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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진 Aug 29. 2023

무용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어봤어. 어느 이유에서 인지 그는 나의 말엔 관심이 없었지. 같은 세상 속에서 똑같은 하루를 보내지만 환경은 다른 탓일까. 생각들이 다 달라.

  평범하긴 싫었지. 아직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을 어렸을 적엔 그랬어. 시간이 지나면 나는 평범하구나. 남들과 크게 다를 게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다가 잠들곤 했어. 그런데 아직도 마음 한편에는 나는 내가 특별하고 소중해. 그래서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싶어졌고. 내가 걸어온 삶이라는 여행의 무용담을 들려주고 싶어지지. 그러니 지금도 내게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말을 뱉어내는 거야.

  어쩌면. 어쩌면 말이야. 내가 특별하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아닐까 생각해. 나는 특별해. 그리고 나를 제외한 평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도 특별해. 그렇게 바라보자 우리. 결국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잖아. 여행의 무용담을 들려주고, 들어주자.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평평한 길이 되어주자.

  이제 지쳐있던 마음들도 속아 넘어간 감정들도 제자리에 돌려놓자. 무거운 짐을 이끌고 되돌아가는 길이 힘겹다면. 마주 보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부탁하자.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를 마주한다면 나도 함께 짐을 들어주자.

  우리 함께 그 무게를 짊어지자. 그렇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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