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나페홀로 Jun 01. 2021

국민의 힘, '이준석 돌풍'의 이유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531/107194782/2


 대선을 1년 앞둔 중요시점에 국민의 힘 당대표 선거가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사실 이 흥행의 핵심은 '이준석' 후보에게 있다. 

그밥에 그나물인 '나경원'의 식상함( 이번에 졌는데 왜 또나와?? 가 솔직한 대중들의 심정일듯) 

최근까지 원내대표 해먹은 '주호영' 또한 신선할리 없다. 

게다가 '홍문표' 의원은 보수를 대표하는 목소리(진짜 목소리를 의미한다. 상징적 목소리 아님) 로 듣기만 해도 '아 이분은 꼰대일 가능성이 높다'를 느끼게 한다. 

물론 '이준석'이라는 인물 또한 신선한 것이 아니다. 이미 정치에 관심있는 국민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인물이고 이 또한 그간 선거에서 고배만 마시던 이미지니까, 그러나 '신선함'?의 판단 또한 그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 무려 국힘당 '당대표'선거다.  내가 지지하든 말든 한국 보수정당의 대표정당, 거대야당의 수장으로서 30대 중반인 '이준석'이 나왔을 때는 그건 분명 '신선함'이 된다. 


실제로 국민의힘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최근 이들의 백분토론을 시청하게 했다는 것 자체가 그 흥행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를 실감케한다. 

잠시 토론 관전평을 털어본다면 이준석이 단연 돋보이는 토론이었다는 점이다. 사실상 압도적인 지지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이 얼마나 그 역할을 해낼수 있을지, 국민의힘 지지층들도 궁금해 할 것이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궁금증에 이준석은 다시 한번 그 능력을 달변으로 입증한다. 사실, 이준석은 국회의원도 아니기에 항상 당 주변부에서(최고위원 경험이 있다고 해도 그의 이미지는 중심인 적은 없었다) 정치 썰전?을 펼치는 인물로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까지도 이런 곳에서도 토론하고 있구나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토론가들과 안붙은 곳이 없었다. 

 그런데 전장에서도 결국 경험이 많은 장수가 중요한 전쟁에서 힘을 발휘하듯이 5월31일의 백분토론에서 그가 그동안 실전에서 얼마나 토론으로 갈고 닦았는지를 보여주었다. 선거철에만 전면에 나서 그때그때 급히 토론을 준비하는 다른 후보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래서 논리에 자신이 있고, 분위기에 주눅들지 않는다. (하긴,,,, 진중권과 대놓고 기싸움하면서 토론하는 수준이 되었으니 그의 내공도 무시할 수 없다) 

 여튼 토론 내용과 기싸움으로 보면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나경원은 그런 이준석의 저돌적인 공격을 받아치기에도 역부족이고, 당혹함마저 얼굴에 내비쳤다. (이미 그녀는 정치생명이 끝났음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심지어 주호영은 그저 화난 목소리,,, 분노를 머금은 토론을 할 뿐이었다. 이미 화가 난 후보자의 이미지가 좋을리 없다. 그냥 그의 머릿속 생각이 들리는 듯 했다. '이준석 이 어릿놈의 새퀴,,,싸가지가...' 

 그런데 한편 나 혼자의 망상인 주호영 후보의 머릿속 그 대사가 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이미지라면??? 즉 토론 자체에서는 이준석이 승리자이지만, 그의 젊음이 되려 '당돌함과 버릇없음'으로 부정적 이미지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력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란 반박도 있겠으나, 잊지말자. 한국이라는 민족의 특성 자체가 정치적 진보보수를 떠나서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보수성은 보편적이라는 점을, 게다가 무려 한국의 대표보수정당인 만큼 이준석, 그의 젊음과 당돌함이 분명 역풍으로 불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동안의 박근혜 키즈?라고 볼 수 있었던 이준석의 등장과 그 과정을 보면 하버드 출신의 엘리트적 이미지가 워낙 강했고, 그의 특유의 말투등이 거부감을 주기에도 충분했었다. 

그런 그가 어느 새, 정치 경험 10년차가 된 셈이다. 2011년 당시 비상대책 위원장이라는 상징적 직책을 받아들여서 정치신고식을 한 셈인데, 그 당시 그가 보수당의 개혁적 색채를 대변하는 얼굴마담으로 쓰이다 버려질 것이라는 것을 그 누구나 알았을 것이다. 아마 당사자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행보는 본인하기 나름이다. 전국민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 자체가 정치인으로서는 크나큰 행운이니 말이다. 결국 그는 1회성으로 버려지지 않고, 살아남았고, 그건 그의 능력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그의 '당대표 지지율1위'라는 지표에 붙은 그의 '정치경험의 부족함'이라는 꼬리표가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 그의 편을 들어준다면 어느새 그도 정치  10년의 경험이 있다는 점, 당내 권력의 매커니즘을 분명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정치신인'이라는 이미지는 어느정도 그에게 억울함 감이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10년 한것과 최고위원을 해 본 경험은 분명 천지차이일 것이다) 다만 그가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한 만큼 의원들 사이의 권력작용의 현실적 문제들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우려의 타당성 또한 여전하다. 결국 그의 표현대로 '결과로서 보여줄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근데, 왜 '이준석'일까?? 

그의 그간의 행보가 그를 이 자리로 오르게 한 것일까? 분명 3할 정도의 측면은 오롯이 그의 노력의 결실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시기를 만난 행운이 7할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누차 이런 얘기를 해왔다. '한국 사회 자체가 보수적이기에, 보수적인 교육시스템을 경험하고 사회에 나온 젊은이들 또한 보수적인 방향으로 흐를 잠재력은 항상 존재한다' 고 말이다. '문제는 지금의 보수정당이 정작 보수가 아니라는 점, 즉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멋지게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보수가 아니라, 그저 기회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치졸한 정당에 불과하기에 젊은이들이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구조라서 문제' 라고 비판해왔다. '만약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생각하기 합리적이고 원칙과 소신을 제대로 밀고나갈 젊은 보수 정치세력이 형성된다면 분명 한국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보수정당에 투표할거라 확신한다'고 얘기해왔었다. 지금의 20대들에게는 평등의 가치보다 자기 노력만큼 대우받을 수 있는 능력주의와 공정한 룰의 적용만 가능케하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거기에 지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그간의 보수정당의 이미지는 국정농단의 최순실 아줌마와 태극기 부대, 전광훈 개독교 목사의 이미지만 가득했다. 심지어 보수정당의 대표라는 작자들이 그런 세력들의 표에 굽신대는 모습을 봐왔기에 지지할래야 지지할 수 없으니 진보를 대표하는 민주당을 찍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지금의 '이준석 현상'은 결국 보수정당이 젊은 정치인들의 발굴에 계속해서 실패해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왜냐? 이준석 그 자체만으로 대형 정치인의 풍모를 갖추었다고 보기는 힘든 부분들이 있음에도 그는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왔다면, 그 밖의 젊은 보수정치인들은 모두 사라졌거나 나타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정당 내부의 개혁이 좀 더 강했다면 분명 이준석은 작금의 당대표 후보가 되지는 못했을 거라 감히 생각해본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대선이 코 앞인 아직까지도 국민의힘은 젊은피 수형에 실패했고, 그 공백, 보수의 미래를 바꿀 거라 기대하고 있는 수많은 유권자들의 시선이 모여있는 그 공백의 자리를 '이준석'이라는 기호가 메꿔준 셈이다. 완벽한 메꿈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안이 있는가? 

 다시 나경원? 주호영? 아님 홍준표를 다시 소환할까? 아님 김무성??? 다들 너무 구리다. 정치9단일지언정 그들이 대표가 다시 되는 꼴을 봐야하는 젊은 유권자들에게는 한숨밖에 안나올거다. 그럴바에는 국회의원 경험은 비록 없어도 계속해서 보수정당의 자리에서 버텨온 이준석이라는 카드를 만져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쩌면 '이준석 현상'의 이면에는 국민의힘의 지속되어온 실패의 결과가 반영된 것이자, 어떻게든 이제는 변화를 해야하는 보수지지자들의 열망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인 셈이다. 

 후보경선에서 홈런을 날렸지만 보수정당의 특성상 결국 최종 당대표는 다른이에게 넘어갈거라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의 지지율 격차는 이런 예상조차 무너뜨리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준석 스스로가 똥볼을 차지 않는한 한국 정치사상 최초의 가장 젊은 당대표가 되지 않을까? 

 더민주를 지지하는 나조차 그를 조심스레 응원해본다. 왜냐? 더민주는 그런 국민의힘의 개혁흐름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까, 물론 젊다고 무조건 좋을리 없고, 여성이라고 무조건 잘할리도 없다. 즉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자칫 진짜 능력있는 인재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만을 이유로 뽑는다면 그 또한 낭패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이제는 절박하다. 개혁이 필요한 이 시점에 이준석카드는 분명 모험이지만 해볼만 하다. 잘만 하면 한국의 20,30대를 모조리 끌어들일지도??? 게다가 더민주에게도 좋은 자극이다. '우리는 그동안 뭐했는가'란 자조와 함께 진보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은 개혁드라이브를 더욱 강하게 걸 수 있으니 말이다. 

 뭐가 되었든 나는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기대가 된다. 그리고 그 결과가 과연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흥미진진하다. 이것이야말로 정치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작가의 이전글 수유쿠션의 재발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