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보 Jan 26. 2021

인간 대 침팬지

스티븐 하이네의 <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

인간이 왜 이렇게 큰 뇌를 발달시켰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인간의 뇌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진화적 조상인 영장류의 뇌와 어떻게 비교되는지 생각해 보자. 영장류 역시 포유류 중에서 뇌가 유난히 크며 특히 침팬지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침팬지가 큰 뇌를 가지고 있어도 인간의 대뇌화 지수는 그들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인간과 침팬지를 구분하는 5백만 년에서 7백만 년의 진화 기간 동안, 우리의 뇌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우리의 몸은 거대한 두뇌의 매우 많은 에너지 섭취를 수용하기 위해 다른 방식으로 변화해야 했다.


침팬지 스누키가 모든 인간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때려눕힌 이 장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한 가지 변화는 명백하다. 침팬지, 특히 고릴라, 오랑우탄과 비교하면 인간은 근육량이 상당히 적다. 침팬지 팔과 다리의 다양한 근육량은 그 팔다리 길이로 나누어 조정했을 때, 인간보다 약 27% 더 크다(Thorpe, Crompton, Gunther, Ker, & Alexander, 1999). 비록 적은 근육량이 힘의 손실을 불러왔지만, 대신에 더 많은 에너지를 뇌가 소비하도록 해주었다. 진화하면서 근육량을 줄이지 않았다면, 큰 근육과 큰 뇌를 모두 가질 수 있으려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해야 했을 텐데, 이는 식량 공급이 부족할 때 우리를 불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더 약한 유인원이 되면서, 그 근육들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일부를 더 똑똑한 유인원이 되기 위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상대적으로 약한 근육은 두뇌의 확장을 허용하는 데 작은 역할을 했을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몇 백만 년의 진화 동안, 우리의 몸은 많은 에너지 소비를 자유롭게 한 또 다른, 더 극적인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소화관이 훨씬 작아졌다. 위장, 소장, 특히 대장으로 구성된 소화 기관은 우리 체중의 영장류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약 60% 더 작다(Martin, Chivers, MacLarnon, & Hladik, 1985). 소화 기관은 또 다른 막대한 에너지 소비원이기 때문에, 이 작은 소화 기관은 인간에게 하루 에너지 소비량의 약 10%를 절약한다(Aiello & Wheeler, 1995). 음식을 소화하는 데 훨씬 적은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인간은 다른 것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더 큰 두뇌를 진화시켜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인간이 더 큰 내장과 더 큰 뇌를 둘 다 가지고 있었다면, 그들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작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하루 중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먹으면서 보내야 했을 것이다.


당신은 여기서 명백한 모순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만약 소화관의 목적이 음식에서 에너지를 추출하는 것이라면, 소화관이 작아지는데 어떻게 더 많은 에너지를  뇌로 보낼 수 있을까? 소화관이 작다는 것은 음식에서 에너지를 덜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더 작은 소화관이 인간이 뇌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침팬지에 비해 소화관의 단위당 더 효율적인 소화를 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생물 인류학자 리처드 랭햄Richard Wrangham(2009)은 이 질문에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답을 제시한다. 인간은 소화의 상당 부분을 몸 밖에서 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음식을 가공하는 법을 배웠다.


우리는 말리기, 재우기, 자르기, 긁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가공하고, 이것은 모든 인간 사회에서 행해진다(그림 2.8). 음식을 가공하는 것은 그것을 변화시키고, 때로는 순 손실을 야기한다. 예를 들어, 요리는 기름이 빠지면서 에너지의 일부를 잃게 하고, 비타민 손실을 초래하며, 소화할 수 없는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일부 사람들이 생식을 선호하는 것은 대체로 이러한 비용에 기초한다.

그림 2.8 음식의 가공. 모든 사회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음식을 요리한다.


하지만 물론 요리에는 큰 이점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음식에서 추출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상당히 증가시킨다. 요리는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전분을 젤라틴화하며, 모든 음식을 상당히 부드럽게 만들어 우리 몸이 소화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덜 필요로 한다(Eastwood, 2003). 요리는 우리가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요리는 또한 씹는 데 필요한 양을 줄여 인간의 턱 근육과 치아가 침팬지보다 훨씬 작아지게 만들었다. 인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1시간을 음식을 씹는데 소비하는데, 이는 침팬지가 하루에 6시간을 씹는 것과 대조적이다(Wrangham, 2009). 연구자들은 날 것을 먹는데 들이는 시간과 포유류가 개발할 수 있는 뇌 신경세포의 수 사이에서 분명한 부적 상관 관계를 발견했다(Fonseca-Azvedo & Herculano-Houzel, 2012). 음식을 요리함으로써, 뇌가 사용할 많은 에너지를 확보할 훨씬 더 작은 소화관을 진화시킬 수 있었다.


이 말은 더 크고 똑똑한 두뇌가 인간이 요리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게 해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오히려, 유인원 조상의 기록에서 꽤 일찍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비록 날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대략 80만년에서 150만년 전 사이, Goren-Inbar 외, 2004; James, 1989)요리는 인간이 더 크고 똑똑한 두뇌를 가질 수 있게 했다. 그러므로 문화적 발명품인 요리는 우리의 생물학적 본성의 부분적인 원인이다. 이것은 우리 문화의 일부인 요리가 우리 유전자(더 큰 뇌와 더 작은 소화관을 담당하는 유전자)의 진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이와 같은 문화와 유전자의 상호작용을 유전자-문화 공진화gene-culture coevolution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 진화와 다른 종의 진화를 구별하는 핵심 요소이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종들은 유전적으로 진화한 특성과 그것을 돕는 능력만으로 환경과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조적으로, 인간은 유전적으로 진화한 능력과 문화적으로 습득한 능력을 모두 갖추고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간은 도전에 문화적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데 돕는 유전적으로 진화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직면하는 어떤 새로운 도전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적 해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발전한다. 게다가, 음식을 요리하는 것과 같은 특정한 문화적 기술에 대한 의존은 또한 우리의 유전자의 진화를 형성했다. 우리의 유전자와 문화는 함께 진화한다.

작가의 이전글 어떻게 인간은 성공적인 문화 학습자가 되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