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보 Jan 19. 2021

문화는 인간에게만 고유한 것인가?

Steven J. Heine 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

인간이 어떻게 문화 종족이 되었는지를 고려하기 전에, 다른 동물들도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이것은 문화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다. 제1장에서 문화를 정의한 것과 다른 정의는, 그것이 일종의 상징 부호, 즉 그 문화 구성원 대부분이 다른 것과 구분해서 인식하는 일련의 신호, 아이콘, 낱말을 가리킨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 정의를 받아들인다면, 그렇다, 다른 어떤 종도 상징 부호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간만이 문화를 가진 유일한 종이다(Deacon, 1997).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인간 특유의 것(즉, 상징 부호를 갖는 것)의 관점에서 문화를 정의하고 그다음에 문화가 그러므로 인간 고유의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불만족스럽고 순환적인 정의다.

제1장의 첫 번째 정의는 문화를 자신의 종족 구성원들로부터 사회 학습을 통해 습득한 정보로 기술한다; 이것은 훨씬 더 광범위하고 순환성의 문제를 피한다. 인간은 사회적 전달을 통해 종족 내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정보를 배울 수 있는 존재로서 유일한가? 만약 우리가 이 정의를 받아들인다면, 아니다, 인간은 결코 문화를 가진 유일한 종이 아니다. 동물의 왕국에는 문화 학습의 명확한 예가 많이 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예는 일본 근방의 작은 섬에 살았던 이모Imo라는 매우 영리한 암컷 마카크원숭이의 경우일 것이다(Kawamura, 1959). 어느 날 이모는 고구마 조각을 받았는데, 그녀는 고구마를 먹기 전에 흙을 씻으러 근처 물가로 갔다. 3개월도 안 돼 이모의 어미와 놀이 친구 두어 마리도 고구마를 씻기 시작했다. 3년 후, 이모의 무리 중 40%가 고구마를 씻었다. 고구마 씻기는 이모가 창안한 전략이었고, 그녀 주변에서 배웠고, 이후 같은 무리에 사는 마카크 소집단의 문화 레퍼토리의 일부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화 학습의 또 다른 예는 침팬지에서 볼 수 있다. 침팬지들은 흰개미를 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 곤충들은 영양가가 매우 높고 확실히 (적어도 침팬지에게는) 맛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작은 간식을 그들이 살고 있는 크고 바위처럼 단단한 흙더미 속에서 꺼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세네갈 아시리크산Mt. Assirik의 침팬지들은 도구를 써서 흙더미에서 흰개미를 추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2). 구체적으로, 침팬지들은 나뭇가지를 잡아 껍질을 벗긴 다음 흰개미 더미에 나뭇가지를 꽂아 흰개미를 낚는다. 탄자니아 곰베Gombe 국립공원의 침팬지들도 도구를 사용해 흰개미를 추출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한다. 이 침팬지는 나뭇가지에서 껍질을 벗겨 내지만 세네갈 침팬지와는 달리 껍질을 사용하여 흰개미를 낚아낸다(Whiten 외, 1999). 이것은 한 세대의 침팬지에서 다른 세대로 문화적으로 전달되는 학습된 행동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소한 두 가지 다른 침팬지 문화가 형성되었다: 나뭇가지와 나무껍질이다. 실제로 이 시점에서 침팬지들이 잎으로 몸을 닦는 방법, 나뭇가지를 찰싹 때려 다른 이의 관심을 끌고, 물건을 사용해 간지럽히는 방법 등 침팬지 무리를 다른 집단과 구별하는 39가지 구체적인 행동이 확인되었다(Whiten 외, 1999).  따라서 침팬지의 문화가 다양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오랑우탄과 고릴라에서도 유사한 일련의 다양한 문화적 레퍼토리가 확인되었다(Robbins 외, 2016; van Schaik 외, 2003).

그림 2.2 침팬지 간의 문화 학습. 나뭇가지나 나무껍질을 이용해 흰개미를 낚는 것은 침팬지들이 대대로 물려온 학습된 행동이다.


문화는 영장류에만 있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복잡한 문화 학습의 가장 인상적인 사례들 중 일부는 돌고래와 고래에서 먹이주기 전략과 발성에서 확인되었다(검토는 Whitehead & Rendell, 2015 참조). 예를 들어, 병코돌고래의 한 개체군은 스펀지를 먹이 도구로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펀지를 뜯어서 부리로 옮긴 뒤 모래와 산호 사이를 조사할 때 긁히지 않도록 보호한다. 이것은 한 특정 지역의 돌고래들이 어미로부터 분명히 배우는 행동이다(Krutzen 외, 2005). 범고래들은 무리마다 다른 방언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연구자들이 고래 무리를 그들이 내는 소리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러한 방언은 인간 문화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Deecke, Ford, & Spong, 2000).


문화 학습에 대한 증거는 가장 지적인 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비둘기는 다른 비둘기로부터 특정 식량 획득 전략을 배우는 것처럼 보인다(Lefebvre & Giraldeau, 1994). 다양한 조류 종은 다른 조류들로부터 특정한 울음소리를 배우고, 이러한 울음소리는 시간과 지리에 따라 변한다(예: Irwin, 2000). 심지어 구피(Lachlan, Crooks, & Laland, 1998)와 문어과의 다양한 종(예: Fiorito & Scotto, 1992)도 다른 이로부터 배운다는 증거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문화 학습의 일부 형태는 동물의 왕국의 넓은 범위에 걸쳐 존재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문화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는 고유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문화 학습 능력의 범위에 있어서는 두드러져 보인다. 비록 많은 종들이 문화 정보를 배울 수 있지만, 인간이 아닌 종들은 문화 정보를 잘 배우지 못한다. 일본원숭이들은 이모의 고구마 씻는 기술을 배울 수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이들은 전혀 알아내지 못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간은 빈번히 서로에게서 새로운 정보를 배우며, 종종 단 한 번의 노출만으로도 배운다. 인간 문화의 많은 것들이 거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유된다. 방언, 몇몇 문화 관습 및 특정 도구들은 종종 특정 문화권에 너무 널리 퍼져 있어서 해당 문화권의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마카크 원숭이와 다른 동물들의 문화 학습은 인간의 문화 학습에 비해 매우 느리게 보인다.

작가의 이전글 Taiwan 역사 톺아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