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마음에 무언가가 깨지는 듯했다. 깨진다는 표현이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소리로 유추하건대 굉장히 날카로운 굉음이 들렸다. 나는 소리가 퍼져나가는 몇 초간 소리보다 더욱 날카로운 바늘을 찾았다. 그곳에 실을 꿰어 찢어진 살 조각을 애써 꿰맸다. 소리가 지나간 자리는 그저 신음소리와 핏방울이 고이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누더기가 된 발을 떼자 응고된 피에 아픔이 선명히 기록되었다.
끔찍이도 잔인한 밤이었다. 유한한 기록은 무한한 기억이 되었고. 기억은 기억을 몰고 온다. 밀어내면 다시 밀려오는 기억은 나를 더 깊은 추억으로 빠트린다. 과거는 무엇이든 밝게 빛낸다. 치명적인 단점이다. 캄캄한 현재조차도 밝게 빛내고 말 것이다. 과거를 본다면, 그저 정신없이 살을 꼬매기 바쁜 시체 같다. 이미 죽고만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믿는 것이 황홀한 꿈을 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침에 되어 눈을 켠다. 해가 뜨면, 내 몸도 뜬다. 발악을 멈추는 것이 꿈을 깰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황홀함에 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