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19일 차
밤새 몇 번이나 잠에서 깼다. 끙끙 앓는 소리가 저절로 새어 나왔다. 그 소리에 남편이 눈을 떴다. 알람이 울린 것처럼,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내 어깨를 한참이나 주물렀다. 통증이 가라앉자 그의 손길이 멈추고, 곧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10일을 버텼다.
하지만 아픔은 점점 심해졌다. 밤에만 욱신대던 어깨가 낮에도 계속 괴롭히자, 삶은 금세 무너져 내렸다. 양쪽 어깨가 모두 아프니 의욕이 사라졌다. 긍정적으로 버텨보려 했지만 마음은 어느새 어둡고 깊은 동굴 속으로 숨어들었다. 책을 읽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고통이 되어 소파에 몸을 묻는 시간이 늘어났다.
짜증이 잦아졌다.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남편에게도 날카로운 말을 던졌다. 그가 정성껏 차린 저녁도 입맛이 살지 않았다. 집안에만 있는 나를 위해 바람 쐬러 가자던 그의 제안마저 귀찮았다. 아픔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나를 두려움 속에 가두었다.
결국 남편이 병원에 가자고 말했다. 마지못해 동의했지만, 곧 마음을 바꿨다. 목발에 서툰 나를 업고 병원 계단을 오를 남편을 떠올리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남편은 단호했다. “왜 아픈데 참느냐”라고, “100킬로그램도 거뜬히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내 그의 고집이 이겼다.
병원 옆 주차장은 만차였다. 그런데 바로 밑 주차장에 딱 한 자리, 우리 차를 위한 듯 비어 있었다. 남편의 등에 업혀 계단을 오르며 신랑이 덜 힘들도록 등을 꼭 붙였다. 그의 발걸음은 성큼성큼 힘찼다.
주사와 물리치료로 한 시간이나 걸린 진료를 남편은 묵묵히 기다렸다. 다시 그의 등에 업혀 내려오는데, 나도 모르게 물었다.
“힘들지? 밥 조금만 먹어야겠다.”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나, 각시 업으려고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야.”
그 순간, 그의 등에 기대며 다시 한 번 느꼈다. 그에게 난 짐이 아니라, 기꺼이 품고 싶은 사람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