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D-day, 새벽을 깨우다.
아이 둘의 아빠. 올해 40살. 직장생활 15년차. 결혼 7년차. 연식은 긴데 쌓인 건 빚과 살뿐인 중년. 뭔가 바꾸고 싶어 시도한 육아휴직의 첫날. 새벽을 허물자 삶의 허물이 한꺼풀 벗겨진 느낌이다.
21년 말, 아내에게 내 결심을 말했다. 22년엔 새벽을 깨워보겠다고. 1월 2일 밤, 다음날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해 잠을 청했지만 역시나 잠이 오지 않았다. 자정 즈음에 잠들다가 갑자기 9시에 자려니 잠이 올리가 없었다. 한참을 뒤척거리다 눈을 잠시 감았다 생각했는데 새벽 4시반. 그래도 새벽을 깨웠다.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은 내가 새벽을 깨운 이유와 합했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덕분에 아침이 배불렀다.
새벽예배를 드리려고 한 이유는 가지였다. 혼자 오롯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새벽이고, 예배를 오가며 계단을 오르는 일이 운동이 되며,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충분히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역시나 좋았다. 넉넉히 좋았다.
아내는 아들의 개학 전에 충분한 시간을 아들과 보내길 원했다. 그래서 갓 백일을 지난 딸과 함께 내내 시간을 보냈다. 아직 말도 못하는 딸에게 아빠의 고민, 생각을 넋두리하고, 먹이고 재우다보니 하루가 훌쩍 갔다. 시간 중 생각이 정리된 것도 많아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의 브랜딩, 마케팅 방향도 스르륵 정리가 됐다.
내일도 새벽을 깨우고, 첫째와 캠핑계획과 멘토링 교안도 정리하고, 더 배우고 싶었던 캘리그라피도 해봐야겠다. 휴직하길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