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복직 후 남기는 반성문

아빠 육아휴직 복직 2달차에 아내와 아들, 딸, 그리고 나에게 남기는 글

by 지붕 위 아빠
아빠 육아휴직 복직 후엔 일이 중심이 되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어떻게든 빨리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일념에 그토록 사랑했던 가정은 등한시 되기 일쑤지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래서 저의 육아휴직 복직 후 반성문을 적어 봅니다..


아내를 돌보지 않았음을 반성합니다.


복직 후 1주일이 지났을 때쯤 아내에게 물어봤습니다.


“힘들지 않아?”

“할만한데?”

“그래. 고마워.”


내심 빈 자리가 커서 힘들다는 말을 기대했는데 예상과 달라 살짝 서운했지만, 감사한 마음이 물 밀듯 몰려왔었습니다. 하지만, 복직 후 두 달 남짓 지나자 상황이 달려졌습니다.복직 후 야근이 잦아 가정에 좀 소홀했더니 육아와 살림 부담에 짜증이 잦았고, 제가 늦게 퇴근하면 지쳐서 말하는 것 조차 싫어했습니다. 다툼도 잦아졌고요. 무엇보다 대화가 문제였습니다. 두 사람이 일과를 보내는 장소와 이벤트가 다르다 보니 대화가 더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이야기했죠.


“우리 부모님들은 대화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그래서 물려주지 못하셨지만, 그 불행의 유산을 우리가 끊자고요. 오늘은 어땠는지, 어떤 부분이 좋았고, 힘들었는지, 기뻤는지. 서로의 희노애락을 묻고 듣고 나눠보자. 나도 노력할테니 여보도 노력해줘.”


아내도 노력하고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고비가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아이를 돌보지 않았음을 반성합니다


여섯살 첫째는 아빠와 놀기를 좋아했고, 둘째는 이제 막 잡고 일어서기를 시작해 부모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회사에 자리 잡는다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다 보니 매일 아이들 자는 얼굴만 보고 있습니다. 한 때 환상을 갖긴 했지만 워라밸은 가능하긴 합니다. 대신 딱 가운데에 위치한 사람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일과 가정의 중간에선 간잽이가 되기 십상이죠. 좋은 동료와 좋은 아빠는 양립하기 불가능하다 생각이 들어요. 시간을 투자한만큼 어느 곳에서든 인정받는 건 인지상정인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지 않으면 이도 저도 되지 않는 듯 합니다.


저는 돈을 잘 벌어다주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빠이며, 동시에 아이들에게도 좋은 것과 좋은 시간을 많이 선물해주고 싶은데… 네, 시간은 24시간이고 결국 어느 쪽으로 시간이 치우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됩니다.


결국 모든 욕심이 문제.


제가 임원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일을 잘하고 싶은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욕심은 크면서 일주일 내내 일한 피로는 왜 이기지 못하는지… 아내도 애도 둘이나 있으면서 왜 혼자 있는 시간을 그렇게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현타가 심하게 와요. 욕심을 줄여야 하는데 욕심비만이 저를 괴롭힙니다. 욕심이 혈관을 타고 다니며 감사와 행복의 동맥경화를 유도하나 봅니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최대한 밸런스를 찾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을 시작해봅니다. 그게 최선인 듯 해요. 오늘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내일이 저를 챙겨주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