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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보 May 18. 2023

11장 매력과 인간관계(3)-관계 이동성

스티븐하이네의<문화심리학CulturalPsychology>

관계 이동성


개인적인 친밀 관계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다른지 이해하는 또 다른 열쇠가 있다: 사람들이 관계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자유의 정도이다. 높은 관계 이동성High relational mobility 문화적 맥락에서, 사람들은 기존 관계에 얽매이기보다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많으며 유연한 관계를 맺는다(Yuki et al., 2007). 이는 연인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친밀한 관계에 적용된다. 높은 관계-이동성 문화에 사는 사람은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를 맺더라도 다른 사람과 더 보람 있는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사람들은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는 감각을 유지하고, 유망해 보이는 새로운 관계에 눈을 크게 뜨고 있다.

낮은 관계 이동성low relational mobility 문화권에서는 사람들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거의 없으며, 기존 관계에 대한 약속과 의무가 그들을 계속 이끌고 있다. 인간관계는 안정적이고 종종 평생 지속되는 관계로 간주되며, 관계 유지에 드는 비용뿐만 아니라 관련된 개인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낮은 관계-이동성 맥락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현재 관계보다 더 나은 관계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지 않는다.

관계 이동성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과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낮은 관계 이동성 상황과 높은 관계 이동성 맥락에서 관계의 성격이 어떻게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주요 차이점은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기반에 있다. 낮은 관계-이동성 맥락에서 관계는 주로 상황circumstances에 의해 결정된다. 친척 네트워크가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경우, 이러한 연결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이 좋든 싫든 그저 존재할 뿐이다. 또한, 한 동네에 살고, 학교에 다니고, 직업을 갖게 되면 이러한 맥락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 중 일부는 다른 사람보다 더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동성이 낮은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다; 관계는 자신이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즉, 이 경우 관계가 있는 것이 기본 상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거나 끌리는지는 덜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연애 관계에서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 현재 파트너를 평가할 근거가 많지 않다. 그리고 관계가 더 안정되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관계는 자신의 행동과는 거의 무관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반면, 높은 관계-이동성 맥락에서는 주로 선택에 의해 관계가 결정된다. 상호 자발적으로 시작되고 유지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두 사람 사이의 기본 상태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관계는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단계를 밟을 때만 형성되며, 관계의 미약한 특성으로 인해 관련자들은 관계를 건강하고 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가치가 있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 이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사람들은 개방적인 관계 시장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일생 동안 우정, 연애 파트너, 동료 등 다양한 새로운 가능성에 정기적으로 직면하게 된다. 현재 관계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면 새로운 관계 형성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파트너에게도 다른 선택권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약속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받는다. 즉, 바람직한 파트너로 남을 수 있도록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높은 관계와 낮은 관계-이동성 맥락에서 사는 사람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관계 이동성이 낮은 문화는 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중동에서 유래한다(Adams, 2005; Thomson et al., 2018). 농경 공동체는 사람들이 일어나서 이동할 기회가 거의 없고, 관개 시설 및 기타 공동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이웃과 상호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계 이동성이 낮은 경향이 있다. 자연재해와 같은 심각한 생태적 위협이 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의 유병률이 높은 사회는 관계 이동성이 낮다. 이런 맥락에서 사람들은 친밀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외부인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관계 이동성이 높은 문화권에는 라틴 아메리카, 북미, 서유럽 문화권이 포함된다(Thomson et al., 2018). 목축 공동체는 이웃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농경 공동체보다 관계 이동성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권으로 이주할 때, 전부는 아니지만 관계 이동성에 대한 새로운 문화권의 태도 중 일부를 습득하는 것으로 보인다(Zhang & Li, 2014).

높은 관계 이동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는 북미 대학생들의 문화이다(그림 11.8). 많은 사람들이 집을 떠나 살기 때문에 과거의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다. 학생들은 수업, 기숙사, 학생 동아리, 파티, 공동 관심사 집단 등 다양한 환경에서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사교활동을 하고 있다.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연애 파트너로서 더 매력적이고 호감이 가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계에 대한 대부분의 심리학 연구가 북미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관계, 특히 연애 관계의 형성과 해체에 관한 질문에 집중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가족 관계와 같이 자발적이지 않은 종류의 관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예외적으로 Georgas, Berry, van de Vijver, Kağıtçıbaşı, & Poortinga, 2006 참조). 이 연구를 이끄는 이론적 모델은 관계는 조건적이고 자발적인 것이며, 사람들이 다른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관계가 해체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그림11.8 높은 관계 이동성. 

관계 이동성이 일반적인 대규모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관계 이동성이 낮은 환경에 있는 학생들보다 친구나 연애 상대를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


보다 개방적인 관계 시장에서는 잠재적인 새로운 관계 파트너를 끌어들일 수 있는 속성 중 어느 하나라도 더 높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 대조적으로 사람들의 관계망이 안정적이라면, 사람을 끌어들이는 특성은 덜 유용해야 한다. 사람들을 서로에게 끌어당기는 특성의 한 가지 예로 앞서 설명한 유사성-유인 효과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은 비슷한 다른 사람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경향은 일부 비 서구 문화권, 특히 일본에서 덜 뚜렷하다. 한 연구에서는 미국인이 일본인보다 더 강한 유사성-유인 효과를 보이는 이유를 조사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새로운 관계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느끼는지 표시하게 했다(Schug et al., 2009). 그 결과 미국인들은 비슷한 사람들에게 더 끌리고 일본인보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기회가 더 많다고 느꼈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계 이동성의 문화적 차이가 유사성-유인 효과의 문화적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즉, 미국과 같이 관계 이동성이 높은 사회에서는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유사성과 같이 누군가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특징에 주목한다. 또한, 사람들은 광범위한 잠재적 파트너 네트워크에 접근함으로써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독특해지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Takemura, 2014).


아름다움의 횡포 

높은 관계 이동성 맥락에서 향상된 매력의 가치는 또 다른 연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양인의 경우,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 신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보다 삶의 결과가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장점 중 일부는 불공평하게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력적인 작가가 쓴 것으로 여겨지는 에세이는 덜 매력적인 작가가 쓴 에세이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Landy & Sigall, 1974); 매력적인 정치인은 매력적이지 않은 정치인보다 더 많은 표를 얻는다(Efrain & Patterson, 1974); 매력적인 아이들은 교사로부터 더 똑똑하고 행동이 좋다고 평가받으며(Clifford & Walster, 1973); 매력적인 MBA 졸업생은 덜 매력적인 졸업생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Frieze, Olson, & Russell, 1991); 매력적인 범죄자는 덜 매력적인 범죄자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받는다(Stewart, 1980).

신데렐라의 친절함과 아름다움이 사악하고 못생긴 의붓언니와 비교될 때처럼, 어릴 때부터 우리는 매력적인 사람이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보다 더 바람직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배운다. 이러한 "아름다움의 횡포tyranny of the beautiful"를 설명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것이 신체적 매력의 수준이기 때문에(처음 만났을 때 바로 볼 수 있음), 그 사람이 다른 긍정적인 특징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인지적으로 더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후광 효과halo effect라고 한다(예: Kaplan, 1978).

그러나 이 연구의 대부분은 관계 이동성이 높은 북미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동성이 낮은 표본에서도 아름다움의 횡포가 같은 방식으로 관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새로운 관계를 맺을 기회가 적다면, 잠재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이 적을 것이므로 신체적 매력은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한 연구에서 가나 및 미국 대학생들은 전반적인 삶의 결과와 우정에 대한 만족도를 설명했다(Anderson, Adams, & Plaut, 2008). 참가자들의 사진은 참가자들의 문화권 심사위원들에게 신체적 매력으로 평가되었다. 조사 결과 다시 한번, 미국인 참가자들에게 아름다움의 횡포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매력이 넘치는 미국인들은 덜 매력적인 미국인들에 비해 자신의 삶과 우정에 더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매력이 넘치는 가나 사람들은 덜 매력적인 가나 사람들에 비해 전반적인 삶의 결과와 우정에 덜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나 사람들은 미국인보다 관계 이동성이 낮기 때문에 아름다움의 횡포는 가나의 맥락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도시 환경에 거주하는 관계 이동성이 높은 미국인과 농촌 환경에 거주하는 관계 이동성이 낮은 미국인을 비교했을 때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더 매력적인 도시 미국 여성일수록 안녕감이 높은 경향이 있었지만, 미국 시골 지역 여성들 사이에서는 매력과 안녕감 사이의 동일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Plaut, Adams, & Anderson, 2009).


주거 이동성


관계 이동성은 주거 이동성residential mobility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정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더 많이 이동하기 때문에 거주지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인들은 오랫동안 주거 이동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Oishi, 2010 참조). 유명한 정치학자이자 역사가인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19세기에 다음과 같은 관찰을 했다:


미국에서는, 한 남자가 노후를 보낼 집을 신중하게 짓고 지붕을 얹기 전에 그것을 팔 것이다... 그는 한 곳에 정착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욕망을 품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1835/2003, 623쪽)


사람들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주지를 바꾸는 것이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칠까?

문화 심리학자 시게히로 오이시Shigehiro Oishi와 그의 동료들은 흥미로운 일련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거주지를 옮길 때 나타나는 다양한 결과들을 보여주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자주 거주지를 옮기는 지역과 사람들이 더 안정적으로 머무는 지역을 비교했으며, 평생 여러 번 이사한 사람과 전혀 이사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이사를 전혀 하지 않은 학생들과 달리 주거 이동을 많이 경험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그들은 자신의 대학에 더 많은 조건부 충성심을 보인다; 그들은 긍정적으로 묘사될 때만 자신의 대학과 동일시하고 부정적으로 묘사될 때에는 동일시하지 않는다(Oishi, Ishii, & Lun, 2009).

• 그들은 캠퍼스에 더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이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더 많은 새로운 친구들을 얻고 있다(Seder & Oishi, 2008).

• 그들은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집단 구성원보다 만나자마자 바로 드러나는 자신의 성격 특성을 정체성의 더 중심적인 부분으로 여긴다(Oishi, Lun, & Sherman, 2007).

• 그들은 지역 매장보다 어디를 가든 동일한 대형 전국 체인점(예: 스타벅스, 월마트, 반스앤노블)을 선호한다(Oishi, Miao, Koo, Kisling, & Ratliff, 2012).


주거 이동성이 높을 때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분명한 이점은 평균적으로 이사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가족 근처에 머물면서 이사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더 나은 취업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가족으로부터 이동성에 대한 태도를 배우기 때문에 주거 이동성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는 여러 세대에 걸쳐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주거 이동성이 낮은 가정은 더 가난한 경향이 있다(Alesina, Algan, Cahuc, & Giuliano, 2015).

미국 내 주들 중에서 네바다주의 주거 이동률이 가장 높다(그림 11.9). 이사를 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미국 지역사회에서는 평균적으로 fair-weather sports fans(좋아하는 팀이 잘할 때만 관심을 갖거나 응원하는 스포츠 팬, 역주)이 더 많은 반면(즉, 프로 스포츠 경기 참석이 지역 팀의 성적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 주거가 안정적인 지역사회에서는 팀이 지고 있을 때에도 스포츠 경기에 참석한다(Oishi et al., 2007). 주거 이동성이 높은 지역은 범죄율도 높고 지역사회에 대한 친사회적 행동도 적다(Oishi et al., 2007; Sampson, Raudenbush, & Earls, 1997). 또한, 미국의 주거 이동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1인당 대형 전국 체인점 수가 더 많으며(지역 체인점 수는 많지 않음), 해당 체인점에서 판매되는 상품 수도 더 많다(Oishi et al., 2012). 사람들이 자주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삶이 사람들의 관계 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태도와 생활 방식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인이 전 세계 문화권에서 심리적으로 특이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이동 생활 방식 때문일 수 있다(예: Henrich, Heine, & Norenzayan, 2010a).

그림 11.9 주거 이동성.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주거 이동률이 매우 높은 미국 지역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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