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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Sep 10. 2020

보수가 그리는 '조국과 추미애' 라는 평행이론

추미애 아들 병역특혜 논란에 관하여

1] '조국의 딸'과 '추미애의 아들'이라는 평행이론


https://www.sedaily.com/NewsView/1Z7SV7HHFU


 #추미애 장관 아들 병역특혜 논란이 한창이다. 그런데 돌아가는 형국을 보니 단순히 특혜인가 아닌가에 대한 팩트체크가 아니라 그냥 작년에 있었던 조국사태 프레임이 그대로 얹어져 있음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전국민을 두 입장으로 갈라치기하여 큰 후유증을 남겼던 그 사건이 지금 또 반복되고 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61376.html

사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당시 당직사병의 증언이 아니라, 추장관 아들이 병가이후 개인휴가를 연이어 신청한것이 부대에서 제대로 처리하고 인지했느냐에 있을것이다. 당식사병이 추장관아들의 휴가연장을 몰랐을 수도 있고, 아님 추장관 아들이 절차를 어긴채 개인휴가를 써서 연장한 것이라 주장한걸 수도 있다. 전자가 카투사 내부적으로 가능한 절차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고 후자라면 부모 덕에 휴가 미복귀를 뒤늦게 개인 휴가처리로 무마한 비리가 된다. 비리가 맞고 특혜가 맞다면 그건 그 결정사안에 대해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그럼에도 이미 작년 조국의 가정 전체의 사생활이 파헤쳐지듯이 추미애 가정도 그렇게 파헤쳐진다. 사안의 핵심과 상관없는 자극적 기사가 또 흘러넘치고 있다.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0/09/10/25J2SYASZVEQ7K5XEYUFQVTAKA/?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위 기사처럼 추장관 아들에 대한 필요이상의 과다정도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무릎수술을 받았다고 프로축구단 인턴이 되면 안되는 것으로 전제를 깔고 쓴 악의적 기사다. 추미애 아들이 축구선수가 되었다면 모를까)


그래도 한국의 보수를 참칭하는 씽크탱크가 있다면 정말 일말의 존경을 표하고 싶다.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확고한 신념(흙탕물 정치는 이렇게 하는거다)에 따라 국민이 가장 예민한 사항을 어떻게든 찾아낸다.
조국사태의 국민적 공분의 핵심은 바로 '자녀 입시' 였다면 이번 추미애사태는 '아들 병역 특혜' 문제다. 입시와 병역만큼 전국민의 관심사를 만들고 분노를 일궈낼 소재가 또 있을까.
 결국 모든 국민이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그 사안을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설계를 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여기에 클릭수에 환장하는 한없이 가벼운 언론사들이 신나게 참여해서 전국민의 눈앞에 잘차려놓는다. 


1단계: 국민적 관심과 분노를 끌어모을 소재찾기-> 대입, 취업, 군대

2단계: 여당 핵심인사중 눈엣가시를 고르고 개인사를 털어도 털어도 깨끗할 경우 가족을 타겟팅한다. 

 (예: 조국의 딸 조민, 추미애의 아들)

3단계: 1단계에서 골라놓은 소재로 하나씩 맞춰보고 폭로를 대신할 인사를 찾는다.  

 (예: 조국사태의 김성해총장같은 인물 , 추미애 사태의 예비역 대령A) 

4단계: 1회성 폭로로는 금방 문제의 실체가 드러나기에 여론이 잠잠해 지지 않도록 연이어 터뜨릴 곁가지 소재를 몇개 더 준비해둔다. 

 (예: 조국펀드, 정경심 표창장, 조민외제차 , 추미애 부부의 청탁전화, 추미애 아들의 무릎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정보, 다른 미복귀병 사례를 대비해서 금수저 이미지 부각 등,,)

5단계: 클릭수에 영혼을 팔아버린 언론사 기레기들 몇몇에게 정보를 뿌린다. 그럼 알아서 대서특필이 되고 미리 준비해둔 곁가지 사안까지 줄줄히 준비되었다가 터뜨린다. 절대 한번에 폭로하지 않는다. 매일마다 새로운 이슈로 국민이 사안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게 해야한다. 

6단계: 야당 의원들의 공격을 다각도로 강화하고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는 한편, 기사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후속기사를 내어 분위기를 띄운다. 


이런식이다. 평행이론이 따로 있을까?? 그냥 조국사태와 똑같다. 게다가 여기에 지난 정권의 가장 큰 치욕인 '최순실, 정유라 사태'와 동급!이라는 지상최대의 억지를 엮기 시작하면 금상첨화다


https://www.dailian.co.kr/news/view/902374?sc=Naver

하지만 최소한 이 평행이론을 기획하고 창작하는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기억해야할 최소한의 팩트가 있다. 

즉 보수의 표적이 된 조국과 추미애 당사자는 이미 털어도 털어도 걸릴 게 없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자녀에게 타겟이 넘어간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2] 모든 인간은 무결하지 않다. 그렇다면 국민은 정치인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는가?


조국이든,추미애든 무결하다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난 모르겠다. 그리고 얼마든지 능력있는 엘리트 부모인만큼 자녀가 특혜를 받을 가능성 또한 분명 있다고 본다. 그러나 조국사태 때도 경험했지만 결국 사실확인이라는 팩트검증은 달나라로 떠나버리고 싸구려감성팔이와 셜록홈즈 싸대기를 갈겨버릴 정도의 추리소설과 같은 추측이 이미 확신이 되는 시궁창이 펼쳐진다.
 한편으로 노무현 때도 그랬듯이 진보의 싱크탱크가 있다면 그들은 늘 갈팡질팡한다. 누구도 깨끗하지 못한 것이 정치판인데 청결의 강박에 시달리며 똥묻은 놈이 겨묻었다고 지랄을 떨때 지레 겁먹고 싸워보지도 않고 겨묻은 옷을 바로 버리거나 심지어 팔과 다리까지 함께 잘라버린다. 한참 있다가 그때 묻은 겨가 똥묻은놈 주장처럼 똥으로 과장된 것이 밝혀지는 것에 모자라서 겨가 그냥 고추장 정도 묻은 걸로 드러나도 그때는 이미 늦어버린다. 
 그렇게 정권을 다시 내어주고 헌납하는 바보짓을 반복한다. 작년에 조국사태로 그렇게 휘둘려놓고 지금 또 그런 형국이다.
과연 여권은 작년보다 좀 더 진화했을까. 혹은 국민은 작년 사태를 통해 무언가를 더 배웠을까.
어차피 문정권을 싫어하는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거다. 전광훈이 극우의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이 그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속 시원하게 정권을 대신 욕해주는 지도자를 갈급해했던 극우 유권자 그 자체때문인 것과 같은 원리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권 180석을 허락한 지지자들이 얼마나 이 프레임에 넘어가는가의 싸움이다. 그리고 현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더이상 정치판에 청렴결백을 기대하지는 말자. 이것은 어벤져스의 영웅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허황된 환타지에 불과하다. 우리도 어느 정도의 현실은 인정하자. 국민의힘당이 세금탈루하고 자녀병역비리에 입사비리까지 팩트로 확인되도 별로 놀라지 않는 것처럼,(그렇다. 진짜 분노는 강원랜드 같은 사건에 대고 했어야 했다. 그보다 더한 정치권력형 입사비리가 또 있을까)  진보에 대한 기대 또한 이제는 어느정도 다운사이징해야 한다. 

우리는 칸트를 국회의원으로 뽑은 것이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추악할 수 있다는 가능의 존재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의 최선을 기대하자. 우리는 그들에게 도덕과 윤리의 표본이 되어달라고 뽑은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잘해달라고 뽑은 것이다. 즉 국민, 공익을 위해서 최고의 선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 나름의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만 할 수 있어도 우리는 성공한 유권자다. 


.(..... 그럼 진보인사의 비리는 눈감아줘야 하냐고?? 아니다. 그래서 사법부가 있지 않는가? 여론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정치질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니 최소한 언론이라도 그 작두를 타고 굿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법부는 사법부의 독립성으로 그 위법사안을 판단하고 판결하면 거기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전제 아니던가. 정치인은 정치질 하되, 언론사는 팩트체크에 생명을 걸고, 국민은 좀 더 거름망을 갖고 사안을 냉정하게 지켜보면 될 일이다.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187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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