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나이로 30년간 천태산 지킴이의 애정 어린 정성의 손길
날짜: 2015년 11월 29일
날씨: 1~9도 (새벽에는 매우 쌀쌀 낮에는 포근함)
코스: 누교리 주차장~영국사~천태산~헬기장~영국사~원점회귀
소개: 충북의 설악이라고 하는 천태산은 높이 715m로 크게 힘들지 않지만 군데군데 완만한 경사의 밧줄, 직벽 밧줄 구간은 우회로가 있고, 반시계 방향 운행이 조망이 좋음. 천태산 지킴이의 애정 어린 손길로 등산로 곳곳이 잘 가꾸어져 있음.
원래 미륵산이 예약되어 있었는데 안내산악회 모객 부족으로 취소되어버렸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너무 아쉽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고 다른 곳을 급하게 물색 중 천태산으로 향하였다. 천태산도 100대 명산에 들어가니 좋던 싫던 언젠가 한 번은 가봐야 하는 곳이었으니까. 향후 계획이 300 명산을 가볼 예정이니 국립공원이 1 순위고 순차적으로 100대 명산, 200대 명산 순으로.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새벽에 알람이 울리는데 일어나기가 귀찮아진다 이불 바깥의 온도가 쌀쌀하다. 최대한 뭉기적거리다가. 배낭을 메고 어두운 거리를 걸어 광역버스를 타고 양재역으로 향한다.
최근 몇 주 사이로 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단풍 철이 단축돼서 관광버스들이 많이 줄었다.
여느 때보다 휑한 고속도로와 휴게소들 천태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크나큰 주차장에 관광버스 2대만 덩그러니 을씨년스럽다. 갑자기 내린 폭설로 눈이 내린 지역들로 긴급 번개 공지가 올라오며 대부분 눈 산행으로 몰려서 그런 것 같다. 이번 주는 그토록 기다려왔던 매물도 해품길 간다 벌써부터 설렌다. 매물도는 소매물도와 쿠크다스 섬의 인기에 가려 빛을 못 보는 섬이지만 명색이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속해 있고 '통영 바다백리길'에도 속해 있는 명품길이라 모두 '걸어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은 곳' 이기에 여느 산에 가는 거와 기분이 다르다.
어쩌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나. 다시 천태산으로 돌아와서 천태산은 영국사를 중심으로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데 반시계 방향이 오르는 맛이 재미난다. 영국사 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산책로 같고 영국사부터 등산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한걸음 내딛는 순간 등산로를 개설하고 정성스럽게 가꿔오신 분이 팔순이 넘는 지킴이 할아버지의 손길이 곳곳에 드러난다.
계단도 보통적으로 쓰는 나무가 아닌 원목으로 철사줄로 하나하나 연결해서 폭우가 와도 흙이 쓸려서 유실되지 않게 하여 두었고 밧줄 구간도 엄청 두꺼워서 끊어질 염려도 없고 체중을 실을 정도의 경사가 아닌 곳에도 행여라고 끊어질까 동아줄 위로 같이 빗물에 부식되지 않는 강철심이 들어간 비닐피복으로 된 철사줄이 감겨있다. 어느 산을 가봐도 이토록 튼튼하게 2중 안전장치가 된 곳은 여기서 처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