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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보 Feb 28. 2022

문화적 사회화에 민감한 시기

스티븐하이네의<문화심리학CulturalPsychology>

 인간이 문화적 존재로 진화했다면 보편적인 인간의 뇌가 문화적 의미를 배우도록 미리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증거를 봐야 할 것 같다. 그러한 증거의 원천 중 하나는 민감한 시기sensitive period라고 알려진 것이다: 일련의 기술을 습득하기에 비교적 쉬운 발달 시기이다. 만약 개인이 그러한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놓친다면, 민감한 시기가 끝난 후에 그렇게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동물의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는 능력과 특정 환경에 효과적인 행동을 전문화하는 능력 사이에는 이율배반이 존재한다 (Auld, Agrawal, & Relyea, 2010; Pigliucci, 2005 참조). 거위 새끼와 같은 어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처음으로 마주친 양육자를 각인하고 엄마인 것처럼 따라다니는 등 전문성을 지닌다. 인간과 같은 다른 이들은 문화심리학을 배우는 당신의 능력이 증명하듯이, 특정한 영역에서 전 생애에 걸쳐 전문화를 계속할 수 있다. 학습의 발달 궤적은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실제로 인간의 문화 학습은 평생 동안 계속된다 (예: Grossmann 외, 2012). 대부분의 종들은 새로운 기술의 습득을 강조하는 것에서 이미 습득한 기술의 전문화와 개발을 강조하는 것으로 중요한 발달 과도기를 겪는다. 이러한 발달 과도기는 민감한 시기의 존재를 나타낸다. 


언어 습득


  당신은 제2외국어를 배워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새로운 언어를 흠잡을 데 없이 말하는 것이 얼마나 쉬웠는가? 새로운 언어를 성공적으로 배우는 것은 당신이 몇 살 때 시작했는가에 따라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언어를 습득하는 방법은 민감한 시기에 관한 막대한 주요 연구를 축약한 주제이다. 언어 능력은 인간의 특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다른 종들에도 기초적인 언어 능력이 있지만 (Seyfarth, Cheney, & Marler, 1980), 인간만큼 언어 능력에 의존하거나 복잡한 언어 체계를 가진 종은 없다. 우리의 언어 기술은 생존에 중요하기 때문에, 언어 습득에 관한 민감한 시기의 증거가 있어야 한다. 증거 중 하나는 다른 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이다. 인간은 의사소통에 약 150개의 음소(소리의 단위)를 생성하고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70개 이상의 음소를 사용하는 언어는 없다 (Brown, 1991). 이것은 세계의 특정 언어에서 사용되는 많은 음소가 다른 언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언어로 되어 있지 않은 몇몇 음소를 쉽게 구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일본어에는 "la"와 "ra"의 음소가 따로 없다. 일본어는 또한 "va"를 뜻하는 음소가 없지만, "ba"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음소는 있다. 따라서 일본어에만 노출된 성인은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다른 소리인 "la"와 "ra", 또는 "ba"와 "va"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어렸을 때 영어를 배운 적이 없는 일본 원어민 어른들에게 고무rubber와 연인lover이라는 낱말은 똑같이 들리는데, 이것은 확실히 몇몇 당혹스러운 문화 간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영어권 사람들은 일본인이 같은 소리로 들리는 소리를 어떻게 구별하는 것을 배울까? 연구에 따르면 어린 유아는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모든 음소를 구별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다른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언어를 배울 때, 소리를 범주화하여 인식하는 것은 실용적이다. 달리 말하자면, 특정 범위에 속하는 소리가 "la"이고, 조금 다른 범위에 속하는 소리가 "ra"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발음을 이해하기 더 쉽다는 얘기다. 만약 우리가 소리를 범주화해서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듣는 소리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우리가 언어에 노출됨에 따라, 우리는 그 언어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소리를 분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삶에서 일찍—아주 일찍 시작된다. 첫 해 안에, 영아는 이미 그들의 언어로 되어 있지 않은 밀접하게 연관된 소리들을 구별하는 능력을 잃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그림 5.2에서 볼 수 있듯이, 생후 6~8개월 된 영어 원어민은 힌디어와의 소리를 신뢰성 있게 구별할 수 있지만, 10-12개월 된 영어 원어민은 그러지 못한다 (Werker & Tees, 1984). 심지어 생후 4일 된 영아들도 이미 다른 언어보다 자신의 언어에서 나오는 소리의 리듬을 선호하기 시작한다(Mehler, Juschyk, & Lambertz, 1988). 인간은 언어로 소통하는 소리를 듣고, 그들이 접하는 다른 모든 소음으로부터 그것들을 분리할 준비를 하고 세상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가능한 모든 음소를 구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능력은 결정적 시기—언어 습득에 민감한 시기— 동안 들리는 음소만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능력으로 축소된다.


그림 5.2 언어 습득:구별되는 음소.

영어를 사용하는 가정의 매우 어린 영아는 두 개의 힌디어 음소를 구별할 수 있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길러지는 나이 든 영아는 더 이상 구별할 수 없다.

출처: Werker & Tees, 1994 인용.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인간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아기였을 때 다른 많은 종류의 소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Vouloumanos & Werker, 2004), 목소리에 대한 선호는 우리가 어린 나이에 언어를 배우도록 한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의 뇌는 음성을 인식하기 위해 음성을 조직화해야 한다. 사춘기 이전 우리의 뇌는 언어 입력에 매우 수용적이지만, 사춘기 이후에는 그만큼 유연하지 않다. 그 결과, 우리는 어릴 때 제1언어와 제2언어를 모두 습득하고 숙달하는 데 더 능숙하다 (제2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기에는 성인이 어린이를 앞지를 수 있다; Johnson & Newport, 1989). 이 능력은 특히 억양과 문법과 같은 측면에서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Hartshorne, Tenenbaum, & Pinker, 2018; Lenneberg, 1967). 예를 들어, 수화를 늦게 배우는 청각장애 아동은 수화를 일찍 배우는 청각장애 아동이나 나중에 청각장애인이 되어 수화를 제2언어로 배우는 아이들만큼 수화를 잘 배우지 못한다 (Mayberry, 1993). 

  언어 습득의 민감한 시기에 대한 또 다른 증거는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두뇌에 대한 연구로부터 나온다. 참가자들이 다른 언어를 듣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활용해 뇌 활동을 모니터링하였다. 만년에 제2언어를 배운 이중 언어 구사자는 제2언어를 들으면 뇌의 한 부분이 활성화되고 모국어를 들으면 다른 한 부분이 활성화된다. 두 부분 모두 언어 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인 브로카 영역의 전두엽에 있다. 반대로, 어릴 때 제2언어를 배운 이중 언어 구사자는 제2언어나 모국어인지에 관계없이 동일한 위치에서 활성화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Kim, Relkin & Lee, 1997; Chee et al., 1999 참조). 이것은 삶의 초기에 뇌의 언어중추가 다양한 종류의 언어적 입력에 적응하는데 매우 유연하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가 끝나기 시작한 후, 뇌 영역은 더 이상 새로운 언어에 적응하기 위해 재구성될 수 없다(Perani, Paulesu, & Galles, 1998 참조). 

  인간이 언어 습득에 민감한 시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시험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는 15세 정도까지 언어 입력 없이 일부 아이들을 실험적으로 양육하고, 그들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그들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때때로 "금지된 실험"이라고 불리고, 말할 필요도 없이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종류의 연구를 진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이 금지된 실험을 반영하고 있는 몇몇 비극적인 아이들의 사례들이 있다. 한 예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정글에서 살았던 캄보디아 여성이 있다 (MacKinnon, 2009; 그림 5.3). 또 다른 사례는, 1800년 프랑스에서 12살 야생 소년이 숲에서 나왔다. 이 아베롱Aveyron의 야생 소년은 태어날 때부터 숲에서 살았었다. 그는 선생님으로부터 몇 년 동안 말하도록 지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두 단어만 배울 수 있었다: 우유milk와 신이시여ohmyGod. 그는 결코 완전한 기능을 하는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했으며, "접근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고, 무심하고 반쯤 불분명한 소리만 들을 수 있거나, 또는 생각 없이 침묵하는 일종의 식물적 삶" (Newton, 2002, p. 101)을 살았다. 

  또 다른 예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례였다. 지니라는 이름의 어린 캘리포니아 소녀는 13살이 될 때까지 변기 의자에 사슬로 묶여 있거나 우리와 같은 침대에 갇혀 침묵 속에 홀로 자랐다. 1970년 발견 당시 그녀의 어휘는 두 단어로 구성되었다: 그만해stopit와 더는안돼nomore. 다양한 과학자들과 양부모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지니의 재활에 참여했다. 그러나 지니는 상당한 지능과 유일한 언어에 수십 년 동안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어휘는 발달하였지만) 4살 이상의 문법이나 구문을 익히지 못했다. 그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쓴 문장 중 가슴 아픈 예로는 "엄마 사랑 지니를 생각해보세요Think about Mama love Genie." (Newton, 2002, 27쪽)가 있다. 더 최근에, 미국에서 일어난 끔찍한 아동학대의 또 다른 피해자는, TV 오프라 윈프리 쇼Oprah Winfrey Show에서 "창가의 소녀the girl in the window"로 보도되어 유명해진 여자아이는 6살 때까지 침묵 속에 양육되다가 입양 가정으로 옮겨졌다. 부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인이 된 그 여성은 심각한 인지장애가 남아 있고 언어 능력도 거의 없다 ("창가의 소녀"는 어떻게 지낼까How “The Girl in the Window” Is Doing, 2014). 

그림 5.3 언어 없는 성장. 이 캄보디아 여성 로촘 프니엥Rochom P'ngien은 대략 8살부터 26살까지 정글에서 혼자 살았다. 사회에 다시 통합하려는 그녀의 시도는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례들은 우리가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엄밀한 실험 통제가 부족하다. (그러나 보호자들과의 초기 경험이 언어와 인지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가난한 루마니아 고아원에서 수행된 통제된 실험 연구를 보라: Nelson, Fox, & Zeanah, 2013). 게다가, 아이들의 언어적 어려움은 그들의 언어 노출의 부족보다는 그들이 경험한 트라우마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 연구는 민감한 시기가 끝난 후 제1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야기와 다수의 언어 습득에 대한 연구는 우리 모두가 비슷한 언어 학습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우리들 중 일부는 영어를 배우는 것을 지향하고, 다른 일부는 힌디어나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3,000개 이상의 언어 중 다른 어떤 것을 배우는 것을 지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언어를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우리의 초기 경험은 우리의 뇌가 우리가 나중에 접하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 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결정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이해하도록 사회화되어 있다. 영어권 사람들은 영어권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고, 힌디어권 사람들은 힌디어권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특히 초기의 경험—이 다르고 이것은 우리의 뇌가 우리가 들은 언어 입력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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