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이꽃 Apr 06. 2020

잠깐 영화 보고 갈래? 2- 백설공주 살인사건

별 볼 일 없던 한량 프로듀서 유지는 그날도 할 일이 없어서 트위터에 열중하다가 친구에게 전화 한 통을 받게 됩니다. 연락도 뜸하던 친구가 전화를 해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살인사건의 주인공을 자기가 안다고 떠들어댑니다.
마침, 유지는 자기가 일하고 있는 방송국에 큰 건 하나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었는데 기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취재도 하지 않은 채 친구에게 들은 얘기를 검증도 없이 트위터에 바로바로 업데이트를 하고 반응은 삽시간에 폭발적입니다.

심심하던 유지의 머리 위에 폭죽이 터지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계약직인 프로듀서일도 잘 풀릴지 모른다 생각하여 본격적으로 <백설공주>라 불리던 피해자 주위의 직원들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시로이 마키는 아무 증거도 없이 타인들의 말과 정황에 의해 <살인자>가 되어 오도 가도 못하고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런데 사건이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살인자로 몰려버린 시로이 마키의 대학교 친구가  방송국에 항의를 하는 편지가 오고 당신들이 취재한 사람들은 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며 다시 정황을 잘 살피라고 충고합니다.

얼뜨기 프로듀서 유지는 내키지 않았지만 시로이 유키의 고향으로 내려가서 후속 취재를 하게 되는데 그녀의 새로운 진짜 모습들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완전 미궁으로 빠집니다.

“ 내가 살인자로 몰아버린 시로이 유키가 살인자가 아니라면 백설공주를 살인한 진범은 누구야?”

누구였을까요? 영화의 반전 결말, 스포일러 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만 백설공주를 살인한 진범은 엉뚱하게도 맨 처음 유지에게 사건을 제보했던 친구였습니다.

죽은 백설공주는 회사의 선배였는데 회사에서 교묘하게 부하직원들과 동료들을 시녀처럼 부리며 나쁜 일을 일삼던  앞. 뒤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백설공주가 아닌 마녀 같은 여자였는데 사람들은 그 진실을 모르고 그 여자를 추앙하는 상황에 원한을 갖게 된 겁니다.  

그런데 왜 유지에게 난데없이  전화를 해서 자기가 살인자를 알고 있노라고 제보를 했던 걸까요?  유지가 입이 가볍고 트위터 중독자인걸 알고 그걸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소식을 흘려 경찰이 진범을 찾기 전에 방송을 이용해 관심을 돌리려 했던 겁니다.

스타가 되고 싶었던 입이 가벼운 유지는 그가 쌓은 업보를 아주 제대로 받고 방송국에서 쫓겨납니다. 그리고 결국 모든 진상은 제자리를 찾고 살인자는 교도소로, 모함을 받아 큰 고통에 처했던 시로이는 자기의 일상을 찾아갑니다.

영화의 결말을 스포 했음에도 이 영화는 스토리가 쫀쫀해서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나에게 소문을 속삭이는 누가 있다면 그 사람의 의도를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스캔들 좋아하는 사람을 조심하게 될 겁니다. 호되게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시로이가 불쌍했지만 영화의 마지막엔 시로이가 제일 평온합니다.

시로이만이 폭퐁의 핵을 견뎌낸 경험자였거든요. 누구보다 더 평온하게 어떤 어려움도 잘 이겨낼 거란 믿음직스러운 미소를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지인분들과 관계 속에서 힘든 분이 계시다면 추천해드려요. 소문이란 거 그거 , 조금만 지나면 별게 아닌 게 된답니다.

내가 오늘을 진심으로 살아냈다면 그 세월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또 손을 내밀어 나를 그 소문의 진흙탕에서 건져내어 줄 겁니다. 소문에 흔들리지 마세요. 내가 살아낸 인생이 다른 사람의 몇 마디에 다 거짓말이 되진 않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레시피. 딸기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