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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꽃 Aug 18. 2020

잘들 계시지요? 보름만에 안부를 전하네요.

글을 너무 오래 안 쓰고 있었더라고요. 마음은 차분한데 글이 안 나와서 소식을 못 전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오랜 장맛비에 저의 감성에도 곰팡이가 슬었는지 푹 젖은 몸이 개운하게 털고 일어나 지지가 않네요.


상담은 벌써 4주 차에 들어서고 있어요. 덕분에 맘에 화가 훅 풍선 꺼지듯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운이 안 나나 싶었는데 딸 걱정에 온 생각이 사로잡혀 있어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고3 값을 하고 지나가느라 요즘 한 열흘동안 제가 밥을 먹어도 먹은 거 같지가 않고 잠을 자도 잔 거 같지가 않거든요.


수학 공부를 징그럽게 했다고 자부하던 딸이 수학 점수가 완전 꽝이 된 기말 시험지를 받아 들고 “나 수학 안 할래!”하고 푹 퍼져버렸습니다.

수능 120일 남겨놓고 수학을 안 하겠다니... 이런 난감한 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 정말 부모 노릇 엄청 힘들다 싶었던 한주였던지라 글이고 책이고 머리에 들어오지가 않았어요.


많이 겸손해지고 지쳐있는 상태라 대본 숙제도 매우 덤덤한 상태로 쓰고 있습니다.

시퀀스 표도 씬 구성표도 건너뛰고 시놉시스 작성하고 바로 대본으로 들어가서 틈날 때마다 숙제하는 중이에요.


대본 숙제하랴, 딸아이 근심 어린 얼굴에 밥 먹이려 애쓰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네요. 사는 게 고행입니다. 크크

며칠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어서 미드 범죄물에 빠져서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가을바람 좀 불어오고 아이가 원서를 쓰고 나면 그때는 맘이 좀 편해질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나의 산소통, 글쓰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안부인사 남겨놓고 갑니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제일 좋아했던 단어가 “간바레!!”였습니다. 한국어로 “ 힘내!!” 란 뜻입니다.

간바레!!! 힘내라!! 뱃가죽이 훅 꺼져 기운 떨어져 있지 말고 ~~ 좋은 날을 상상하며 힘내!라고 소리치며 깻잎을 절이고 있어요.

아무리 기운이 떨어져서 글은 못 써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은 해야 합니다. 크크크


좋은 글감이 쌓여서 또 여러 사람들이 위로받고 가는 쉼터가 될 수 있도록 분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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