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매력과 인간관계(2)-친밀한 관계
스티븐하이네의<문화심리학CulturalPsychology>
친밀한 관계
2장에서 논의한 것처럼 인간은 초사회적 동물이다. 모든 문화권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사교하고, 식사를 나누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어울리고, 잠을 자기도 한다.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많은 커플들이 자신만의 가정을 꾸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중 고독을 느끼는 시간은 비교적 적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인생의 대다수 사건들은 대인 관계의 맥락에서 전개된다.
관계는 우리 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도 포함한다. 사람들의 대화를 체계적으로 도청한 연구자들은 가장 흔한 주제가 다른 사람에 대한 가십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Dunbar, Marriott, & Duncan, 1997). 시간 경과에 따른 사람들의 행복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행복한 시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이다(Csikszentmihalyi & Hunter, 2003). 정서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은 관계의 단절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포함한다(Holmes & Rahe, 1967). 친밀한 관계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한다는 것은 분명하며,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탐구하지 않고서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기반은 보편적인 것으로, 사람들이 철저하게 고독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예측 가능하고 중요한 몇 가지 방식이 다양하다.
기본 관계형 모델
이 책의 여러 장에 걸쳐 다양한 심리 과정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논의했다. 따라서 우리는 문화마다 관계의 종류가 다를 수 있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얼마나 광범위할까? 어떤 문화권의 사람들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낯선 기본적인 성격을 가진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심리 인류학자 앨런 피스케Alan Fiske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라고 주장한다(Fiske, 1991, 1992). 관계와 관련하여 문화마다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피스케는 모든 형태의 관계는 공동체 공유, 권위 서열, 대등한 상응, 시장적 가치 관계라는 네 가지 기본 사회적 상호작용 모델 중 하나 이상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관계 모델은 공동체 공유관계communal sharing로 알려져 있다: 집단의 구성원들은 그들의 개성보다는 공통된 정체성에 중점을 둔다. 모든 사람은 동일한 권리와 특권을 가지고 동등하게 대우받는다. 모든 곳에서 공동체 공유관계가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영역 중 하나는 가족 안에서 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일반적으로 각 구성원이 무엇을 가져가고 무엇을 기여했는지 면밀히 추적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통 누나가 남동생보다 더 큰 파이를 먹을 자격이 있다거나, 가족이 여름 휴가를 어디로 갈지 결정할 때 누나가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공동체 공유관계의 이상적인 목표는 집단의 모든 구성원 간의 평등이다. 자원은 공동의 것이며, 개인에게 공로에 따라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이익을 위해 더 큰 전체에 속한다.
물론 가족 내에서도 완전한 평등은 없다. 예를 들어, 자녀가 어떤 종류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모의 의견이 자녀의 의견을 무시할 수 있다. 이것은 두 번째 관계 모델인 권위 서열 관계authority ranking를 반영한다. 사람들은 사회적 위계질서에 따라 서열이 매겨지며, 서열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이 누리지 못하는 위신과 특권을 갖는다. 그러나 부하들은 종종 위로부터 보호와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다. 권위 서열 관계의 전형적인 예는 군대에서 계급이 혜택, 권력, 직책, 위신 및 의무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위 구성원은 수입이 적고 특권이 적으며 상위 구성원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비대칭성은 모든 권위 서열 관계의 근간을 이룬다.
세 번째 기본 관계 모델은 균형과 상호성의 개념에 기반한 대등한 상응 관계equality matching이다. 사람들은 교환된 것을 추적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건으로 갚으려는 동기를 부여받는다. 대등한 상응 관계는 서양인에게는 네 가지 관계 모델 중 가장 친숙하지 않지만, 전 세계 많은 문화권에서 매우 흔한 방식이다. 서양 사회에서는 카풀, 상호 저녁 식사 초대, 크리스마스 카드 교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그림 11.7). 아프리카, 아시아, 카리브해 지역의 많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서양적 사례로는 순번제신용제(rotating credit association: 계)가 있다(예: Fessler, 2002). 정해진 날짜에 부족의 모든 가족이 동등한 액수의 돈을 풀에 기부하고, 한 가족이 전체 금액을 가져간다. 각 가족마다 차례가 주어지므로 몇 년에 한 번씩 각 가족은 짧은 기간 동안 여분의 돈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기여가 동등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전체 금액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도 동등하게 보장한다. 대등한 상응 관계에서는 개인의 상대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으며, 각각은 순위에 상관없이 자신의 차례를 얻는다.
그림 11.7 대등한 상응 관계.
대등한 상응 관계는 사람들이 동등한 상품을 교환하는 관계 모델이다. 서양 이외의 많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양인들 사이의 한 예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교환하는 것이다.
네 번째 관계 모델인 시장적 가치 관계Market pricing는 비례와 비율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교환되는 혜택의 모든 기능은 일반적으로 돈이라는 단일 차원으로 축소할 수 있다. 대등한 상응 관계와 유사하게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준 것과 동등한 것을 받기를 기대하지만, 시장적 가치 관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양쪽 교환이 동시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이 교환될 수 있다. 양측의 구성원은 교환되는 상품의 비율을 계산하므로 거래는 양측 모두에게 동일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밀가루 한 포대와 조개 여섯 개로 커피 한 파운드를 구매할 수 있는 이유는 양쪽 거래의 가치가 동일하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당신에게 500달러에 새는 지붕을 수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는 당신의 시간과 기술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시장적 가치 관계에서는 거래에서 개인의 상대적 지위는 무관하다.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는 우편실의 신입 사원과 같은 1쿼트의 우유에 대한 요금을 받는다. 또한, 교환의 당사자들은 서로 어떤 종류의 공식적인 관계를 가질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두 명의 낯선 사람이 이베이eBay를 사용하여 합의된 가치를 계산하여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 시장적 가치 관계는 서양 사회에서 매우 일반적이며, 현대 경제학 이론에서는 모든 거래를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스케는 모든 유형의 대인 관계는 네 가지 기본 모델 중 하나 이상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관계에 네 가지가 모두 적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를 하는 가족 내에서 각자가 만족할 때까지 음식을 먹을 수 있고(공동체 공유 관계), 아버지가 테이블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으며(권위 서열 관계), 디저트로는 각자가 같은 크기의 컵 케이크를 요구할 수 있고(대등한 상응 관계), 아이가 식기 세척기에 넣을 때마다 1달러를 받을 수 있다(시장적 가치 관계). 이 네 가지 모델은 모든 문화권의 관계에서 작동한다고 한다.
가정된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각각이 작동하는 범위에는 많은 문화적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시장적 가치 관계는 뉴기니의 포레족보다 오늘날 미국 문화에서 더 광범위한 관계를 특징짓는다. 그리고 시장적 가치 관계는 두 개인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특히 더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일반적이다. 대등한 상응 관계는 전 세계의 많은 전통적 자급자족 사회에서 더욱 강조되며, 정교한 의식이 종종 동등한 가치의 재화를 상호 교환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예를 들어, 트로브리안드 군도Trobriand Islanders 주민들 사이에서 남성들은 "실용적" 가치가 없는 조개 목걸이를 교환하기 위해 탁 트인 바다에서 길고 위험한 여행을 떠난다. 나중에 목걸이를 받은 사람은 비슷한 가치를 지니지만 특별히 실용적이지 않은 선물을 교환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위험한 여정을 떠나야 한다(Malinowski, 1922/1965).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인은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선물을 받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북미인보다 높으며, 대등한 상응 관계에 대한 동기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Shen, Wan, & Wyer, 2011).
권위 서열 관계는 평등주의 사회보다 계층적 계급 기반 사회에서 더 많은 행동을 특징짓는 요소이다. 그리고 공동체 공유 관계에 대한 규범은 미국보다 인도에서 더 강하다(Miller et al., 2014). 서양에서 공동체 공유 관계가 가장 흔한 맥락은 가족이지만, 많은 소규모 사회에서는 부족 단위로 일반화되어 관계 교류의 상당 부분이 부족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서양 사회에서 공동체 공유 관계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광범위한 행동을 특징짓는 것으로 보인다(검토는 Kraus, Piff, Mendoza-Denton, Rheinschmidt, & Keltner, 2012 참조). 따라서 네 가지 기본 관계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일부 문화권에서는 특정 관계 모델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