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 굽이 용의 등뼈처럼 아홉개의 봉우리의 절경
날짜: 2016년 5월 15일 (일요일)
날씨: 10~21도 (저녁에 우천 예보로 기온은 적당함)
코스: 구봉산 주차장~ 1봉~2,3,4,5,6,7,8봉~9봉(천왕봉)~바랑재~멸치골 6,69km 5시간 10분(정체로 촬영시간포함)
소개: 구봉산 주차장부터 바로 위로 올려치는 경사로 산 전체가 대체적으로 잔돌이 많아서 미끄럽고 아홉개의 봉우리 오르내림으로 체력소모가 심한 난이도이지만 산세가 멋지고, 국내 산악최장 길이인 구름다리는 구봉산의 백미였다. 하산길은 바랑재부터 급경사로 잔돌도 많고 발디딤시 낙석이 발생하고 흘러내리는 흙길이라 조심히 하산을 해야했었다.
산길을 걷는 시간만큼은 홀로라도 외롭지 않다
새들이 친구가 되고, 바람소리가 귓가에 스치며 힘내라 말해줬지
무념무상으로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저 산처럼..
가슴 벅차오르는 대자연에 숙연해지며..
그렇게 변함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이 흐르길...
전북 진안에 위치한 구봉산 100대 명산으로 4봉과 5봉 사이의 구름다리는 압권이였다. 봉우리 모양이 연꽃잎 처럼 생겼다 하여 연꽃산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구름다리에 잘 만들어진 데크 와 전망대 시설로 쉬어가기 좋으며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산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6~9봉까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힘들기에 9봉 근처나 바랑재에서 먹는것이 좋을꺼 같았다. 이미 포만감 있게 점심을 드신분들 무척 힘들어 하시더라는 ㅎㅎ 나는 구름다리에서 간식을 과일로 간단하게 허기지지 않게만 먹고 바랑재 지나 50미터 지점에서 한적한 조망 바위 위에서 먹었다.
진안군에서 구름다리를 작년에 설치하고 이후로 구봉산을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였다고 한다. 주차비도 안받는 대형 주차장으로 관광버스 수십대는 너끈히 들어갈수 있고 화장실과 세면시설이 잘되어 있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1봉이 우뚝 쏟아있다, 산세를 보아하니 등로가 쉽지는 않겠군 음~ ㅋ
전체 길이가 7km 도 되지를 않지만 암릉이 부서지거나 매끈거리는 특성으로 난이도가 있으며 추월차선?이 없어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구간이 몇 군데 있어서 정체시 답답했었다. 대구에서 친목산악회 버스가 몃대 왔는데 불행하게도 내 앞쪽에 포진되어 있어서 길막이로 멍~ 하니 구경하거나 추월할 틈이 보이면 알바길로 추월을 많이 했다.
서울을 7시 30분에 출발하여 들머리에서 10시 24분 산행 시~~작! 4시까지 마~무의리! 해야됨
들머리는 주차장에서 바로 붙어 있고 다른 국립공원이나 큰 산처럼 초입거리를 걷는 구간이 없이 바로 빡시게 올려치는 스타일이였다.
워밍업 구간이 없다보니 초장부터 밀린다, 경상도에서 친목산악회 버스 몃대 풀렸는데 하필 등산로에 이미 줄세우기를 했다, 대신 일부구간마다 추월가능하여 노가리풀며 세월아 네월아 하는 산객들을 추월했다. 으휴~ 산에 온건지 동창회온건지 고성방가로 떠들고 시끄럽기 까지 하네! 딸랑 딸랑 종에 효도 라디오 크게 틀어 꿍짝거리며~!
산행일 저녁에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낮 시간 동안은 하늘만 쾌청하였는데 오후 들어서면서 점차 먹구름이 스물스물 몰려와서 불안했다.
칙칙폭폭 기차놀이 중이다, 이런 길은 옆으로 추월 가능 정체구간 한무리를 재꼈다,
조금 올라가니 구름다리가 보인다, 다리 보다 다리 주위로 전망대와 데크시설이 더 잘되어 있었다.
북한산처럼 쇠파이프가 아닌 나무등에 줄을 매어놓은 것이라 앞사람이 체중을 실어 훅~ 잡아당기면 줄잡고 있던 뒷사람이 움직이는 위험한 구간이 많았다.(직벽이 아닌 이상에야 발디딤 70% 밧줄 30%, 밧줄은 보조 역할이지 줄에만 100% 체중을 실어 의존하는 산객은 꼭 사고가 난다 이날도 3봉 근처에서 70대 노인이 15m 아래로 실족하여 헬기가 떴었다)
1.4km 첫 번째 봉우리까지 50분이나 걸렸다, 정체가 없었으면 30분이면 되지 않을까 싶은 코스였다. 1봉부터 8봉까지 소 봉우리마다 인증 사진들 찍는답시고 가뜩이나 협소한 길 막고 사진 찍는다고 정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돗대기 시장이고 질서도 없다, 서로 인증사진 찍는다고 아우성들 속에 한참을 기다려 빈 정상석 사진 건졌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오히려 더 에티켓도 없다.
1봉 바로 옆 전망대 조망점은 베리굿이다! 쵝오
마침 같은 기종 시리즈 카메라를 들고 계신 분이 있어서 부탁해서 한장 간신히 찍었다, 옆에서 우왕좌왕하는 인파로 나머지는 다 크롭으로 잘라 버렸다.
2봉을 향하여~
2봉 도착 1봉 지난지 20분만에~ 역시나 여기도 사진찍는다고 난장판이었다.
오른쪽 밧줄 정주행 차선,꼬리에 꼬리를 물은 길게 늘어선 줄서기 , 왼쪽 두분 추월을 시도하는 산객들,ㅋㅋ 나도 추월!
밧줄만 없었다 뿐이지 잡을수 있는 홀드도 많고, 울퉁불퉁한 바위로 요리조리 길이 다 있어서 딱히 위험하지도 않음~! 다른산은 이런길이 등산로인데도 많은데 뭘..
3봉 통과 1시간 8분째
4봉은 정자가 있어서 또 한번 간식 먹고 잠깐 쉬어가기 좋음
정자에서 보이는 4봉부터 5봉 사이에 걸쳐있는 구름다리가 조망된다, 우아 멋지다!
대부분의 구간이 줄이다 밧줄 또 밧줄, 간혹 쇠기둥이 뽑혀 건들거리는 기둥이 몃 개 있어서 미리 잡아당겨보고 체중을 실어야 했다.
밧줄에 하얀 가루가 나와서 될수 있으면 줄 안잡고 손만 잡는 시늉으로 하여 균형이 안 잡힐 때만 살며시 줄 잡았다.
신선대의 식탁이 된곳에서 식사들 하고 계신다.
헐떡거리며 올라오면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잠시나마 쉴수있는 공간이 있어서 숨돌려가고~
청량산의 구름다리보다 더 웅장하다 게다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이날 상하좌우로 흔들~흔들거려서 아주머니들 기겁을 하신다,ㅋㅋ
여기까지만 올라와서 밥먹고 다시 내려간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느 아주머니가 스틱을 왼손에 잡고 오른손으로 낑낑메고 줄잡고 하시길래 스틱을 접으세요, 계속해서 8봉까지 줄 잡아야 합니다. 했더니 " 우린 여기까지만 왔다 갑니데이~"
구름다리 하나로 구봉산을 찾는 인파가 몇십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다리 하나로 지역 경제에 기여를 하는구나 ㅎ
가운데 바닥은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서 궁중에서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눈이 잘 빠져나가게 설계한 듯 구멍 사이로 아래가 보이는걸 무서워하시는 분들 꽤 많음 ㅎ 다리 해발고도 700미터 총 길이 100미터 산악 다리 중 국내 최장!
다리 양 끝에 전망대는 멋지게 만들어 놨네
상추쌈까지 싸 드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네 난 한적한 곳에서 밥 먹어야겠다, 적어도 9봉 근처에서 먹을렸더니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바랑재까지 계속 내려가면서 자리를 찾았는데 없어서, 바랑재에서 좌틀 안하고 직진해버리니 길이 흐릿하게 이어져 있고 다니는 산객도 없어서 어느 조망 좋은 바위에서 먹으니 나름 꿀맛이네
5봉 이후로 오르내림 고도 차이가 컸다. 다리 이후로는 뒤에서들 점심들 드셔서 그런지 인파가 한산했고 8봉 이후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돈대미재 라는 갈림길이 있었는데 그리로 많이들 내려가신다.
또 정체다... 이제 추월할 길도 없다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2km 지점 6봉 통과 ,1시간 48분 경과
방금전 사진에 정체된 구간을 6봉에서 바라본 모습, 부감 앵글로 보니 경사도를 갸늠 할수 있겠다.
월악산 다리와 비스무리한 계단들이 몃개 있지만, 난이도 와 위험도는 차라리 월악산이 양반이네
파란옷 입으신 산객분 이분도 혼자 오셨는지 묵묵히 걸으며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계속 같이 갔다.
2.1km 지점 7봉 통과 2시간 소요
산꼭대기에 누가 캐른을 잘도 쌓아 놨네
이 다리 보는 순간 월악산 하봉과 중봉사이의 다리가 연상되지?
8봉까지 2.2km 2시간5분 경과
계속 반복되는 오르락 내리락 업다운,업다운,업다운 끝이 안보이는 반복, 또 반복 이제 슬슬 귀찮아 진다 ㅋㅋ
다리의 위엄은 사량도? 청량산? 그 어느거 보다 멋진 위치에 설치되어 있어서 더욱 더 멋졌다.
모처럼 편안한? 오름길중 계단이네 반갑다 밧줄보다
앞서 가던 어느 산객 일행 대화가 웃기다 : 사진속의 여자1 남자2 , 흙이 유실돼서 계단이 허공에 떠 있었다 이걸 보자 여성이 말하길..
여자1 * 악~ 오빠야~ 저기를 우예 올라가노! 하며 하소연 하자자
남자1 * 시끄럽다~ 가시나야 씨뿌리지 말고 빨리 올라가그라,
(ㅋㅋ경상도는 대화가 살벌하구나, 서울 같으면 '오빠가 손 잡아줄께' 라고 했을텐데 모든걸 줄여서 간략하게 말하는구나 ㅋ)
구봉산 주봉(천왕봉) 정상에 인접했을쯤 어디선가 헬기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더니 숲길이라 시야가 안보여 한 10분이 지났는데 계속 헬기 소리가 들리길래 보니 1봉 근처에서 헬기가 떠 있었다, 나중에 뭔일인가 인터넷 검색해보니 1봉 부근에서 75세 남자가 15미터 아래로 실족하여 굴러떨어져 움직임을 알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응급실로 이송했다는데 생사여부는 기사에 없었다. 구봉산이 실족사고가 많이 나는 산이라 이런 줄이 많이 설치된 산에서는 음주를 하면 안되겠다. 구름다리 근처는 여기저기 술판이 벌어져 있던데 이런 편안한 육산도 아닌데 이 험한산 어떡해 내려갈려고?....ㅉㅉ
멀리 용담호가 조망된다.
블약 100대 명산 45좌~ㅎ
산세가 마치 설악의 용아장성 같은것 같았다.
오후 들어서면서 먹구름이 보였다, 벗어졌다가 반복됬다, 밤 늦게 온다고 하여 우천산행 대비는 안해서 약간 불안 암릉산에 비오는것이 가장 취약 하기에.
하산길 잔돌들이 무수히 많이 깔린 급경사를 내려와서 한숨돌려서 사진 하나 담아봤다, 바랑재에서 한 50미터쯤 내려오다가 도저히 미끄러워서 배낭에 꼽힌 스틱을 꺼내 들고 내려왔다. 급경사+ 부서지는 노면+ 잔돌로= 신발아래 공깃돌 하나 깔리면 끄~읕~!
산은 험해도 산아래 마을은 조용하니 평화로웠다.
하산 날머리에서 구름다리가 조망된다. 여기서 보니 아득하게 멀게 느껴지네...
쓱~ 당겨봄
하산 후 하늘의 구름이 급변하고 있었다, 곧 소나기가 쏟아질 기세다
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렸을까 장대비가 마구 쏟아져 내렸다.
Ps: 이번 주는 지난겨울에 버프 안 벗었다고 인증 안 해준 설악을 친목 산악회에서 다시 설악에 입산하게 되었다.
설렘과 신비감 없는 익숙한 코스로 ㅠ 이번만 인증하고 다음부터는 안 가본 코스로만 설악에 입산하리라 아직도 설악은 미답 코스가 많기만 한데 '오↔한' 코스는 지겹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