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경계가 생겼다.

이제 나는 내가 지킨다.

by 소구미
정말 오랜만에 꿈에서 탁 깼다. 누가 갑자기 나를 깨운 것 같았다. 마지막 장면만 선명하게 남아 있다.


논에 벼가 익어가는 지금 시기. 길과 논 사이에는 가드레일이 길게 이어져 있고, 논둑에는 뱀이 우글우글 모여 있었다. 그 뱀들은 가드레일에 막혀 있었다. 나는 길 위에 서 있었고, 뱀들이 가득한 길로 건너가려는 참이었다.

그 순간,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갈 필요 없다.”

마치 TV 화면이 꺼지듯 장면은 사라지고, 나는 바로 눈을 떴다.

나는 명백히 느꼈다. 뱀의 길은 나의 길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또다시 그곳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번에는 누군가가 나를 막아섰다. 보호자 같았고, 신과도 같았다. 심장은 편안했고, 머리는 멍했다. 그 목소리는 엄청나게 단호했고, 내 머리를 탁 치는 듯했다.

분명하다. 뱀은 내 안의 상처도, 변화도, 내가 다루어야 할 무엇도 아니었다. 그저 가지 말아야 할 곳이었다. 나의 무모함을 멈추라는 것, 나의 길을 가라는 것, 더 이상 그 길로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전에도 뱀 꿈을 많이 꿨다. 언제나 뱀길을 거침없이 들어갔다.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는데, 누군가 나를 깨웠다. 경계가 생겼다. 심지어 뱀꿈에 가드레일이 나타나다니. 예전엔 바로 옆에 뱀들이 우글거렸고, 나는 그냥 거침없이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가드레일이 서 있었고, “갈 필요 없다”는 목소리까지 들렸다.

나는 감동했다. 드디어 누군가 나를 보호해주었다.
그건 명백히 내 안의 어떤 것이었다.

꿈 속에서는 뱀이 훨씬 더 빽빽하고 많았다
멈추어야 할 때.
더 이상 고통 속에 자발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이제 나는 내가 지킨다.
2025092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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