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아름다운 도시다.
우리나라의 다른 여느 소도시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여객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도심은 복잡하고 다소 지저분하기도 하지만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려수도와 박경리 기념관 가는 길을 비롯한 외곽순환도로는 한가하고 조용해 적막하기까지 하고 길이 굽을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남해 바다의 모습은 해송과 어울려 눈을 홀린다.
지난 출장길, 거리상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기왕에 온길 통영의 먹거리들을 섭렵해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점심시간 한참 전에 갔는데도 "미주 뚝배기"는 줄을 길게 늘어서 포기하고 시장통 좌판에 앉아서 아주머니가 거칠게 툭툭 썰어주는 이름도 모를 잡어회와 서더리탕에 밥 말아서 점심을 해결했다.
오후일을 보고 저녁시간... 원래 행운은 우연히 오느것처럼 통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찾아냈다.
"갯벌"이라는 이름의 이 식당은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으로 멸치요리 전문이다.
멸치회 무침, 생멸치 조림 게다가 밥에 비벼 먹으라고 멍게젓까지... 미처 몰랐던 멸치 본연의 맛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전혀 비리지 않고 고소한..
반주로 마신 소주 덕분에 숙면을 취하고 가뿐하게 일어났다.
항구도시의 짠내가 코끝을 스치는 아침이다.
순천까지 먼길을 가야 하기에 아침식사는 할머니김밥으로 때웠다.
마트의 푸드코트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게 충무김밥이지만 그래도 명색이 오리지널인데..하는 기대를 가지고..
시큼하게 잘 익은 무김치는 정말 입맛에 딱 맞았지만 오징어무침 밑에 깔린 어묵이 웬 말인가? 그것도 오징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어묵 볶음이 함께 있었다.
이건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오징어무침의 증량이 맞는 것 같다.
오징어값이 얼마나 한다고...
함께 나온 시래깃국물의 끝내주는 시원한 맛이 아니면 욕 나올 뻔했다.
지방마다 대표하는 빵집이 있는데 통영에도 오미사꿀빵이라는 대표선수가 있고 이번엔 기필코 맛을 보리라 맘을 먹고 왔기에 어제 갔다가 실패해 아침 8시에 가서 세팩을 살 수 있었다.
조그만 가게에서 이제 막 꿀빵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간이었고 이미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여 서있었다.
식구들에게 맛을 보여줄 생각으로 빵을 사며 오미사가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옛날에 빵집을 시작할 때 옆집이 세탁소였는데 세탁소의 이름이 오미사세탁소여서 빵집 이름도 그냥 오미사꿀빵으로 정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쨌든 그 유명한 오미사빵의 맛은 내 입맛에는 피도 약간 두껍고 딱딱하며 지나치게 달아서이게 왜 대박이 났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뭐든지 기대가 크면 만족이 적은 법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업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