같이’라는 것에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수세기에 걸쳐 자신들의 브랜드 네임에 변함없이 명품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읽어주지 않는 글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알아주지 않는 명품은 그저 고가의 물건에 불과하다. 명품 같은 사람이 될 것인가, 비싼 물건을 두른 광고 박스가 될 것인가.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하든,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사람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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