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우(暗雨)
한참을 울고 나면 구멍 난 먹구름처럼 가슴에 구멍이 뚫릴까. 이 밤에 비가 그친다면 버틸 자신이 없어서. 구멍 난 가슴을 쥐어짜듯 눈물을 흘린다.
어둠은 대부분의 부정을 몰고 온다. 그저 그런 빗줄기도 우산이 없다면 흠뻑 젖고 말 것이다. 그리고 우산을 내려놓은 지는 너무나 오래되었다. 이미 젖은 마음은 젖지 않을 줄만 알았다.
‘탁-‘.
‘탁-‘.
‘탁-‘.
‘탁-‘.
창문에 빗줄기가 부딪히는 날이면 창문은 나의 마음을 들춰보는 하나의 티비가 된다. 몇 번이고 부딪히며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가 밤새 내리는 밤. 나는 버티지 못하고 마음의 커튼을 친다. 남들은 보지 못하게 꽁꽁 숨기고만 싶다.
이 빗소리가 금방 사라지길. 방에는 여전히 슬픈 음악이 흐르겠지만. 아픔은 부디 이만치 길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