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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Oct 17. 2018

독이 되는 화이트푸드

설탕, 소금, 밀가루의 진실

요즘은 원고 아이디어를 주로 웹서핑으로 찾는다. 때로는 벌떡 일어나 청소기를 돌리기도 하고, 집 근처 사거리를 배회하기도 하며, 어떤때는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서 별별 공상을 다 해본다.

웹서핑의 장점은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빠른 시간에 들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굳이 내가 보고싶지 읺은 것들도 자의10/1, 타의 10/9의 선택권으로 읽어보게 된다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의 인기섹션은 거의 정해져 있어서, 같은 뉴스가 여기저기 나와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먹거리와 입을거리는 여행과 함께 원투쓰리를 차지한다.

그 많은 먹거리들은 누가 다 먹을까, 정말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침을 삼키지만 이어지는 페이지에는 허리, 팔뚝, 허벅지가 모두 23인치로 보이는 울끈불끈한 여성들이 힙업하지 않는자 먹지도 마라,는 식으로 무섭게 웃고 있다.

인터넷만 보자면 세상의, 아니 대한민국의 10~50대 여성들은 차라리 뇌가 없어질지언정 살을 찌울수는 없다는 필사의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그렇게 사는 것이 건전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삶을 누릴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심어준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고 우울증에 빠지며 결국 인생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무언의 강요를 받으며, 먹거리와 스타일 사이에서 마치 지킬과 하이드처럼 고뇌에 빠지게 된다.

인터넷이 이유이든 건강을 위해서 마음을 먹었든,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절대 권하지 않는 음식으로 밀가루와 소금, 설탕의 삼종세트가 있다.

일명 ‘인체에 독이 되는 화이트 푸드’로 불리어지는 이 음식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불면증과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지나친 당분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머리를 혼미하게 만들거나 피로감을 느끼게 만들어 더 나아가 알레르기성 쇼크의 일종인 ‘식품의존성 운동유발성 아나필락시스(Food Dependent Exercise Induced Anaphylaxis)’를 유발하기도 한다.

밀가루 속에 들어있는 글루텐비염, 아토피성 피부질환, 소화장애, 집중력장애, 무기력증, 호흡곤란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소금 역시 과다 섭취하면 뇌에서 방출되는 호르몬의 촉발로 세포외액이 팽창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소금의 짠 성분을 희석시키려는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체내의 수분을 끌어 모아 물이 세포 사이에 고이게 되어 결국 심한 부종으로 이어진다. 소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설되기까지는 3일이나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나트륨 과잉 섭취는 두통, 고혈압, 비만, 노화, 심장질환, 위암 등의 원인이 된다.





요즘 요리에 듬뿍듬뿍 사용하는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는 B.C. 2000년 무렵 인도에서 처음 재배되었으며, B.C. 325년 알랙산더 대왕의 인도 원정을 계기로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다. 고대 로마인과 그리스인은 설탕을 ‘인도의 소금(Indian Salt)’이라고 부르며 약재로 수입했다.

영어의 슈거(Sugar)의 어원은 인도 산스크리트어의 사르카라(Sarkara) 또는 사카라(Sakkara) 즉, ‘작은 돌’이라는 뜻으로 설탕의 모양이 모래와 같은 결정 상태였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신대륙에 진출하게 되면서 쿠바,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브라질 등의 중남미 나라들에서도 사탕수수를 재배하게 되었다.

중국에 설탕이 알려진 것은 당나라 태종 때 외국의 사신이 처음 가져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설탕은 삼국시대에 중국의 송(宋)나라로부터 후추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들도 초기에는 설탕을 비방약으로 사용했다. 전염병이 흔하던 시절, 이질에 걸렸을 때는 설탕물에 메밀가루를 타서 마시고, 복통이나 설사, 술을 많이 마신 경우 숙취 해소를 위해 설탕물이나 꿀물을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또 타박상을 입었을 때 설탕을 물에 섞어서 부은 곳에 바르기도 했다.


설탕을 주원료로 하여 물엿, 당류, 유제품, 유지, 산, 식용색소, 향료, 과실, 견과류를 첨가하여 만든 설탕과자를 사탕(沙糖)이라고 부른다. 사탕(Candy)의 어원은 라틴어로 ‘설탕(Can)을 틀(Dy)에 넣어 굳힌 것’으로, 기원전 2000년경 인도에서 사탕수수를 처음 발견했을 때 사탕수수에서 흘러내리는 액체가 햇빛을 받아 단단하게 되는 것을 보고 설탕에 대한 힌트를 얻었고, 설탕에 절여 조림한 과일 표면에 하얀 설탕결정이 생기는 것을 보고 사탕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솜사탕(Cotton Candy)은 1400년경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1897년 과자 제조업자 윌리엄 J. 모리슨(William J. Morison)과 존 C. 와튼(John C. Watton)이 설탕에 향미료와 색소를 첨가하여 가열한 혼합물을 원심력을 사용하여 작은 구멍으로 밀어내서 폭신폭신한 설탕덩어리를 만들어냈다. 이 신기한 솜덩어리는 1900년 파리 박람회에서 ‘요정의 솜(Fairy Floss)’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솜사탕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만국 박람회에서 유료로 판매하면서 단숨에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세계 보건기구 WHO는 지난해 10월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당류가 함유된 음료에 '설탕세' 20%를 도입할 것을 공식적으로 권고하면서 비만을 물리치기 위한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WHO는 ‘설탕이 포함된 음료에 설탕세 20%를 부과한다면 소비가 감소되어 비만과 당뇨 같은 질병이 줄어들면서 삶의 질이 증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역시 설탕세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 버클리시도 설탕세를 도입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는 올해 1월1일부터 탄산음료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핀란드 등도 설탕세를 도입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설탕과의 전쟁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당류 적정섭취를 유도하기 위해 덜 달게 먹는 식습관과 당류 정보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설탕 줄이기 대책에 따르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모든 가공식품에 ‘당 성분과 분량 표시 의무’가 강화된다고 한다.

앞으로 제과음료업체들은 2018년에는 탄산음료, 2019년에는 캔디류와 혼합 음료, 2020년까지는 과자나 빵류에 ‘고열량. 저영양’ 식품 표시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설탕과 소금은 빛과 물처럼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되어 우리의 몸을 망치게 된다. 넘쳐나는 먹거리로 인해 다이어트라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어두운 그늘 속에는 급식 한 끼를 먹기 위해 학교에 가는 학생들과 부모로부터 학대받고 굶주리는 아이들이 지금도 늘어가고 있다. 또한 자유와 첨단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과 미디어의 홍수 속에 무작위로 쌓여가는 먹거리에 대한 지식들은 수없이 곡해되고 날조되어 선량한 사람들의 식탁을 헤집어 놓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본 외국인들의 퍼포먼스가 멋있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하는 것이 파격이 아니며, 글로벌 시대라고 해서 내것을 모두 내려놓고 남의 것만 선호하는 것이 세련은 아닐 것이다.

풍만한 몸이 사랑스럽고,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가 아름다우며,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 사람이 바로 한국인,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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