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지랖 넓은 사람들

by 이종덕

소주 도수가 자꾸 낮아진다.

보통 술꾼들은 주량이 얼마나 되십니까? 물으면 소주 몇 병 합니다. 라고 대답하고 이게 주량의 척도가 된다.

그런데 소주가 싱거워지고 도수가 낮아지면서 이게 좀 불투명 해졌다.

병 수가 자꾸 올라간다.


옛날엔 25도짜리 두꺼비가 일반적이었고 한 병쯤 마시면 딱 알맞게 취했다.

요즘은 20도 미만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13도짜리 소주도 나오고 있다.

도수가 낮은 소주... 이게 또 얘깃거리가 됐다. 소비자단체나 선생들은 원래 이슈가 자꾸 생겨야 존재가치가 있으니까 뭐라도 자꾸 문제를 만들어 낸다.


"현재 지상파에서 광고할 수 있는 술의 도수가 17도이기 때문에 광고를 해서 시장을 넓히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이다"

"도수를 낮춰서 원가를 절감하고 신규 소비를 늘리려는 얄팍한 상술이다"

"도수가 낮아지면 많이 먹게 되고 그러면 국민건강을 해치게 된다"

"알코올 성분이 낮으니 상할 염려가 있어 소주에도 유통기한을 표시해야 한다"...

별의별 얘기가 다 나오고 이걸 가지고 세미나까지 하고 있다.


나는 술꾼이다. 술꾼 맞다.

그런데 술꾼에 입장에서 보면 참 먹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다.

술이라는 게 어떤 날은 서너 잔만 마셔도 취하고 어떤 날은 몇 병을 먹어도 말똥말똥하다.

사람 체질에 따라 다르고,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고, 분위기에 따라 다른 게 술이다.

그리고 어차피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게 술이다.


우리가 흔히 빼갈이라고 부르는 중국 백주도 도수가 다양하다.

산둥(山東) 성에서 생산되는 랑야타이(瑯琊臺)란 술은 70도나 되기 때문에 인화 물질로 취급되어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도 없다.

골라먹는 시대다.

소주도 다양하게 마음대로 골라먹게 소비자에게 맡겨라.

13도 짜리를 먹던 70도 짜리를 먹던 뭘 남이 마시는 술까지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가?


먹는 것 가지고 자꾸 이슈 만들지 마라. 알아서 먹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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