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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에 상고대가 피어오르다

팔공산 갓바위를 못 가봤으니 언젠가 다시 가야겠다

날짜: 2016년 2월 14일(일요일)
날씨: -3~4도 (봄인듯싶다가 갑자기 추워짐)
코스: 수태골~오도재~비로봉~동봉~염불봉~염불암~일주문~소공원(케이블카) 9, 52km 5시간 소요
소개: 팔공산은 북한산처럼 등산로가 샛길이 많고 복잡하여 길을 헤매이기 쉽다, 수태골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면 입장료 지불, 육산과 암릉이 골고루 섞여있음, 갓바위까지 가면 코스가 길어짐, 전혀 다른 산처럼 동떨어져 있음




대구 팔공산을 가자고 한다, 팔공산? 갓바위! 팔공산 하면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자동완성 단어 아닌가? 그런데 그 코스로는 안 간다고 한다. 팔공산 갓바위가 전국 생기처 4번째라고 하는데 가보고 싶었는데 거기는 주봉인 비로봉에서 7km 이상이나 떨어져 있다. 지도를 보면 완전 동떨어진 동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설 연휴 때만 해도 완연한 봄 날씨였는데 어느덧 봄비가 한번 내리더니 계절이 거꾸로 가고 있다, 안 오던 눈도 오늘은 펑펑 쏟아지고
팔공산에서 손가락이 시려울 정도로 추워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산행일에는 바람도 초속 12미터로 쌩쌩 불어서 오도재 주능선에 올라서자 왱왱거리는 북서풍으로 후려치는 바람에 능선 따라 피어있는 상고대도 생겼다. 정상에 올라가면 아마도 바람이 심상치 않을 소리다. 지난번 설악 대청봉 때처럼 모자 날아갈까 봐 머리 뒤쪽 버프를 정수리까지 올려서 모자를 애워씌웠다. 

그때 그 모자는 시중에서 판매를 안 하는 모자라 잊지 못하고 있으니 지인이 그 똑같은 모자 나도 있다고 하여 그걸 다시 얻어왔다. 이제는 바람에 날려먹지 않을 테야!

다행히도 비로봉 정상은 지형지물의 특성으로 바람이 위로 올려치고 있어서 소리처럼 무시무시하지는 않았다.

기온이 이 정도일 줄은 모르고 게다가 경남이라 수도권보다 더 따뜻하겠지? 하고 2중 우모 장갑을 안 가져가서 손이 시려서 사진도 40장도 안되네 다른 때 같으면 보통 70~80장은 나오는데 손이 곱아서 모든 게 귀찮았다. 난 왜 이리 손이 시린 건가..?ㅠ.ㅠ

게다가 준비해온 핫팩이 2년 지나서 그런지 개봉하고 두세 시간만 따듯했다가 금방 식어버리곤 해서 곱은 손을 녹일 수가 없었다. 핫팩도 유통기한이 있나? 제길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겨울이 지나가면 3년이네 더 이상 숙성되기 전에 다 써 버려야겠다.



수태골에서 동화사, 동화사에서 수태골이 주 코스라고 한다. 그럼? 갓바위는 언제가?
전날까지 퍼부어내린 비로 계곡물은 콸콸콸 징검다리를 이쪽 저쪽으로 두어 개 건너다니고
올라가는 길은 추운 날씨로 진창길은 없었고 길도 좋았쪄
엄청나게 넓은 대슬랩이다
폭포 가는 길 따라 갈라지는 길로 가도 위에서 만나는데 몰랐다.
폭포랍시고 낙차가 우렁찬 줄 알았더니만 그냥저냥


뭔 샛길과 갈림길이 많은지 꼭 미로 같은 북한산 같다. 

어디로 가야 하나 우왕좌왕 거리는 순간 눈앞에 작은 이정표 하나 '트랭글 대경 멤버스'에서 설치해둔 거다. 먼 친척을 못 듯 반갑다.ㅎ

갓바위까지 가면 15킬로 이상 장거리일 듯 우린 동화사로 내려오라 했다. 그저 그리운 이정표만 보고. 지나친다.
오도재 능선 길에서부터 상고대가 보인다. 싸라기눈과 불어오는. 바람으로 너무 춥다
날씨도. 흐릿하고 조망도 꽝꽝
그래도 이런 상고대가 있느니 추워도 위안이 된다.


바닥은 싸라기눈 나무에는 상고대 이외에 눈은 흔적도 없다.
바람에 안개가 걷히더니 짠~ 이렇게 멋진 상고대가 위로해준다.


머리카락 보인다 꼭꼭 숨어라. ㅋㅋ
염불암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서 일부는 샌드위치 패널로
손이 시려서 대충 찍어서 사진이 제대로 나온 게 없네 셔터속도 도 너무 느려서 흔들리고 망친 사진이 한둘이 아니구만 ㅎ


산 정상부 쪽에 허옅게 상고대가 아래서도 보인다. 아래쪽은 위에 보다 바람도 없었고 따듯했다.

내려오는. 길도 참. 다양해서. 일행과. 해저 져서 솔길따라 내려오다 보니 웬 저수지? 게다가 사유지인 듯 펜스에 철문까지 굳게 잠겨 있어서 다행히도 자물쇠가 없어서 슬그머니. 열고 다시 닫고 나왔다.


동화사는 옆 방향으로 가나 본데 일주문 스케일로 봐서 엄청나게 큰 거 같다. 이곳에서 2500원씩 징수
케이블카를 타도 정상까지 안 가고 저기 보이는 곳이 끝이다


주차장 근처에서 썰렁하게 손님 없어 놀고 있는 식당에서 독채로 하산주와 요기를
버섯 전이라며? 젓가락으로 들면 버섯이 우르르 떨어지는 ㅋㅋ
파전은 그런대로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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