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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Jan 13. 2022

'진명여고 위문편지 사건'이면의 남녀갈등 부추김

https://www.ytn.co.kr/_ln/0103_202201121055011866


 처음에 이 기사를 봤을 때는 

'이런 일도 다 있군' 싶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나니 

내가 보기에 큰 뉴스가 아닌 기사내용인듯 했는데 

급작스럽게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었다. 


일단 이 편지가 팩트가 맞다면 

당연히 이 편지를 받은 군인은 서운하고 기분이 나쁠 것이다. 

문제는! 

군인에게 보내는 위문편지의 내용이 압도적으로 이런 조롱거리의 내용이라면 사회문제가 될만한 이슈다.

그러나 그럴리가 없고, 

그렇지도 않기에 

기사 역시 이 편지 사례 하나외에 '비누줍지말라?'는 해괴한 편지 내용 사례 하나만 더 들고 있을 뿐이다.

자, 산수다. 

진명여고 학생들 중 군인들에게 위문편지를 학교의 강요든 자발적이든 썼다고 볼 때

아무리 진심이 아니라한들 저렇게 성의없고, 받는 사람 열받게 편지쓰는 여고생이 몇퍼센트나 있을까???

(오히려 나는 이런 기분나쁜, 성의없는 편지가 없는게 이상하다고 본다. 학교에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날라리 학생이 어느 정도 있을 수밖에 없고, 성적 농담까지 섞어서 쓰는 학생들이 없는게 오히려 이상한게 아닐까?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식적 규범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행태가 얼마나 많은지는 기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거다. 수많은 사건,사고 중에서 언론은 그저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이건 사회문제화 시킬 사안이 아님에도 

예외적 케이스를 뽑아서 기사로 삼았고, 이 기사가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여기서 

위문편지문제에 

'어린 여고생과 남자군인'이라는 프레임이 끼여들어서 

왜 어린 여성들에게만 위문편지를 강요하느냐는 젠더이슈가 발생한다. 


사실 위문편지는 남자학생들도 쓴다. 나도 썼던 기억이 있다. 

다만 이번 사례가 하필 여고의 케이스다. 

위문편지를 정말 '여고'만 쓸까??? 그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자,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이런 추론을 한번 해보고 싶다.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42152

며칠전 

윤석열 후보가 '여가부 폐지' 이슈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바로 

https://biz.chosun.com/policy/politics/election2022/2022/01/09/2GB7QI5U3FDHRCD6DDLDBKLM6A/


군대월급 200만원 공약까지 내걸었다!


여가부를 폐지하고, 군인들 월급을 올리는 이슈는 누가봐도 성별 갈라치기임을 알 수 있다.


두 공약이 이렇게 나란히 발표된 것은 의도적인 전략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20,30대 여성표는 이미 포기하고 

정치성향이 더욱 강력한 20,30대 남성층을 집중공략하는 전략으로 정했음을 알 수 있다.

이준석 당대표의 원래 정치적 지향성이니 

최근 이준석대표와 윤석열후보의 화해가 낳은 불씨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명여고 위문편지' 기사가 나온 것이 정말 우연일까????


물론 내가 과한 해석을 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현 정권말기로 가면 갈수록 내 눈에 이상하게 많이 띄는 기사가 주로 군대처우문제였다.



구글에 검색하면 작년한해 동안 관련기사가 5000개 가까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군대급식이 부실하다는 내용이다. 


그래, 군인들 급식 부실하면 안된다. 잘 먹여야 한다. 이건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군대부실급식 기사가 몇 개월에 한번씩 꼭 터진다. 

중요한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사회이슈로 주기적으로 다룰 정도의 이슈인가?? 

그렇다면 군대 자살 및 사고사 문제는?? 



사실 급식처우 문제도 중요하지만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군대 내부부조리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많이 본 기사는 

항상 부실급식기사였다. 


아무래도 

20~30대 젊은 남성의 불만을 부추기는 듯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여가부폐지와 군월급200만원 콤비네이션 공약에 


여고생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남성군인들을 조롱하는 프레임을 찾고 있던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하지만 '조작'이라는게 아니다. 

분명 있었던 사실이다.

하지만 언론은 자신들의 정치적 방향성과 의도를 갖게 되면 

얼마든지 사회적 이슈를 '형성' 할 수 있다. 

조롱섞인 편지에 기분상한 특정 군인의 실망감도 사실이고, 그것을 공유한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걸 의심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하루에도 수많은, 온갖 특이한 제보들이 들어오는데 

어쩌다 이 제보가 기사화된 것이고

이것을 대부분 언론이 동조했냐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대중적 이슈로 확대되어

관련학교도, 그 학교의 학생들도 예상치 못한 곤욕을 치를거라 생각된다. 


물론 이 기회에 마음에 없이 강제로 위문편지를 쓰는 문화는 이제 없애야 한다는 움직임도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 타이밍들! 이 나는 찜찜하다.


우리는 지금 언론에 의해 놀아나는 것이 아닐까.


아니, 언론 이전에 

20,30대 남성과 여성을 갈라치기해서 정쟁으로 끌고가고자 하는 모종의 

세력에게 놀아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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