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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옥 Aug 13. 2021

행복은 욕심을 버리는 일입니다

『인생 수업』

우리가 만나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서 큰 상실감에 빠졌을 때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하고, 간직하고, 떠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제 밖에서 행복을 찾는 일을 중단했습니다. 그 대신 이미 갖고 있는 것에서 삶의 의미와 진정한 부를 발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동안 삶의 풍요로움으로부터 그들을 차단하고 있던 벽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직장이나 가족에 대한 좋은 소식, 월급 인상이나 휴가를 기다리면서 내일을 살지 않습니다. '오늘'의 모든 풍요로움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슴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인생 수업』





"나는 그동안 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


운전하는 그에게 툭 던진 말이다. 연두색이 짙어지고 있는 5월의 어느 날이다. 우리 부부를 소개해준 부부를 5년 만에 만나고 돌아온 차 안이었다.



우리 부부를 소개해준 친구는 남편을 살뜰히 챙기는 현명한 아내이며 아이들에게는 부족함 없이 사랑을 주는 자상한 엄마다. 회사에서는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인정받아 소위 잘 나가는 사내 일타 강사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 덕분에 주위에 좋은 사람들도 많다. 사회 정의에 눈 감지 않고 약자의 편에 서서 행동했고 선한 나눔을 실천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정리의 달인에 나가도 될 만큼 집안 정리 박사다. 거기까지만 해도 완벽 자체인데 음식까지 잘했다. 음식 재료 하나하나 갖고 있는 재료의 특성을 살려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친구가 해준 반찬과 고추장을 가득 받아 내려오면서 벌써부터 군침이 돌 지경이니 말이다.



친구에 비하면 나는 한참 부족한 사람이다. 음식도 잘하지 못하고, 봉사도 맘만 먹었지 실천하지 못한 상태다. 사회 정의는 맘뿐이다. 베푸는 심성도 한참이나 부족하다. 친구는 경제 관리도 잘해 아이들이 독립해서 살 수 있는 아파트도 얻어주었다. 그에 비해 나는 경제적으로 가진 게 별로 없다. 열심히 일만 했지 돈 불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 독립시킬 아파트 전세금도 모아두지 못했다. 그렇다고 타인을 위한 봉사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나를 되돌아보니 한숨처럼 툭 불거져 나온 말이었다.



갑자기 웬 뚱딴지같은 말이냐며 묻는 그에게


"실은 말이야. 열심히만 살았지 성과가 없는 것 같아 말이지. 경제적 부도 이룩하지 못한 것 같고. 어쩌면 뭔가 잘못되었나 싶어서 말이야."



 "무슨 소리야. 우리가 가진 게 얼마나 많은데.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이들이 있고, 먹고살 만큼 벌어서 남에게 손 벌리지 않는 것도 복이고, 여행 가고 싶을 때 언제든 떠나도 되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퇴임하면 국민연금에서 용돈도 주는데 부족한 게 뭐가 있어. 충분히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더구나 잘 생긴 남편도 있잖아."



"응, 그렇네. 한 가지만 빼고 말이야. 이렇게 이쁜 부인을 둔 당신이 나보다 더 행복하겠는데."


서로 잘 났다며 소란 떠는 동안 서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생각해보니 갖지 못한 것에만 눈을 돌렸다. 같은 공간에 그가 있고 잘 커준 아이들이 있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많은 것을 가진 나였다. 이거면 충분하다. 생각을 멈추자 산만 본다고 미처 보지 못했던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이 시리도록 푸르다.



"아, 하늘 좋다."






"그들은 이제 밖에서 행복을 찾는 일을 중단했습니다. 그 대신 이미 갖고 있는 것에서 삶의 의미와 진정한 부를 발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인생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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