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 씨의 냉장고

by 박정아

13.

무무 씨가 처음 도시락을 예약 주문할 때는 시간 낭비하는 것 같았다. 예약하는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이다. 근데, 예약시간 한 시간 전에 알림문자도 보내주고 점점 편리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편의점에 찾으러 갔을 때 그 도시락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무무 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도시락을 예약했고, 익숙해짐에 따라 도시락을 예약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졌다.


‘어, 없네….’

무무 씨가 예약 주문한 도시락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저기… 예약한 도시락이 없는데, 제가 못 찾는 걸까요?”

“어? 그래요? 제가 한 번 볼게요.”

직원은 도시락 코너와 안쪽 냉장실까지 찾아보더니,

“이상하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말하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내용은 물류배송기사님이 다른 편의점에 무무 씨의 도시락을 잘못 갖다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시간 뒤에 기사님이 다시 오시는데, 그 때 그 편의점에서 그 도시락을 찾아오겠다며 괜찮은가 물었다.

“아, 그렇군요….”

무무 씨는 머뭇거렸다. 이미 늦은 저녁식사였는데, 세 시간 뒤면 자야할 시간이었다.

“세 시간은 너무 늦죠? 잠시만요.”

직원은 또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고나서 말했다.

“그냥 다른 도시락으로 가져가세요. 저기 있는 것 중에 가격 상관없이 골라보세요.”

무무 씨는 내키지 않았지만, 도시락 코너로 갔다.

“아! 혹시 팥죽 좋아하세요? 동지팥죽!”

무무 씨가 아무 도시락이든 고르려고 할 때, 직원이 물었다.

“네?!”

무무 씨는 깜짝 놀랐다.

“다음 주가 동지잖아요. 동지 전후로 일주일, 이주일 동안 동지팥죽 행사하거든요.”

“네네… 그럼, 그거로….”

“어제부터 행사 시작해서 제가 하나 먹어봤는데, 맛이 괜찮더라구요.”

“아… 감사합니다.”

‘저번에도 그렇고, 이 분은 내 생각을 나보다 먼저 아는 것 같네….’ 어리둥절해진 무무 씨는 꾸뻑 인사를 하고 편의점을 나왔다. 집으로 들어가면서 언젠가 잠결에 그 동지팥죽인가 하는 생각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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