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음식..어복쟁반

by 이종덕

평양냉면, 함흥냉면, 편수, 보쌈김치, 조랭이떡국, 온반... 이 외에도 많겠지만 지금 북한의 음식이 아닌 우리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1.4 후퇴 때 피난 내려오기 전에 드시던 이북 음식들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살아계시던 내 어린 시절에 추석이나 설에 종종 먹어봐서 어렴풋이나마 변형되지 않은 본래의 그 맛을 기억하고 있다.


어복쟁반은 놋쇠쟁반에 양지머리고기 편육, 유통(소 가슴 부위의 연한 살코기), 각종 버섯과 쑥갓 등의 재료에 육수를 붓고 끓여가면서 먹는 이북 음식이다.

고기를 어느 정도 건져 먹은 후에는 육수에 만두나 냉면사리를 넣어 식사를 대신하는데 육수에 기름기를 잘 걷어내고 고기가 좋은 부위여야 그 맛이 담백하고 어복쟁반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아버지께서 감기를 앓으셔서 입맛이 없어하시고 어머니도 일주일이나 입원했다 퇴원하신 터라 두 분을 모시고 어복쟁반을 드시게 했다.
두 분 다 맛있게 잘 드셔서 마음이 좋았고 이집이 원래 냉면을 잘 하는 집이라 냉면을 아쉬워하셨다.
조금 과식을 하시는 것 같아 냉면을 주문하려다 말았는데 그냥 한 그릇 시켜서 나눠 드시게 할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슷하게라도 추억에 고향 음식을 드실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남아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고 마누라가 얼른 어머니께 오리지널 개성식 보쌈김치를 전수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음식만은 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