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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Nov 05. 2018

수능날 빵먹기(feat. 수능금지곡)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이 땅의 모든 학생들에게


지난 여름동안 치열했던 독서실과의 전쟁과 잠과의 싸움, 들에 놓인 바람처럼 수많은 교과서와 문제들 속에서 방황했던 많은 이 땅의 수험생들은 이제 D-day를 코앞에 두고, 수능용 아날로그 시계를 장만하고, 진한 총명탕을 먹으며 비장하게 마지막 결과물을 완성시킬 때가 되었다.
해마다 수능한파를 유행시켰던 모진 날씨는 올해도 역시 11월에 들어서자 매섭게 추워지고, 제과점과 대형 팬시점들은 일제히 각양각색의 수능선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대학수학능력시험(大學修學能力試驗, CSAT,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은 일반적으로 수능이라고 부른다.

이전에 치러지던 학력고사는 고등학교 과정의 많은 과목별로 문제가 출제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교과서를 무조건 암기만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여 94학년도 대입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언어 영역, 수리 영역, 외국어 영역, 탐구 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나누어 시험을 치르게 하였다.

수능을 처음으로 도입한 해인 1993년에는 8월과 11월 두 번의 시험을 시행하였으나, 2차 시험의 저조한 참여율과 난이도 조절이 문제가 되어 이듬해부터 수능시험은 11월에 한 번만 시행하게 되었다. 2019학년도 수능은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로 예정되어 있다‬.
 
 엿 대신 초콜릿

학생들이 수능을 대하는 태도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악몽을 막아준다는 드림캐쳐와 피로를 풀어주는 비타민 C캔디나 아이팩처럼 가능한 당사자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재치 있는 선물을 주고받으며 시험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청소년기를 마감하고 성인이 되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어 하는 추세이다.

철썩 붙으라는 의미에서 너도나도 사주던 엿과 찹쌀떡 대신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초콜릿을 많이 선물하는 것도 새로운 풍조이다.


초콜릿에 들어있는 카페인(Caffeine)은 단기적 각성 효과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덜어 주고 집중력을 상승시키며 기분을 좋아지게 만든다. 테오브로민(Theobromine)은 이뇨와 근육이완, 심장박동 촉진과 혈관확장 작용을 하는 흥분제 역할을 하며, 대뇌 피질을 부드럽게 자극하여 사고력을 높여준다.

또한 초콜릿에는 뇌에서 도파민(Dopamine)을 분출시켜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과 대마에 함유 되어 있는 아난다마이드(Anandamide)의 성분이 들어있어서, 마약을 복용했을 때와 비슷한 뇌의 환각작용을 만들어낸다.
초콜릿을 섭취하면 이러한 성분들이 빠르게 뇌로 전달되어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없애 주고, 집중력 및 사고력을 높여 준다. 그리고 기분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기운을 북돋아 주기 때문에 보통 간식 이상의 효과가 있다.
 
명문대 메이드 상품
 

목표의식을 일깨워주는 선물도 인기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에서 직접 생산한 명문대 상품 3종 세트 ‘서울대 초콜릿, 고대 빵, 연대 우유’는 수험생을 둔 가정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대 초콜릿’은 약콩 초콜릿과 다크 초콜릿 2가지 맛의 16개입 선물용 타입과 바타입 제품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인터넷과 대형마트에서 구입할수있다.


‘고대 빵’은 고려대 가정 교육실기실에서 실습으로 만들었던 빵을 대학사업단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교내에 있는 3곳의 빵집에서 판매한다. 1호점은 자연계 생활관 1층으로 빵공장과 판매점이 함께 있고, 하나스퀘어 지하 1층에 작은 크기의 2호점이 위치해 있다. 인문계 캠퍼스의 국제관 2층에도 3호점이 카페 형식으로 개점해 있다. 빵의 종류는 일반 빵집과 비슷한 편이며 고급빵에서부터 롤케이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포장에 고려대학교의 문장(紋章)인 호랑이 마크와 고대빵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세우유는 1962년 캐나다로부터 젖소 10마리를 기증 받아 신촌캠퍼스에서 작은 목장으로 출발한 것을 계기로 출발했다. 1967년 3월 연세대학교 농업개발원 부속 실습장으로 우유 가공공장을 개설해 본격적인 우유 생산에 들어갔으며 이후 40여 년간 우수한 품질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D day를 앞 둔 수험생들의 주의 사항
 
지금 시기의 수험생들은 불안감과 긴장감으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한다. 이러한 긴장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수면량과 식습관을 조절해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시적인 각성효과가 있는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나 에너지 음료를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평소 먹지 않던 영양보조제품이나 보약을 먹는 것은 신체와 내장기관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육류와 생선, 그리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적절하게 섭취하여 뇌세포를 활성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능의 긴장감으로 떨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음악의 효과가 아주 크다. 물론 명상이나 요가에 좋은 클래식과 뉴에이지 음악들도 많지만, 재미있는 노래 한곡이 더 순간의 긴장을 풀어주고 릴렉스한 기분을 갖게 해줄 수 있다.
수능 응원 노래로 가장 유명한 곡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이다. 어떠한 문제가 나와도 난 다 알고 있다는 대통령급의 자신감을 안겨주는 곡이다.
젝스키스의 1집 ‘기억해 줄래’도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수험생이 수험서와 한 몸이 되다시피한 스스로에게 질문과 위로를 주는 곡이다.
원더걸스의 1집 ‘Tell Me Tell Me’는 갑자기 답이 생각나지 않는 문제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뇌파를 풀 가동시켜 맞는 답을 말하게 하는 노래이다.
옥상달빛이 부른 ‘수고했어 오늘도’는 고된 수능대장정으로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고 쓰다듬어주는 자부심이 담겨있다.


하지만 수능 응원 노래들과는 반대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자꾸 따라 불러서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 대표적인 노래 SS501의 'U R MAN'과, 샤이니의 '링딩동', 레드벨벳의 'Dumb Dumb', I.O.I 'Pick Me', 티아라의 ‘Bo Peep Bo Peep’는 수능 5대 금지곡으로 선정되었다.
 


이제 올해의 수능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수험생들 한 명 한 명 모두 얼마나 길고 우울하고 힘들고 졸음이 쏟아지는 날들을 보냈을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 역시 얼마나 속을 태우며 그 옆을 지켰을 것인가.

올 해가 첫 수능인 사람도, 이미 몇 번의 수능을 겪은 사람도 노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격려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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