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치기보단 타율을 높여야만 했습니다
주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조차도 테슬라를 언급하던 이번 주였습니다. 장중에 962$ 까지 찍고 887$의 종가를 찍은 테슬라 주가는 현재 748$로 내려오긴 했지만 이틀 만에 40%, 올해 기준 100%, 10월 기준으로 300% 상승하며 정말이지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줬습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시가총액 순위로 폭스바겐그룹을 넘고 도요타(약 2300억 달러)에 이은 2등(약 1340억 달러) 자동차 회사가 되었으며, 이는 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 시가총액 모두를 합친 금액보다 큰 금액입니다.
수익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테슬라가 2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는 발표가 평소보다 더 주목을 끌었고, 시장 예상보다 많은 대수의 자동차를 인도했으며, 중국 상하이 공장도 돌아가기 시작했고, 공매도 세력이 포지션을 청산하고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폭등하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테슬라는 엄청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내었고, 오토파일럿으로 자동차의 컴퓨터화란 무엇인지 너무 잘 보여주고 있으며, 네트워크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테슬라를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몇 가지 첨부합니다.
How Tesla Will Change The World - Wait But Why
테슬라 이야기는 아니지만 일론 머스크에 대한 이해 없이 테슬라를 완벽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
폭등하는 테슬라 주가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론 머스크의 팬이면서 테슬라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테슬라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과연 '좋은 주식일까?'라고 묻는다면 그렇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의 세계에서는 좋은 회사가 좋은 주식을 뜻하진 않습니다. 좋은 회사를 좋은 가격에 샀을 때 좋은 주식이 되죠. 제 나름대로 계산해본 결과 테슬라의 주가는 고평가 되어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이 되었고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 계산이 틀렸을 수 있고, 실제로 주가가 제 계산과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ARK에서 2024년 테슬라 목표주가를 7000$로 제시했는데 이게 현실이 될 수도 있죠. (참고: 뉴욕대 다모다란 교수의 테슬라 가치평가 시트)
하지만 저에게 주식이란 한번 하고 끝나는 도박이 아닌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홈런을 치기보단 타율을 높여야만 했습니다. 아무리 큰 수익을 벌더라도 큰 손실이 껴있다면 결국은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테슬라를 매수할 수 없었고,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하진 않습니다.
[중앙일보] 문병로의 알고리즘 여행: 산술평균과 기하평균
사실 이런 글을 적으면서 기회를 놓친 걸 포장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미리 공부하고, 더 자세히 분석했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것 같긴 하거든요. 하지만 정말로 이런 생각을 하며 테슬라 주가를 관찰해왔고,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 매수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기 때문에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킨 것에 만족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꼭 글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이번 주에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법을 실전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모닝스타 성공투자 5원칙 이란 책을 읽었는데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투자원칙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의 앞부분 일부를 소개하며 이번 위클리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마치겠습니다.
철저히 준비한다: 조사에 들이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라
경제적 해자를 찾는다: "회사가 어떻게 경쟁사를 물리치고 있나?" "어떻게 계속해서 이익을 거두고 있는가?"
안전마진을 마련한다: '예측한 가치-시장 가격'을 최대한 크게 가져가야 한다
오랫동안 보유한다: 투자란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저평가된 주식을 사는 행위
팔아야 할 때를 안다: 주가 확인 대신 기업과 산업환경을 계속해서 관찰한다
Q. 투자 결정에 실수가 있었는가?
Q. 회사의 펀더멘탈이 약화되었는가?
Q. 주가가 내재가치를 훨씬 웃돌고 있는가?
Q. 다른 데서 더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
Q. 한 종목에 돈을 너무 많이 집어넣었는가?
홈런을 노린다 > 큰 손실은 메우기가 어렵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 > 역사는 되풀이된다
제품과 사랑에 빠진다 > 회사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시장이 침체일 때 공포에 빠진다 > 아무도 사고 싶어 하지 않을 때가 더 매력적이다
시장 타이밍을 발견하고자 노력한다
가치평가를 무시한다 > 긍정적 뉴스를 기대하고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
주당순이익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 현금흐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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