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돼지에게 속지 않는 법, 그리고 유쾌한 나이 듦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제목만으로도 미소가 번진다. ‘유쾌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에너지는 단순한 낙천성을 넘어,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일까. 책은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출장길의 짧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펼칠 수 있을 만큼 간결하면서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통찰이 담겨 있다.
특히 나이 들어가며 겪는 인간관계의 복잡함에 대해 저자는 특유의 유머와 단호한 문체로 답을 제시한다. 그중 “돼지는 언제나 돼지다. 세상에서 아무리 잘나가도 돼지는 돼지일 뿐이다”라는 문장은 거칠게 들리지만 통렬하다. 타인에게 반복적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냉정하지만 필요한 일침을 건넨다. 결국 인간관계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살다 보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비열한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선의로 다가갔다가 되레 상처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개선하려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설령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더라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 조언은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화살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얌전하게 있는 편이 낫다’는 문장이 그 해법이 된다.
이 책이 말하는 유쾌함은 단순한 웃음이 아니다. 무례한 관계에서 단호히 물러날 줄 아는 결단,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멈추는 용기, 그리고 스스로의 평정을 지켜내는 지혜가 바로 그 유쾌함의 본질이다. 나이 듦은 피할 수 없지만, 어떻게 나이 드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저자는 그 선택의 방향을 이렇게 제시한다.
품격 있게, 그러나 단호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유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