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나페홀로 Jun 01. 2021

논술독학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독학 글쓰기 공부에  대한 조언

논술 문제를 읽고,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이 글은 제가 집필한 논술독학 교재 머리말에 참고글로 쓰여진 것입니다. 독학으로 논술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나, 뒤늦게 글쓰기 공부를 하는 일반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기에 여기에도 올려둡니다) 

1. ‘출제의도 파악’ 이 가장 중요하다.

논술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아보라면 바로 ‘출제의도파악’ 이다.

 피상적인 표현이 아니다. 바로 출제교수의 ‘의도’를 읽어내는 것은 수험을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마땅한 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시험에도 결국 정해진 ‘답’이 있다고 비아냥대는 학생들이 있는데, 시험은 원래 학생 멋대로 답안을 쓰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했으면 한다. 본인의 실력부족을 갖고 문제 탓을 하는 것만큼 볼썽사나운 일은 없다. 기출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실제로 출제자의 의도가 좀 더 빨리 읽히기 시작한다. 따라서 문제지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제시문이 아니다’. 바로 ‘논제’ 다. 논제 안에 출제자의 의도가 들어있다.

따라서 몇 줄 안되는 논제이지만 한글자라도 허투루 읽어서는 안 된다. 시간을 들여서 꼼꼼하게 읽고, 거기서 최대한 의도를 파악한 후에 제시문을 읽어야 독해시간도 현격하게 줄일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논술시험은 단순히 학생의 논리적 사고만 채점하는 시험이 아니다.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답안상태에서만 그 이후의 채점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2. 논술은 ‘구체화’와 ‘일반화’의 종합예술이다.

처음 논술을 접하다보면 논술 답안에 대체 제시문의 어느 정도를 표현할 수 있는지(혹은 어느 정도 가져다 쓸 수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이 있다.

 나의 기준은 명확하다. 모든 제시문에는 ‘키워드’가 있다. 교수가 출제의도를 정한 후 논제를 만든 후에 제시문을 선정할 텐데, 그 선정 기준이 바로 키워드일 것이다. 따라서 핵심 어휘는 답안지에 그대로 가져와도 된다. 즉 이는 ‘베끼는 행위’가 아니다. 그러니 걱정말고 핵심어휘는 자신있게 그대로 답안에 가져와라. 단, 키워드를 둘러싼 문장표현까지 다 가져와서 쓰는 것은 금물이다. 실제로 제시문에 핵심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답안에 써보라. 결코 합격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하는가? 답안에 꼭 넣어야 할 키워드에는 밑줄이나 동그라미 등 자신만의 표시를 해둬야 한다. 그리고 요약 및 답안을 작성할 때 그 밑줄만 보고 문장을 작성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문장표현으로 문장을 작성하게 된다. 이처럼 논술답안에는 우리가 해야할 필수작업이 있다. 제시문의 키워드 및 제시문의 사례등 구체적인 소재를 답안에 언급하는 구체화의 과정이다. 예를들어 ‘다문화주의’라는 출제의도 파악이 끝났다고 해서 제시문의 구체적 내용은 무시한 채, 학생 멋대로 한 편의 멋진 글?(그렇다.어디선가 배워서 달달 외운?)을 써낸다면 그 답안은 과락이 된다. 교수가 엄선한 제시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학생이 분명히 인지하고 답안에 녹여내는 것이 당연히 점수 포인트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그렇다고 제시문의 거의 모든 내용을 너무나 구체적으로 원고지에 적어내는 경우는 ‘일반화’를 못해서 과락이 될 것이다. 즉 논술초보자들이 많이 경험하는 문제로써 과감하게 문제의식을 일반화하여 표현하려는 경험 부족과 과감성 부족으로 답안내용이 계속 제시문의 구체성 안에서만 맴도는 경우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시문의 구체적인 소재를 적은 분량이라도 분명하게 표시하되, 제시문,간의 관계나 논제의 요구에 맞게 과감한 일반화의 과정도 동시에 실현되어야만 한다. 훌륭한 논술답안은 구체화와 일반화가 적절하게 종합된 문장이 모여서 만들어냄을 잊어서는 안된다. 논술 초보자라면 지금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답안을 계속 써내려가다 보면 지금의 조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될 것이다.


3. 어휘력 상승의 최우선은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에 있다.

정말 많은 학생들이 답안을 쓰면서 절망하는 부분이 자신의 어휘력이다. 생각은 머릿속에 맴돌지만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 어휘들 때문에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며 원고지만 고치고 또 고친다. 그래서 어휘력 상승을 위한 책들을 따로 찾거나 방법론을 끊임없이 물어보고는 한다. 그러나 어휘력 상승에 있어서 벼락치기는 없을 뿐더러 위험하기만 하다. 즉 처음에 답안을 쓸 때 어휘력의 부족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제시문의 키워드만 제대로 쓰면서 논제의 요구에 답변을 해내갈 수만 있다면 일단 논술의 기본점수는 받게 되는 셈이다. 처음부터 잘쓰려고 강박적으로 스스로 고통을 주지 말자. 어휘력이란 좋은 문장을 많이 읽을 때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것이다. 당연히 한 두번 읽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논술시험을 준비하다보면 계속 읽게 되는 익숙한 표현들이 생기게 되어있다. 반복의 반복 속에서 결국 어휘가 익숙해지고 자신의 답안에 용기있게 사용하게 되는 빈도가 늘게 될 것이다. 급한 마음에 어휘사전이나 상식사전을 읽자마자 무리하게 답안에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답안의 흐름을 어색하게 만들 때가 많다.(그런 문장은 쉽게 티가 난다) 따라서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방법밖에 없다. 이왕이면 수험기간에는 여러책을 한번씩 읽기보다 한두책을 여러분 다회독 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들어 이론교재 ‘데우스엑스마키나’도 3회독정도는 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휘력이 현격히 부족해서 걱정이라면 예제풀이집의 예시답안을 그냥 ‘필사’하도록 하자. 한두번 쓰다보면 최소한 예시답안 작성자인 필자가 사용하는 문장표현과 어휘가 자연스레 익숙해질 것이다. 다만 문제를 스스로 풀지도 않고 답안부터 보는 것은 금물이니 꼭 자신의 답안을 써본 후에 맞춰보는 과정에서 훈련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보통 누구나 ‘자신만의 문장표현력’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필사만 하는 훈련은 자칫 본인만의 색채를 잃어버릴 수 있기에 무조건 추천하는 방법은 아님으로 유의하길 바란다.


4. 아무리 자신없어도 이 악물고 일단 ‘써보자’

결국 논술 독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거없는 ‘자신감’이다. 논술문제를 처음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어렵거나 무슨 말인지도 모를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막막하고 결국 인강 찾아듣게 되고, 이론만 계속 공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논술은 논술이다. 수능공부와는 다르다. 이론공부를 한다고 5지선다 문제처럼 알고 찍는 문제가 논술이 아님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론만 파고드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일단 ‘각오’가 중요하다. 무조건 혼자서 풀어가야 하고, 풀어야만 한다는 절박함이 답안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즉 논술문제를 객관식 문제풀 듯이 쉽게 푸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논술 전문가들도 늘 떨리는 마음으로 답안을 푼다. 입시논술만 10년 넘게 하고 있고, 답안을 누구보다 많이 썼다고 자부하는 필자 역시 지금도 논술문제를 볼 때는 무섭다. 그럼에도 나는 써야만 하는 입장이다. 그 ‘해야만 한다’는 상황이 쓰게 만드는 것이다. 수험생들도 마찬가지다. 시험장이라고 생각하고 쓴다면 정말 써진다. 늘 답안작성시간 부족하다고 걱정하는 학생들도 결국 시험장가면 제 시간에 다 쓴다. 그게 인간의 잠재력이다. 따라서 아무것도 몰라도, 읽고 어떻게든 써야만 한다. 이번 문제는 모르겠으니 답안보고 생각한 후에 써보자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한다. 그럼 실력이 늘지 않을 것이다. 틀리더라도 과감하게 틀리자. 논제파악을 해보고 제시문을 독해할 때 잘모르더라도 자심의 감을 믿고 풀어봐야 한다. 이 ‘감’이라는 것이 성장하는 것이 논술교육의 핵심이기도 하다. 100% 확신있게 독해하면서 답안을 쓰는 고수는 거의 없다. 결국 논술감각이다. 

모쪼록 내 이론교재와 예제풀이집을 통해 독학하고자 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과감’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근거없는 자신감과 용기가 논술을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잊지 말고 끝까지 정진하길 응원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만큼 분명히 실력은 늘어갈 것이다. 

이것은 진리이니 수많은 실패가 다가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길 바란다. 그냥 앞으로 묵묵히 나아가길!



https://blog.naver.com/allday12/221456336371

작가의 이전글 국민의 힘, '이준석 돌풍'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