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도덕과 종교(2)-자문화중심주의와 문화간 도덕성
스티븐하이네의<문화심리학CulturalPsychology>
자문화중심주의와 문화 간 도덕성
1장에서 설명한 것처럼 자문화중심주의는 낯선 문화권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 일반적으로 자문화중심주의는 사람들이 자기 문화의 삶의 방식이 다른 문화보다 어떤 면에서 더 낫거나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적 가치와 일치하는 방식으로 사고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문화의 관점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평가하도록 사회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문화중심적 관점을 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자문화중심적 편향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에서 선호하는 심리 과정이 아닌 보편적으로 타당한 심리 과정의 기준을 고려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다.
문화적 관행을 평가할 때 자신의 문화적 틀을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기 위해, 논란이 많은 이 질문을 어떻게 조사할지 생각해 보자: 어떤 문화가 가장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할까? 삶의 질 순위를 매기는 척도는 다양하며, 각 척도에 따라 문화권의 순위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삶의 질을 사람들의 평균적인 긍정적인 정서 경험 수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이는 자신의 삶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낸다. 이 변수를 기준으로 문화권의 순위를 매기면 푸에르토리코와 멕시코가 긍정적인 감정 측면에서 세계 선두를 차지하게 된다(Inglehart, 2004). 또는 장수를 삶의 질 기준으로 고려할 수도 있는데, 이는 다양한 문화 집단의 신체적 건강을 객관적인 지표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의 질을 운용하면 싱가포르와 일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중앙 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2006b). 1인당 소득이 삶의 질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지표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노르웨이와 미국이 최상위에 위치할 것이다(중앙 정보국, 2006a). 또 다른 가능성은 국가가 국민 간의 불평등을 얼마나 잘 최소화하는지를 기준으로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덴마크와 일본이 세계 최고를 차지할 것이다(인간 개발 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s, 2005). 또는 가장 낮은 자살률을 좋은 삶의 지표로 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바베이도스, 앤티가 바부다는 자국민에게 가장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2016). 진화 생물학자들은 동물의 생식 능력, 즉 살아남은 자손의 수를 기준으로 성공에 대해 논의한다. 이 삶의 질 기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영토와 콩고민주공화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인구조회국Population Reference Bureau, 2006).
정신적 만족도, 교육 수준, 최저 범죄율, 환경 청결도, 가족 관계의 안정성, 노벨상 수상 횟수 등 삶의 질을 반영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수 있으며, 각 변수마다 세계 문화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주어진 변수에 따라 문화에 순위를 매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의미 있는 변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은 각 문화권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 척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예: Schwartz & Sagiv, 1995). 일반적으로 문화권에서는 자국 문화가 특별히 성취한 특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말처럼 "어떤 순위 체계에서 누가 1위로 나오는가는 결국 순위를 매기는 사람이 누구냐에 달려 있다"(2011, 75쪽)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여러 문화권에서 현상을 평가하려는 모든 노력에 내재되어 있다. 가치와 도덕이 서로 밀접하게 겹치는 점을 고려할 때, 옳고 그름에 대한 문화권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고려하면 더욱더 중요하다. 도덕적 추론의 문화적 다양성 때문에 우리는 다른 문화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 신중해야 하며(예: Shweder, 2000), 그러한 다양성이 왜 존재하는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