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하이네의 <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
이 딩카Dinka족 소녀는 결혼식을 위해 얼굴을 치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남수단의 인근 누에르Nuer족과 같은 환경, 농작물, 가축 등을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딩카족은 누에르족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문화적 관행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전달된 문화의 힘을 보여준다.
우리가 고의적으로 피하는 수많은 행동들이 있는데, 그 행동들이 "나쁜 매너"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많은 "좋은 매너"는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에 대응하여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문화 학습의 결과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매너 혹은 관습적인 행동들이 문화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를 고려할 때 분명해진다. 예를 들어 일본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문 쪽으로 향하게 놓은 뒤, 슬리퍼를 신는 것이 매너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 들어갈 때나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실내화를 벗고 특별한 “화장실 실내화”로 갈아신어야 한다. 그리고 내 개인적인 경험 상, 식탁에 식사하러 앉을 때 화장실 실내화를 벗는 것을 잊는다면 그것은 치명적인 결함이라는 것을 보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많은 미국인들은 샤워를 하거나 잠을 잘 때만 신발을 벗는다. 매너(예절)는 사람들이 다른 일련의 규범과 관습에 따라 사회화되기 때문에 문화마다 다르다.
특정한 사회적 행동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보면, 예절의 문화적 토대에 관한 더 많은 증거를 볼 수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Norbert Elias는 고전 작품 문명화 과정The Civilizing Process (1939/1994)에서 서유럽과 다른 현대 문화들이, 귀족 예절이 하층 계급의 행동을 지배하기 위해 서서히 아래로 흘러가면서 변모했다고 주장한다.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규칙과 규범들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은 "문명화civilized"되었다. 엘리아스는 이러한 예절들 중 많은 것을 표본으로 제시하였다.
여기에 15세기 독일의 식사 예절 책으로부터 나온 행동 법칙이 있다: "식탁보에 코를 푸는 것은 보기 흉하다." (Elias, 1939/1994, p. 122). 오늘날에도 이 충고는 똑같이 건전하지만, 이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저자가 이 유용한 안내서를 쓸 때 염두에 둔 코흘리개 독자가 누구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코를 푸는 것은 나이 든 이의 예절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제였고, 어떻게 코를 푸느냐가 그 사람의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16세기 네덜란드의 한 예의범절 책에 따르면 “모자나 옷에 코를 푸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고, 팔이나 팔꿈치로 코를 푸는 것은 장사꾼에게 어울린다. 옷에 묻은 콧물을 닦아내고 바로 손을 쓰는 것도 훨씬 더 예의 바른 것이 아니다. 손수건으로 콧구멍을 닦고, 더 명예로운 사람이 있으면 돌아서 이것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Elias, 1939/1994, p. 122). 여기서 우리는 이전에 귀족들만의 예절이 어떻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위한 예절로 다스리게 되었는지를 볼 수 있다.
엘리아스의 책 “침 뱉기” 절은 현재의 예절이 과거에서부터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림 3.1). 중세 시대엔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손을 씻을 때 대야에 침을 뱉지 말고 그 옆에 하라.” 또는 “사냥꾼처럼 식탁을 가로질러 침을 뱉지 말라.” 18세기에 이르러 침 뱉는 예절은 중세 시대의 규범에서 진일보했다. 충고는 다음과 같다. “자주 침을 뱉는 것은 무례하다. 꼭 해야 할 때에는 가능한 한 감추고, 그들이 누구든 사람이나 옷을 더럽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19세기 후반까지 침을 뱉는 것은 여전히 매우 흔한 일이긴 하지만 훨씬 덜 용인되었다. “뱉는 것은 언제나 역겨운 습관이다. 그 이상은 말할 필요가 없다. 절대로 내키는 대로 하지 마라.” 수 세기가 지나면서, 소위 문명화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에 점점 더 중점을 두었다.
그림 3.1 침 뱉기 예절의 변화. 과거 몇 세기 동안 타구spittoon는 미국의 많은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어지럽히지 않고 실내에서 침을 뱉을 수 있도록 한 일상적인 물건이었다. 이 호화 로비는 1900년경 촬영된 콜로라도 주 덴버에 있는 브라운 팰리스 호텔이다. 앞쪽에 있는 용기는 타구로, 오늘날 미국에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침 뱉는 태도를 나타낸다.
예절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 한 가지 이유는 건강한 습관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6세기에 사람들은 침을 뱉거나 바람을 지나가는 것을 삼가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런 행동들은 덜 용인되었고 더 이상 건강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 예절의 일부 차이는 무엇을 예의 바르다고 여길지가 상당히 자의적이라는 것을 규범의 변화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중세의 식사 예절은 “항상 바깥 손으로 먹어야 한다, 동반자가 오른쪽에 앉으면 왼손으로 먹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16세기 권고는 “냅킨이 주어지면 왼쪽 어깨나 팔에 놓아라”고 했다. 19세기의 한 예절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했다. “힌트를 준다면, 아직 어느 미식가도 사과에 칼을 대지 않았고, 오렌지 껍질은 숟가락으로 벗겨야 한다.” (Elias, 1939/1994, p. 106). 이러한 식사 예절은 샐러드 포크가 접시 맨 왼쪽에 있거나, 수프가 메인 코스에 앞서 있거나, 와인을 잔에 받을 때는 포도주 잔의 가늘고 긴 손잡이 부분을 잡는다는 현재의 서구 규범처럼 자의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간 경과에 따른 예절의 변화는 문화가 변한다는 명백한 사실의 사례다. 몇 세기 전에 예의 바르게 여겨졌던 행동이 오늘날에도 꼭 적절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른 많은 문화 규범뿐만 아니라 예의 기준도 세대를 거치면서 바뀌었다. 문화는 계속해서 진화한다. 당신의 부모님이 당신의 나이였을 때, 그들이 비록 당신과 같은 동네에서 자랐더라도, 오늘날 당신과는 상당히 다른 문화에 참여했을 것이다. 문화는 획일적이고 얼어붙은 실체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고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문화가 대조되는 이 책에서 논의된 연구들은 그 시간대의 짤막한 묘사를 의미하며, 그 발견은 후대에겐 잘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장에서는 문화 다양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문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문화는 자주 변화하고 진화하며 심리적인 과정도 마찬가지로 변화하고 진화한다는 사실은, 경험이 우리의 심리를 형성한다는 이 책의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문화 경험이 어떻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형성하는지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문화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는지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