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경영 일기 #022
2022-01-10-월
덕분에 오늘 지원자님과 귀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원자님은 아주 밝고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목소리와 눈빛에 힘이 있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게임(RPG)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에 빗대서 자신을 캐릭터라 생각하고 퀘스트 하나하나를 클리어하고 스탯을 키워나가는 재미로 개발을 한다고 합니다. 이해도 쏙쏙 가고 듣는 내내 웃음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자기소개와 히스토리를 듣고 이내 자신의 장단점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장점을 말할 때는 겸손했고 단점을 말할 때는 부끄러움 없이 개선 의지가 강했습니다.
더불어 개발업무에 대해서 마니아틱 하게 즐거움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지원자님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이 분이 우리 동료들과 일을 하게 되면 얼마나 즐겁고 재밌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임으로 자신을 소개하길래 저도 게임을 빗댄 질문으로 우리 회사의 부족한 현실에 맞는 분인지 가늠해보았습니다.
JK : OO님은 게임할 때 쩔 받는 게 좋아요? 아니면 스토리라인 따라가는 게 좋아요?
지원자 : 저는 조금 오래 걸려도 스토리라인 다 따라가면서 하나하나 클리어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그게 진짜 게임을 재밌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JK : 그렇군요. 저희 회사에서는 쩔 받으면서 일하기는 어려우실 것 같아요. 눈치채셨겠지만 시니어 개발자 분이 계시질 않아요. 아마 모든 과정에서 푸닥거리를 좀 하시면서 일을 하셔야 될 거예요. 그래도 괜찮으세요?
지원자 : 네, 오히려 재밌고 단단하게 성장하는데 좋을 것 같아요.
※ 쩔 받는다 : RPG 게임에서 고레벨의 플레이어가 신규 플레이어를 파티원으로 넣고 대신 몬스터들을 잡아주며 신규 플레이어가 빠르게 경험치를 쌓고 레벨업을 시켜주는 것
지금껏 지원자들 모두 개개인 차이는 있었지만 지원자님들의 자기소개와 질문들을 마치면 저희 청춘레슬러도 자기소개를 합니다. 저희는 면접을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가 지원자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지원자도 우리를 선택하는 자리라는 마인드에 기초합니다.
이번 역시도 지원자님의 즐거운 자기소개를 마치고 이 회사, 사업에 대해서 가감 없이 이야기했습니다.
힘든 건 힘들다, 좋은 것은 좋다고 담백한 소개를 이어나갔습니다.
무척 고되고 힘들 거예요.
저는 쉬운 목표를 잡지 않는 편입니다.
세상의 불편함과 불쾌함에 대해 맞설 것이고, 가장 먼저 대한민국 부동산 중개 산업에 대한 큰 변화를 줄 것이며, 그 과정은 매우 고난과 역경이겠지만 의미로운 성취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WHY도 충실히 설명하고 어필했습니다.
돈 버는 일은 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에요.
돈 버는 과정은 다 똑같이 힘듭니다.
근데 무엇을 위해 이 싸움을 하는지 생각했을 때
청춘레슬러의 이유는 무척 의미로울 거예요.
인터뷰 내내 우리는 많은 부분이 통했습니다.
조커 역시 이미 답을 내린 눈치입니다.
지원자님도 답을 내린 눈치입니다.
마다할 것 없이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JK: 그럼 희망연봉이 어떻게 되실까요? 자신감 있게 말씀해주세요.
지원자: O, OOO만원 정도가 최소라고 생각합니다.
JK: 그럼 최대는요?
지원자: □,□□□만원입니다.
JK: 네, 그럼 □,□□□만원으로 하시죠.
함께 하는 동료에게는 능력이 닿는 데로 돈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앞으로도 그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니 지원자님께는 능력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시원시원하게 내일모레 출근할 수 있다고 답변도 받았습니다.
동료들을 데려와 인사를 시켰습니다.
내친김에 영어 이름도 지어버렸습니다.
< 클레어 님 >
기분이 참 좋은 하루가 되었습니다.
벌써 공기가 다르군요.
큰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큰 파도도 만나고, 폭풍우도 만납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납니다. 반갑지 않을 수가 없겠죠.
여전히 같은 항로로 이 배는 떠나고 있지만 새로운 친구가 승선한 항해는
어제와 또 무척 다릅니다.
모두 퇴근시키고 느지막이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길
눈이 많이 내립니다.
눈이 참 이쁩니다.
기분 좋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