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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보 Jan 27. 2021

큰 뇌의 진화 이점

스티븐 하이네의 <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

물리적 진화의 이러한 변화로 인해 인간은 다른 영장류에 비해 훨씬 더 큰 뇌를 발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점이 있을까?  인간이 그렇게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뇌를 갖게 된 진화상의 이점은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하기 위해 먼저 다른 영장류들이 큰 뇌를 가짐으로서 있을 수 있는 진화상의 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영장류는 다른 종류의 포유류에 비해 유난히 큰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요 요소는 영장류의 사회 세계의 복잡성이다. 대부분의 영장류 종들은 복잡한 사회 집단에서 산다. 이러한 집단에는 명확한 권력 계층이 존재하며, 개인은 종종 정기적인 털 손질 활동을 통해 소통하는 다양한 동맹과 상호 관계를 형성한다. 이들 집단 내에는 갈등, 권력 투쟁과 협력, 족벌주의, 호혜주의의 기회가 있다. 고도의 사회 공동체에서 잘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능가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은 매우 복잡한 일련의 관계들을 따라야 한다. 아마도 큰 영장류 두뇌의 진화를 이끈 것은 사회 생활에 내재된 커다란 인지적 요구였을 것이다(Humphrey, 1976). 이 이론은 사회적 두뇌 가설social brain hypothesis로 알려지게 되었다(Dunbar, 1998). 복잡하고 정교한 사회적 관계의 거미줄을 항해하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영장류들은 나머지 자기만 지키는 영장류들보다 동료를 끌어들이고, 자원을 확보하고, 자신과 그들의 자손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사회적 뇌 가설은 영장류 종 간의 신피질 비율neocortex ratio 비교로부터 뒷받침 된다. 신피질 비율은 신피질의 부피와 뇌의 나머지 부피와의 비율이다. 신피질은 감각 지각, 운동 조절, 의식적 사고와 같은 더 높은 기능을 관장하는 뇌의 가장 바깥쪽 층이다. 신피질 비율은 지능의 대리 척도로 사용되어 왔는 데, 영장류의 뇌와 다른 포유류의 뇌를 구분하는 가장 주목할 만한 방법이 영장류 신피질이 더 크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수행된 많은 연구에서 문제 해결이 신피질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자들은 여러 영장류 종의 평균 집단 크기와 신피질 비율을 비교했다(그림 2.9). 더 큰 사회 집단에 사는 이들은 신피질 비율이 더 큰 경향이 있었다. (반대 관점은 DeCasien, Williams, & Higham, 2017 참조.)


그림 2.9 신피질 비율. 이 그래프는 다양한 영장류 종들의 평균 집단 크기와 신피질 비율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각각의 점은 영장류 종을 나타내며, 오른쪽 상단에 있는 별표는 인간의 신피질 비율을 나타낸다.

출처:  Dunbar, 1993에서 각색.


이는 영장류 개개인이 자신의 사회적 세계를 성공적으로 탐색할 수 있게 해준 인지능력이 사회생활의 복잡성 때문에 진화했다는 생각과 일치한다. 그리고 몇몇 영장류 종들이 다소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다른 많은 증거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베르베트 원숭이가 살고 있는 정글 주변에 스피커를 배치했고, 녹음 된 어린 원숭이들이 괴로워하는 소리를 재생했다(Cheney & Seyfarth, 1990). 괴로워하는 어린이의 엄마들이 반응했을 뿐만 아니라, 엄마들이 자식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다른 암컷들도 자식의 어미를 보면서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그들이 어느 어미의 자식 목소리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장류는 사회성이 높은 동물인 경향이 있으며, 사회적 행동은 상당한 인지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사회적 뇌 가설은 집단 생활이 영장류에게 왜 그렇게 유익한지 설명하지 못한다.  한 가지 가능한 이유는 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사회학습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허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영장류 종들이 사회학습에 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침팬지는 다른 침팬지를 관찰함으로써 물을 추출하기 위해 이끼를 스폰지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밝혀졌다(Hobaiter, Poisot, Zuberbuhler, Hoppitt, & Gruber, 2014). 카푸친 원숭이는 다른 이를 관찰하여 견과류를 깨는 방법을 배운다(Coelho 외, 2015). 그리고 오랑우탄은 어미를 관찰함으로써 둥지를 짓는 방법을 배운다(Schuppli 외, 2016). 많은 영장류 종들이 생존을 위해 의존하는 기술들 중 일부는 다른 종들로부터 배움으로써 얻어진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애초에 영장류가 대규모 집단으로 살아가는 주된 이유가 사회생활이 더 많은 사회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며, 다른 이들로부터 학습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큰 영장류 뇌의 진화를 견인하는 열쇠가 되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 가설에 대한 일부 뒷받침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영장류 종을 사용하여 평균 집단 크기, 평균 수명 및 각 종에서 관찰되는 사회학습 양을 포함한 영장류 뇌 크기의 다양한 예측 변수를 탐색한 최근 분석에서 나왔다(Street, Navarrete, Reader, & Laland, 2017). 그 결과는 영장류의 뇌 크기가 클수록 사회학습이 더 많이 이루어진다는 명확한 증거를 보여주었다. 다양한 종의 돌고래와 고래를 비교한 결과 뇌 크기와 사회학습 간에 유사한 연관성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사회학습이 이들 종의 큰 두뇌의 진화에도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였음을 시사한다(Fox, Muthukrishna, & Schultz,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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