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쓰고 읽어야 하는가. 라는 포털 사이트의 글을 대하고
우리는 왜 웹이라는 정보망 도처에 지뢰밭처럼 깔려있는 개똥같은 글들을 읽고 거기에 맞장구를 쳐주어야하는가?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오는 블로그와 기사들을 검색하지만, 제목과 이미지에 낚여 글을 읽다보면 블로깅을 할 능력도 기자로서 기본도 안되어있는 초딩같은 짤문들을 읽을 때마다 화가 치민다.
검색 엔진 상위에 왜 이따위 글들이 걸려있어서 내 소중한 클릭 한번이 엉터리 조회수를 더 올려준 것인지, 이것은 사기가 아닌가, 욕을 해줄까, 클릭한 손가락이 썩는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 국어시간에 글을 쓸때는 육하원칙에 맞춰서 써야한다고 배웠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디서 왜 어떻게 했다더라.’
인터넷의 글들은 '누가'가 지나치게 포장해둔 말잔치다.
누가 먹었다. 이것을.
누가 갔었다. 여기를.
누가 들었다. 노래를.
그 '누가'는 당연히 글 쓴 작자이고.
여행을 다녀왔으면, 영화를 봤으면, 음식을 드셨으면, 들어간 재료와 소스의 내력과 실감 여부와 함께 떠올린 머릿속 상념 최하 예닐곱가지 정도는 육하원칙에 맞추어, 먹고 난 뒤 밖에서 맞은 시원한 바람의 느낌과 함께 작가답게 써주는게 예의아니겠나?
김박사가 만들어준 최첨단 무기라서 그런가, 돈받는 취재건 돈먹는 먹방이건 어뜨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걸 다 달랑달랑 해결하려하는지.
보정 효과 만랩찍는 사진과 아무말대잔치로 내뱉는 두서 없는 문장들의 환장하는 작필력에, 너무 당연히 자신을 '필자'라고 부르는 뻔뻔함까지 갖추고서 노련해 보이려는 늙다리 어투에 살아보지도 않은 시대를 들먹이며 몰라도 아는 척을 하는 교활스러움까지 갖추었으니, 글은 곧 작가의 인격이요 얼굴이어야 할텐데, 그들은 글꼬라지와 인간이 너무나도 달라 읽은이를 당항스럽게 하더라.
얼굴보면 당장 살랑살랑 꼬리칠거면서 굳이 쎈 척하며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싶을 정도로.
글을 못쓰면 열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책장을 넘기고 동공에 기스가 나도록 문장을 파고 또 파고해야지. 온 집안에 장식용으로 도배해놓은 두꺼운 책 자랑만 하지말고.
그 순백의 뇌는 베끼는 훈련만 되있어서 언젠가 그 묘비명도 이렇게 써질지 모르겠다.
내 글과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글이 좋았다.
내가 온라인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게 진짜 좋아서일까? 진짜 읽어봤을까? 전자는 거짓이요 후자는 맞다.
싫어요가 없어서 좋아요를 누른 것 뿐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다. 내 글도 그래주기를 바란다. 좋아요가 한개도 없어도 상관없으니 끝까지 읽어나주시길.
글을 읽는 것은 쓰는것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문화는 끊임없이 사용되면서 거듭 나아갈것이고, 그 문화를 끌어가는 맨 앞에 작가들이 있다.
리어카 헛바퀴 돌리지말고 정신 좀 차리자.
문화는 수다다? 아니, 앉은뱅이 책상이다.
그러니 궁둥이 힘주고 자리에 앉아 정직하게 글을 쓰자. 자칭 작가라고 설레발치지 않아도, 아는 날 아는 사람 곧 올터이니.
주둥이 말고 궁둥이, 오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